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고혈압·흡연도 ‘고개숙인 남성’ 만든다

[질병탐구 / 발기부전증]

30~60대 남성에게 발생 빈번한 성기능장애

내분비·심혈관계부터 정신적 원인까지 복합 작용

발기부전이란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누리는데 충분한 발기를 얻지 못하거나 유지할 수 없는 상태가 지속되는 것’으로 정의된다. 발기부전으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점들로는 자신감 상실, 배우자와의 갈등, 심리적 좌절 등으로 인한 개인적인 문제와 가정불화 등의 사회적인 문제 등을 들 수 있다.

국내 한 연구에서 경도 이상의 발기부전의 유병률은 약 43.29%로 나타났다. 연령에 따른 분포를 살펴보면 30대는 23%, 40대는 34%, 50대는 64%, 60대 이상은 86%로, 연령에 비례해 증가하는 유병 양상을 보였다. 중증 발기부전의 유병률은 30대는 2%, 40대는 2.4%, 50대는 4.4%, 60대 이상은 21.3%로, 60대 이상에서 급격하게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발기부전을 초래하는 위험인자로는 당뇨, 고혈압, 비만, 흡연 등이 있다. 발기부전의 유병률은 흡연, 당뇨,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의 심혈관계 위험인자들과 역학적으로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국내의 한 연구에 따르면 만성질환, 즉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 소화기계 질환, 근골격계질환, 생식기계질환 등의 질환을 가진 환자군에서 발기부전 유병률이 약 2배~4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인성 발기부전

심인성 발기부전은 성행위에 대한 불안,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오는 긴장과 스트레스, 특히 우울 및 불안 정서들과 관련이 많다. 우울증의 주요 증상들로는 지속적인 기분의 저하, 흥미와 즐거움의 상실, 그리고 수면과 식욕, 성적 욕구의 저하 등이 있다.

우울증에서 관찰되는 신경내분비계의 기능이상은 직접적으로 발기부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는 항우울제들이 이차적으로 발기부전을 유발하거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심인성 발기부전 환자들에서 나타나는 발기부전의 원인은 스트레스나 불안 수준이 높을 때에 동반되는 과도한 교감신경계 흥분이 혈중 카테콜아민(catecholamine)의 양을 증가시키면서 혈관을 수축시키고, 발기에 필요한 음경해면체 평활근의 이완을 방해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관인성 발기부전

1) 동맥성 발기부전

동맥성 발기부전은 음경동맥으로 흐르는 혈류의 장애에 의해 발생하며, 음경동맥에 발생하는 질환이나 손상이 그 원인이 된다. 동맥성 발기부전을 일으키는 대표적 질환으로 관상동맥경화증이 있다. 동맥성 발기부전의 특징은 서서히 점진적으로 진행해 발기 시 강직도가 소실된다.

심혈관계질환의 위험인자는 나이,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비만, 우울증, 지나친 흡연 등이 있다. 이 중 고지혈증과 흡연은 발기에 관여하는 음경해면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심장질환과 발기부전의 발생비율은 나이와 비례하는데 이는 심장혈관뿐 아니라 음경동맥 또는 해면체 내피의 손상이 같은 시기에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고지혈증은 일산화질소합성효소(NOS)를 억제해 발기부전을 초래하며, 발기부전환자의 42.4%에서 고지혈증이 동반된다. 높은 저밀도지질단백콜레스테롤과 낮은 고밀도지질단백콜레스테롤은 발기부전의 발생위험도를 높이며, 고지혈증의 증가 정도와 발기부전의 심한 정도는 서로 비례한다. 고혈압 환자에서 발생하는 발기부전은 기존의 혈관질환과 관련이 있으며, 고혈압은 관상동맥경화증의 발생을 촉진시킨다.

2) 정맥 폐쇄부전성 발기부전

정맥 폐쇄부전성 발기부전은 음경해면체에서 정맥을 통한 혈류의 유출이 동맥을 통한 혈류의 유입보다 많을 때 발생한다. 정상적인 발기를 위해서는 동맥을 통한 혈류의 흐름, 음경해면체 육주평활근의 이완, 그리고 백막의 기능이 정상이어야 한다.

이 세 가지의 기능 중 어느 하나라도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할 때는 음경해면체내의 혈액이 전신혈관계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정맥폐쇄기능이 소실되어 정맥 폐쇄부전성 발기부전이 발생한다. 정맥성 발기부전의 발생 원인으로는 페이로니 질환 등 백막의 퇴행성 결함이 있는 경우, 음경해면체 내피세포의 구조적 결함, 이완성 신경물질의 불충분한 분비 등이 있다.

