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원 전 치료정보 검색 등 '환자의 스마트' 가속화"

[창간 57주년 기획2/ 보건산업 '디지털 헬스케어' 바람] 의료도 챗GPT시대

기고 / 이용균 병원이노베이션연구소장

국내 의료진 "현장 활용은 긍정적… 진단·처방으로 제한해야"
진단 정확성 제고 순기능에 법적 이슈 등 역기능 '양날의 검'

 

이용균 소장

오픈AI사의 대화형 인공지능 챗GPT 충격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최근 성능이 대폭 향상된 GPT-4가 출시되면서 또다시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그 성능은 인공지능 전문가·연구원들이 GPT-4 인공지능의 잠재적인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거대 인공지능 개발의 일시 중지를 요구할 정도이다. 

챗GPT는 미국의 인공지능 단체 오픈AI가 2018년 선보인 대형 언어 모델이다. GPT모델은 대량의 텍스트 데이터로 훈련돼 인간과 같은 문자를 생성할 수 있는 변환기 아키텍처에 기반한 인공 신경망이다.

현재 OpenAI사의 'GPT-n' 시리즈는 매번 증가된 매개변수로 학습해 이전 모델보다 높은 능력을 발휘하면서 경이로운 대상이 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 GPT-4이 2023년 3월에 출시됐는데, 이제는 텍스트를 넘어서 시각적인 이미지까지 이해할 수 있는 ChatGPT 챗봇 서비스를 지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인간은 갑자기 이렇게 다른 인공지능을 만들게 됐을까. 그것은 인공지능의 지능을 만드는 방식을 바뀌기 때문이다. 2010년대 이후 인공지능 학자들은 기존에 컴퓨터에 인간이 아는 지식(knowledge)의 입력방식에서 대량의 데이터와 결과값 수치를 넣게 됐다. 컴퓨터 스스로가 계산을 바탕으로 패턴을 인식하고 어느 것이 가장 좋은 것인지 판단하게 하는 '기계학습'의 방식을 응용하면서 그 결과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 이전까지 전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일이 한꺼번에 벌어졌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의 수가 크게 늘어감에 따라 인공지능이 인식하는 패턴은 기하학적으로 늘어났다.

현재는 인간 지식의 한계점까지 접근하게 됐고, 지금의 언어 영역에서도 같은 방식을 적용해 챗GPT라는 새로운 도구가 탄생하게 됐다. 이 새로운 방식의 거대 인공지능은 우리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을 내리고 있는가를 알 수 없어 '판도라 상자'가 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챗GPT4 특징을 살펴보면 언어모델의 입력방식인 프롬프트(prompt)에 정보를 입력하면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 수준의 업무수행이 가능하다. 특히 오픈에아이(Open AI)사의 개방형 인공지능인 챗GPT은 오픈소스를 표방하고 있는데, 이런 환경은 전문분야별 챗GPT이 출시가 가능하다. 국내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SK 등 IT 대기업에서 한국형 챗GPT를 출시되면서 향후 의료전문가용 챗GPT도 개발될 전망이다. 

최근 국내 의사들이 대상으로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챗GPT 활용'에 대한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국내 OpenAI 챗PGT를 '긍정적이지만 보조수단'이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이다(2023.5.9.). 한국의사들은 챗GPT 활용경험에 대해 71.8%가 만족할 만한 답을 얻었지만, 적극적 활용에는 부정적 의견이다. 주요 문제점으로 정보 신뢰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즉, '챗GPT'를 의료 현장에서 활용하는데 긍정적이었지만 진단·처방 보조수단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결과는 현재 수준에서 챗GPT에서 습득한 의학 정보들이 신뢰할만한 토대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하지, 미래 국내 의료계에서 챗GPT의 영향력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임상에서 의사결정 시간을 줄일 수 있고(22.5%), 진료 프로세스를 간소화(10.5%)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긍정적인 답변이 다소 낮은 수준이지만 향후 빠르게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예로서 미국에서는 진료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서 벌써 다양한 영역에서 AI 활용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클리브랜드클리닉(ClevelandClinic)에서는 OpenAI를 사용해 환자와 임상의에게 통찰력을 제공하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은 자연어 처리를 사용해 환자 데이터를 분석하고 치료에 대한 개인맞춤형 권장안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 영국에서는 OpenAI를 활용한 개인의 병력을 바탕으로 한 진료정보를 제공하고 실시간 영상 상담을 진행하는 온라인 의료 상담 및 건강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국내에서 OpenAI 챗PGT는 도입된 지 1년만에 새로운 버전(4.0)으로 계속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벌써 전 국민 30%가 휴대폰에 챗PGT이 설치됐다. 자연어를 사용하는 응답형 챗PGT은 빠르게 사용이 우리 일상에 침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양상은 '환자의 스마트(smart patient)'를 가
속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챗GPT를 이용한 다양한 치료정보를 환자는 검색, 획득하고 내원하는 시점이 눈앞에 와 있다. 이 같은 양상은 의료계에 '양날의 검'과 같이 순기능과 역기능이 상존한다고 할 수 있다. 

향후 의료계에서 챗PGT을 잘 활용하면 진단의 정확성을 제고하고 환자 결과를 예측하며 임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데 유용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하지만 챗PGT을 이용한 환자의 스마트(smart patient)화는 치료방법의 갈등야기, 법적 이슈 등 예상치 않은 다양한 역기능도 예상된다. 한국 의료사회에서 챗PGT 보편화 시대에 순기능을 극대화하고 역기능을 최소화할 지혜를 모색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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