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비인후과 무리한 압수수색, 의료계 맹비난

의협, 환자 생명 위협한 수사 규탄…"범법행위 한 자들 처벌 이뤄져야"

경찰이 서울 강남의 모 이비인후과 의원을 압수수색한 사건과 관련해 의료계가 강압적인 수사라고 규탄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는 최근 서초경찰서는 서울 강남의 모 의원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경찰과 동행인들이 수술실까지 들어가 수술 중인 환자의 생명에 큰 위험을 초래했다. 이들 일행은 당시 수면마취 상태의 환자가 있는 수술실 내로 들어가 수술 중이던 의사에게 각종 서류제출을 요구하고 수술실 내를 뒤져 약 8분간 수술이 중단됐다.

이를 두고 개원의사들의 단체인 전국의사총연합에 이어 대한의사협회까지 공식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무리한 수사에 대해 의협 강청희 상근부회장, 장성환 법제이사, 신현영 홍보이사 겸 대변인, 이승영 사무총장이 30일 서초경찰서를 방문했다. 이들은 서초경찰서장 및 고석길 수사과장과 면담을 진행해 항의에 나선 것이다.

의사협회는 특히 환자의 생명권까지 위협한 이번 사태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의협은 "수면마취 상태의 환자가 수술이 중단되고 지연되는 경우 매우 심각한 뇌손상을 부를 수 있다"며 "수술실에 외부인이 들어와 각종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 발생의 위험이 높아져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료실을 비롯해 수술실 등 의사가 환자를 처치하고 돌보는 공간은 환자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만큼 의사의 진료권을 함부로 침범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의사의 의료행위, 그중에서도 국민의 건강과 생명의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수술 과정 중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그 사태의 심각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의협은 이번 압수수색을 무리한 수사로 규정하고 향후 재발방지책 마련과 진상조사, 관련자 처벌 등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와 함께 "경찰의 압수수색 과정에 동행한 이들은 경찰이 아닌 민간보험사의 직원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압수수색 과정에서 병원 직원들에게 경찰을 사칭하며 강압적이고 무리한 수사를 강행했다는 점에서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반드시 범죄행위를 한 자들의 처벌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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