[당뇨병성망막병증] 증식성 망막병증 레이저치료 필요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안과 온영훈 교수

  
▶유리체내 출혈로 시력 떨어지면 유리체절제
▶예방위해 평소 당뇨식단 지키고 자외선 차단

□ 빠르게 증가하는 당뇨병성망막병증
‘선진국형 실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사회?경제적 발전과 더불어 질환도 ‘진화’하는 것. 우리나라 역시 급격한 서구화의 영향으로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질환들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국내 주요 실명원인 중 하나는 ‘당뇨병성망막병증’으로 개발도상국에서의 주요 실명원인이 백내장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1970년대까지 백내장이 국내 실명 원인의 31%를 차지했는데 80년대 들어서면서 망막질환으로 인한 실명이 16%를 차지하는 등 놀라운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몸이 1,000냥이면 눈이 900냥’이라는 옛말처럼 시력을 잃었을 때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당뇨병성망막병증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치료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이유다.

□ 당뇨병성망막병증이란
당뇨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눈의 합병증은 망막병증, 백내장, 마비성사시, 각막이상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뇨병성망막병증이다. 당뇨가 시작된 후 수년 후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대개 5~10년 쯤 지나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70~80%의 환자가 당뇨병성망막병증을 동반한다. 당뇨병성망막병증의 초기에는 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 증상이 나타난다면 망막의 중심부위인 황반부에 부종이 있는 경우인데 이런 증상의 유무가 꼭 병의 진행정도와 비례하지는 않는다.

□ 일단 발병하면 진행 멈출 수 없어
일단 발병되면 혈당의 조절여부에 관계없이 당뇨병성망막병증은 진행하기 시작한다. 혈당을 철저히 조절하면 당뇨병성망막병증 발병 시기를 늦출 수는 있으나 발병된 후에는 진행을 막거나 나아지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고혈압, 신부전, 심장이상질환 등이 합병되면 망막증은 더 빨리 진행할 수 있다. 당뇨병성망막병증은 크게 비증식성과 증식성으로 나누게 되는데, 일단 증식성으로 넘어가게 되면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다. 증식성 망막병증인 경우 망막의 비가역적인 허혈성 변화와 함께 신생혈관, 증식성막, 유리체 내 출혈이 생겨 시력이 현저하게 저하되고 치료도 힘들어진다. 심할 경우 신생혈관녹내장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 경우 대부분 실명 단계라고 보면 된다.

□ 정확한 진단이 중요
당뇨병성망막병증을 확진하기 위해 다양한 검사가 실시된다. 우선 시력 및 안압을 측정하여 시력 감소의 정도를 확인한다. 현미경 검사로 눈을 최대 40배까지 확대하여 볼 수 있는 세극등 검사를 이용하여 전안부(겉으로 보이는 눈의 앞부분으로 각막-검은자, 결막, 공막 및 수정체)를 살피고 당뇨병성망막병증의 특징적인 안저 증상이 있는지 살펴본다. 당뇨망막병증이 심한 경우에는 혈액 공급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비관류 부위나 황반부종의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형광안저촬영을 실행한다. 요즈음은 빛간섭단층활영(OCT)을 이용하여 황반부종의 정도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어 치료효과나 시력예후를 비교적 쉽게 판정할 수 있다. 또한 망막전위도를 측정하여 해부학적 이상과는 별도로 망막의 기능을 측정할 수 있어 치료에 도움을 준다.

□ 진행 늦추면서 잘 관리하면 충분히 극복 가능
망막질환의 치료법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어 당뇨병성망막병증은 이제 충분히 극복 가능한 질환이 됐다. 따라서 어차피 실명할 것이니 치료를 안 받겠다고 하는 환자는 없어야 하겠다. 가장 보편적 치료는 레이저 전망막광응고술과 유리체강 내 항혈관내피성장인자(Anti-VEGF)나 스테로이드 주입술이다. 형광안저촬영 검사를 통해 망막병증이 심해졌다고 판단되면 레이저로 전망막광응고술을 실시해 당뇨망막병증의 진행을 멈추게 하거나 억제할 수 있다. 특히 증식성의 경우 레이저 치료를 지체할 경우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도 있어 빠른 검사를 통한 치료가 필요하다. 망막병증이 경미하지만 황반부종으로 인해 시력이 저하된 경우도 부분 국소레이저 치료를 통해 개선할 수 있다. 항혈관내피성장인자(Anti-VEGF)과 스테로이드도 황반부종의 치료나 증식성망막병증의 억제에 좋은 치료 결과를 보이고 있어 이의 사용이 계속 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치료효과가 6개월간 지속되는 스테로이드제재가 개발되어 치료가 다양해지고 있다. 유리체내 심한 출혈이 지속되거나 증식성 막이 생겨 시력이 심하게 저하된 경우 유리체절제술을 실시한다. 또한 레이저 치료나 항혈관내피성장인자 주사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황반부종이 소실되지 않으면 수술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최근 수술장비나 수술술기의 발달로 수술의 성공률도 매우 높아져 고무적이다.

□ 당뇨에 좋은 식생활의 실천
많은 당뇨병 환자들이 과체중이거나 비만증을 갖고 있으므로 적절한 체중유지를 위한 열량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당질이 함유된 밥, 떡, 감자, 우유 등은 항상 일정한 양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은 피하고 조리시 이를 유념한다. 섬유소는 당의 흡수를 지연시켜 혈당조절에 도움을 주며 공복감을 덜어주기 때문에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기름에 튀긴 음식보다는 찌거나 삶는 음식을 선택해 섭취하며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산이 많은 육류, 내장, 버터 등은 가급적 적게 먹는 것이 좋다. 합병증 예방을 위해 가능한 싱겁게 먹고 편식하지 않고 여러 가지 음식을 골고루 먹어야 한다. 또한 음식을 천천히 먹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자외선 차단으로 예방
자외선은 망막병증, 황반변성, 녹내장 등 대부분의 안과 질환에 있어 가장 치명적인 요소이다. 특히 일생동안 축적된 자외선 양에 의해 질환이 발병하게 되는데 최근에는 오존층이 파괴돼 자외선이 점차 강해지고 있는 반면 인간의 수명은 길어져 눈 건강이 특히 취약해 질 수 있다. 따라서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습관을 길러 자외선을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은 예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적절한 운동을 통한 체중관리와 식이요법은 또 다시 강조할 필요가 없을 만큼 중요한 예방법이다. 특히 눈 건강을 위해서는 포도주와 블루베리를 권한다. 하루에 포도주 한잔을 마시는 것은 눈 혈관 건강에 다소나마 도움이 된다. 블루베리는 여러 연구를 통해 눈에 좋은 각종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것은 당뇨전문의의 조언에 따라야 하고 환자 스스로 결정하고 섭취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온영훈 교수는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하버드대학교 부속 Schepens Eye Research Institute
Fellowship 및 Assistant Scientist
▲일본 나고야대학 안과 Fellowship
▲순천향대학교 안과학교실 주임교수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안과 과장
▲대한안과학회 부회장
▲한국임상시각전기생리학회 총무이사
▲한중일안과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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