◇신경인성 발기부전

발기는 신경혈관계 조절에 의존하므로 뇌, 척수, 해면체신경 및 외음부신경의 장애나 질환은 발기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많은 신경 질환들은 발기능 이외에 감각인지 및 사정기능 등을 감퇴시킬 수 있다.

음경발기의 중추신경의 장애에 의해 심인성 발기부전도 일부 야기될 수 있다. 신경인성 발기부전은 뇌출혈, 뇌졸중, 파킨슨씨병과 같은 뇌질환에 의해 발생하기도 하고 당뇨와 같은 만성 질환에 의해 야기되기도 한다. 발기에 관여하는 신경 중 어느 부분이 손상되었는지에 따라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내분비성 발기부전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매우 낮은 경우 일반적으로 성적인 흥미나 성기능이 저하된다. 테스토스테론은 성적인 흥미를 증가시키고, 성적인 행동의 빈도를 증가시키며, 야간발기의 빈도를 증가시킨다. 남성호르몬이 저하된 경우 발기능의 감소 외에 성적인 생각이나 성교의 빈도도 감소되며 사정액 양이 감소하고 정액의 성상도 나빠진다.

◇대사증후군에 의한 발기부전

최근에 대사증후군은 의학적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자체가 최종 질환이 아니고 타 질환으로 이행되는 증후군으로서, 심혈관질환과 2형 당뇨, 그리고 발기부전과 동일한 병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사증후군은 흔히 비만, 혈중 중성지방의 증가, 고밀도콜레스테롤의 감소, 고인슐린증 고혈압 등의 대사성 위험요인 (risk factor) 들이 2개 이상 동반된 경우로 정의할 수 있다.

최근 대사증후군 유병률의 증가와 더불어 각종 심혈관 질환, 당뇨, 그리고 발기부전의 위험인자로서의 의미가 증대되고 있다. 이의 기본적 병인으로서 인슐린 저항성의 증가는 발기조직을 포함한 심혈관에서 내피세포의 기능부전을 일으킴으로써 각종 혈관 병변과 발기부전을 초래한다. 비만, 지질이상 등의 위험요인도 내피세포의 기능부전과 혈류장애를 통해 발기부전에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최근에는 고령, 남성호르몬저하에 의한 발기부전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에는 생식샘기능저하증이 대사증후군, 혈관성 질환, 발기부전에 공통적으로 관여하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약물부작용에 의한 발기부전

고혈압치료제나 항우울제, 신경안정제 등의 약물들의 부작용으로 성기능장애가 유발되기도 하는데, 보고자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많게는 성기능장애 환자의 25%가 약물부작용과 연관이 되어 있다. 약물부작용으로 인한 성기능장애로는 성욕감퇴, 발기부전, 사정장애 및 여성형 유방 등이 있다.

중추 혹은 말초혈류에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약물들도 성기능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약물복용에 의한 성기능장애의 특징은 다른 동반 질환이나, 함께 복용하는 다른 약물들 때문에 정확한 원인 약물을 밝혀내는 것이 매우 어려우므로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현재 처방되고 있는 대부분의 항고혈압제가 발기나 사정 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각각의 약제에 의한 부작용과 그 발생빈도를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향정신성 약제들 또한 고혈압 약제와 마찬가지로 일부 환자에서 성기능장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정신과 약제는 항정신병제 (antipsychotics), 항우울제 (antidepressants) 및 항불안제 (antianxiety agents)가 포함된다.

습관성 약물은 흔히 성적 쾌감을 고조시키며 최음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과다하게 복용하거나 장기간 복용하면 성기능의 감퇴를 유발한다. 장기간의 음주는 성기능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며, 알코올에 의한 발기부전의 발생률은 약 8~54%에 이fms다. 알코올로 인한 성기능장애의 증상으로는 성적 흥분 감소, 사정지연 및 발기부전 등이 있으며, 발기부전은 현저한 성욕 감퇴가 없이도 발생할 수 있다.

◇의인성 및 기타 원인에 의한 발기부전

발기부전은 중추신경계 및 말초 신경계, 혈관계, 내분비계, 그리고 국소 신경전달물질들이 병적인 이유로 정상적인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유발된다. 병적인 문제가 없이 질병을 치료하기 위한 행위가 발기에 관계하는 여러 요소들을 저해해 발기부전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골반강 내에는 발기 관련 자율 신경 및 혈관들이 주행하는데 많은 골반강 내 외과적 수술들에 의해 이 구조물들이 손상당해 발기부전이 유발될 수 있다.

전립선비대증의 치료로 시행하는 전립선절제술로 인해 발기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방광암, 대장암 혹은 직장암의 치료를 위한 골반강내 절제술도 발기부전을 유발할 수 있다. 진행성 방광암 환자에서 근치(적) 방광적출술을 시행한 후의 발기부전 발생률은 62%~93%라고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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