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열리는 '중동' 국내 제약사들도 '눈독'

[MENA 제약시장 급성장] 완제약·플랜트에 기술이전까지 수출 계약 잇따라

올해 들어 국내 제약사들이 중동 시장 공략에 힘을 기울이면서 꾸준한 수출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
‘MENA’(Middle East and North Africa) 지역으로 일컬어지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제약시장은 2013년 기준 310억 달러 규모로 매년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중동지역 내 의약품 소비 증가, 높은 수입의존도, 관련 인프라 부족으로 전세계 제약업계에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중동 국가 중 UAE의 경우 인구 증가, 서구식 식습관 보편화에 따른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 증가로 관련 의약품 수요가 꾸준할 것으로 예상돼 시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또 사우디, 이란 등과도 수출 성과를 이끌어내면서 중동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편집자 주>


UAE·이란·사우디 등 의약품 소비 증가 추세
제약분야 사우디 진출 성과로 JW홀딩스는  이달 초 한-사우디 제약기업 간에 향후 5년간 약 2000억원 규모의 ‘플랜트(plant) MOU와 의약품 수출계약’으로 결실을 보게 됐다. SPC사(Sudair Pharmaceutical Company)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제약기업이다.

이번 계약으로 JW홀딩스는 향후 5년간 항생제, 수액제 등 4품목을 공급하며, BC월드제약은 진통제, 고혈압제제, 결핵치료제 등 기술이전 및 완제의약품 등을 사우디 SPC社를 통해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JW홀딩스는 사우디 수다이르 지역에 설립예정인 한국 특화 제약단지 내에 수액공장을 턴키(Turn Key) 방식으로 설립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MOU를 체결, 향후 국내 제약산업이 본격적으로 MENA 지역 시장을 개척하는 길을 열게 됐다.

▲(사진 왼쪽부터) 박구서 JW홀딩스 사장, 사우디아라비아 SPC사 와엘 카와치(Wael Kaawach) 회장

국내 제약사가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중동지역에 수액플랜트를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 협력은 일반적인 의약품 수출을 넘어 순수 국내 기술로 수액제 생산을 위한 플랜트를 개발해 해외에 건설한다는 점에서 국내 제약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보령제약은 항암제 8개 품목, 종근당은 항암제 4개 품목 등에 대한 기술이전 및 수출 MOU를 체결했고, 이를 바탕으로 이후 제약 플랜트 또는 의약품 수출에 관한 세부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최근 이란의 제약사 쿠산 파메드에 자사의 당뇨병치료 개량신약 ‘글루코다운OR’을 수출하는 1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제네릭(복제약)이 아닌 한올의 자체 기술로 연구개발한 개량신약이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올과 수출 공급계약을 체결한 쿠산 파메드는 1995년 창업한 매출액 300억원대의 이란 제약사다. 한올은 내년 1월까지 쿠산 파메드에 100만달 규모의 ‘글루코다운OR’을 1차 수출하고, 2016년 초에 수출 규모를 늘려 2차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또 한올이 개발한 2챔버 수액제 ‘피앤믹스’와 ‘리네졸리드’의 이란 등록작업을 올해 진행해 2016년부터는 총 3개 제품의 수출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에 계약을 체결한 ‘글루코다운OR’은 한올이 2007년 개발한 1호 개량신약으로 2007년 출시 이후 매년 15% 이상의 성장을 하고 있다. 2012년 61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후 매년 60억원 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안국약품 대표이사 어진(오른쪽), 쿠샨 파메드 총괄임원 알레자 사이

안국약품도 지난 2일 역시 이란 쿠샨 파메드와 시네츄라시럽을 독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시네츄라시럽은 안국약품이 자체 연구 개발한 새로운 조성의 천연물 신약으로 2011년 10월 국내 발매 이후 진해거담제 시장의 리딩 품목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안국약품의 시네츄라시럽은 2013년 미국 그라비티바이오사와의 라이선스계약으로 미국과 유럽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으며 이번 쿠샨 파메드와의 계약 체결로 중동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쿠샨 파메드는 이번 계약에 따라 시네츄라시럽의 이란 내 모든 허가 및 판매를 책임지게 된다. 안국약품은 향후 2년 이내 제품 발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5년간 약 300만 달러에 달하는 수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쿠샨 파메드는 이란 내에서 호흡기 분야에 특화된 기업으로 매출 10위권에 올라 있다. 이번 시네츄라시럽의 독점 공급계약을 통해 이란 내 호흡기 시장의 리딩 제약사 자리를 견고히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아제약은 최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국제전시장에서 열린 ‘2015 Arab Health Dubai’ 박람회에 참가해 다양한 일반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을 선보였으며 전시회 기간 동안 UAE, 중동, 아프리카 등 인근 국가에서 방문한 업체 바이어들과 상담을 진행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살포시정(다이어트 도움), 뉴헴시럽, 헤모폴리액(철분제), 마비스포르테액(마그네슘, 비타민B6 함유) 등 일반의약품과 트리오 포뮬라, 레드진생, 진생코리아 등 중동시장의 특성에 맞는 자양강장, 비만치료제 등을 선보였다.

해외전문가 컨설팅 중견 제약사 진출
한편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추진하고 있는 해외제약전문가 컨설팅 지원사업을 통해 연이어 중동 제약시장의 문이 열리고 있다.

지난해 연말 삼일제약은 이란의 의약품공급업체인 오펀텝파스社(이하 ‘오티피’)와 ‘오큐프록스 점안액’ 등 21개 안과점안액 품목에 대해 향후 3년간 90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삼일제약의 수출계약은 진흥원의 해외제약전문가 컨설팅사업에 의해 성사된 지난해 10월 유영제약과 요르단 Felix Pharma간의 첫 수출계약 이후의 두 번째 사례이다. 해외제약전문가를 활용한 맞춤형 컨설팅 사업이 우리 중소 제약기업의 해외진출 발판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삼일제약은 이란의 오티피社와의 협력을 통해 제품등록을 올 상반기에 완료하고 연말 경에 본격적인 수출을 진행할 계획이며, 향후 3년간 이란시장에 제품을 독점적으로 공급되게 된다. 이란은 의약품관련 무역흑자액 7위(한국무역협회 자료기준)인 국가로 한국의약품의 수출시장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정부 글로벌 컨설팅 지원 최대 8천만원
정부가 국내 제약기업의 전략적 해외시장진출과 기업의 구조선진화 등을 목표로 현장중심의 컨설팅 비용을 최대 8000만원까지 지원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정기택)은 보건복지부(장관 문형표)의 위탁을 받은 ‘제약산업 컨설팅 지원’ 사업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한다.

제약산업 컨설팅 지원 사업은 올해로 5년째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국내와 해외를 구분해 컨설팅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국내는 생산성 향상, 구조선진화 등 경영혁신을 위한 구조 선진화 컨설팅(국내)으로 기업당 최대 3000만원까지, 해외는 해외진출을 위한 글로벌 컨설팅으로 기업당 최대 5000만원까지 지원한다.

특히 올해는 글로벌 컨설팅 지원에 해외 인허가 획득지원 분야가 추가돼 기존의 컨설팅 비용 5000만원 이외에 해외인허가 획득 시(품목허가 등) 3000만원을 추가로 지원해 최대 80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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