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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기본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블록체인이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신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같은 블록체인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을 촉발시키며, 헬스케어 영역에도 영향을 끼쳐 디지털헬스케어 시대를 앞당기는 주요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 정책지원본부 디지털헬스케어 추진단 기획팀은 '헬스케어 산업에서의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이라는 보건산업브리프를 통해 “변화를 촉진시키는 여러 가지 ICT 기술 중 하나로 블록체인이 각광받고 있다”고 밝혔다.

진흥원은 블록체인 기술이 헬스케어 분야에서 주목받는 이유로 △건강정보의 상호 운용성 요구사항 증대 △정밀의료, 맞춤형의료 연구의 확대 △미국 공적 의료보험의 보상체계 변화 △더욱 중요해진 책임 추적성 △비용 절감 등을 꼽았다.

진흥원은 "블록체인 기술은 정밀 의료와 맞춤형 의료 등 환자 중심의 의료 환경 패러다임 전환을 지원하는 다양한 ICT 기술들중에서 개인의 의료·건강 정보의 소유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고 내다봤다.

기존 의료정보는 환자 데이터에 대한 적시 접근성, 시스템 상호호환성, 분산·저장돼 있는 데이터, 데이터의 불일치, 의료진의 소견이나 2차 생성한 데이터 문제 등으로 인해 환자 생성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이 불명확하고 환자 데이터의 접근성이 매우 떨어져 있었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개인의 진료 정보, 약제 투약정보, 의료진·의료기관 정보, 신체·생체정보, 유전체정보 등 의료 분야 데이터 뿐만 아니라 식이·운동·수면·이동거리·운전상태 등 개인의 건강과 관련한 모든 데이터의 기록·저장·유통에 대한 소유권을 확보함으로써 개인의 건강관리 향상과 맞춤형 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적 구현 방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은 의료 비용 청구 관련 사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는 청구 판결 및 지불 처리 활동의 대부분을 자동화함으로써 블록체인 시스템은 검증이나 조정 단계의 필요성을 없애고 공급자 및 지불주체의 관리비용 및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서다.

이와 함께 블록체인은 신뢰성 기반 유지보수의 장애 요인을 추적하는 거대 의약품·의료기기 물류 정보를 개선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

진흥원은 “블록체인은 공개된 원장(Open Ledger) 기술을 통해 전체 트랜잭션에 대한 감사 추적을 제공해 처방전 발급, 의료비 청구, 환자 신원 사기 등 여러 분야에서 이러한 낭비를 방지할 수 있다”며 “최근 Gem Health는 Capital One과 함께 의료비 청구관리 솔루션을 블록체인 기반으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자의 고유 확인 체계가 없어 사회보장번호, 운전면허증, 보험번호등 다양한 식별체계를 혼용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환자 신원 확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의 경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대상으로 청구하는 의료기관의 국민건강보험 및 요양급여 비용 청구프로세스에 적용해 과다·허위·중복청구 등 부정 청구행위, 의료기관간 비급여 진료비 비교, 환자의 의료쇼핑, 보험사기 예방 및 적발에 활용 가능하다.

이 외에도 의료 기록과 환자 개인의 가입보험 청구 약관을 연계해 의료보험에 대한 청구 프로세스를 자동화함으로써 미지급 의료보험비를 최소화하고 환자 편의성을 향상시키는데 쓰일 수 있다.

블록체인은 의료기기·의약품 유통 채널에도 적용할 수 있다.

제약업계는 위조약으로 인해 전세계적으로 연간 200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에 판매되는 의약품의 30% 정도는 위조품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은 개별 약물이나 제품수준에서 공급망의 각 단계를 추적함으로써 관리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개인키와 스마트 계약기능을 활용해 공급망의 어느 시점에서든 의약품의 소유권을 증명하고 서로 다른 당사자간의 계약을 관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진흥원은 “기존 인체 삽입형 의료기기에 대한 추적 관리 및 3D프린팅 의료기기, 인체삽입형 로봇, 수술형 로봇, 혈관 투입형 드론 등 첨단 의료기기에 대한 임상, 인·허가, 인·허가 후 유통과정, 시·수술 후 부작용 탐지 등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의료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 및 문제 발생 시 신속한 원인 규명, 문제 해결, 책임 소재 추적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블록체인은 임상시험 안전성 향상과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통상 임상 연구의 50% 정도가 보고되지 않고, 연구자가 종종 연구 결과를 공유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현상은 환자의 안전성 확보에 위협이 되며 보건정책 입안자들과 의료 관계자 간 정보 격차를 유발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데 블록체인은 임상 시험, 임상 프로토콜, 임상 결과에 대해 변경 불가능한 시간 기록 레코드를 부여함으로써 결과 조작이나 선택적 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임상 시험 기록의 조작 및 오류 발생율를 줄일 수 있다는 것. 또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은 정밀 의학 등 의료 연구 분야의 혁신에 참여하는 연구자들 간에 전례 없는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진흥원은 “블록체인 기술은 헬스케어 사물인터넷에 적용돼 개인의 건강정보관리 능력 증대, 보험청구·심사 프로세스 효율화, 의료기기 및 약물 유통채널 추적, 임상시험의 안전성 향상, 연구 데이터의 공유와 활용 증대, 개인의료·건강 정보의 보호 강화, 의료정보 무결성 확보와 책임추적성 강화 등 헬스케어의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기존에는 개인 의료 정보의 보호와 정보 활용성은 상호 배타적인 관계여서 정보 보호 능력이 향상될수록 정보 활용성은 떨어져 원하는 효과를 위해서는 다른 측면의 희생을 필요로 했다”며 “블록체인은 정보 보호와 정보활용이라는 서로 모순적인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만족시키면서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헬스케어 분야의 파괴적 혁신을 주도할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