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은 항문 질환이 악화되기 쉬운 시기다. 땀도 많아 항문에도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찬 음식, 변질된 음식으로 배탈이 나거나 수분 부족으로 변비가 심해져도 항문 질환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이미 치질을 앓고 있다면 증상이 더욱 악화돼 일상에 불편이 생기기 쉽다.
항문 통증, 혈변, 가려움 등 항문질환으로 의심되는 증상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항문에서 분비물이 나타나는 경우도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고름 같은 분비물이 나와 악취가 난다면 치루라는 치질 종류를 의심해야 한다.
항문 내 변이 잘 나오게 돕는 항문샘이라는 부위가 세균 감염 등으로 염증이 생기고 곪으면, 농양이 생기기 된다. 이 농양이 내부에서 항문 피부 바깥으로 연결되어 있는 통로로 터져 나오는 질환이 치루다. 항문농양 상태일 때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고름이 흘러나오는 통로인 치루가 만들어지고, 고름이 터져 흘러나오게 된다.
하남 미사치유외과 양시준 원장은 "평소 기름진 음식 등으로 배탈, 설사를 자주하면 치루의 위험이 커진다. 설사 시 변에 포함된 소화액이 항과 항문 점막을 손상시켜 염증을 일으키기 쉬운 환경이 된다. 이러한 습관이 지속되면서 항문농양, 치루가 생길 수 있다. 여름철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치루 초기에는 열이 나고 몸살 기운이 느껴지고, 항문 주위가 부어오르면서 곪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나면 고름이 새어 나오거나 항문 옆 피부가 헐어 진물이 난다. 항문 주변을 만졌을 때 마치 혹이나 심이 박힌 듯한 느낌이 드는 치루관이 만져지게 된다. 고름이 터져 속옷에 묻고 악취로 인해 일상에도 큰 불편이 생긴다.
다만 항문 주위에 분비물 증상은 고름 주머니를 만드는 화농성 한선염이나 종기 등이 원인인 경우도 있다. 분비물 증상이 있을 때 바로 전문의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양 원장은 "항문농양이 생기면 약물치료를 시도하고, 효과적이지 않으면 배농수술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 항문농양의 50% 정도가 치루로 발전하기 때문에 자연치유를 기대하고 방치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만약 치루가 생겼다면 수술을 통해 치루관을 제거해야 한다. 방치돼 치루가 깊고 길어지는 복잡치루가 되면 수술도 더 까다로워진다. 치루의 괄약근 침범 여부, 누공 위치와 개수 등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지게 되고, 적절한 수술 방법이 선택된다.
치루 수술은 상태에 따라 괄약근 손상이 불가피하거나, 변실금 같은 합병증의 위험도 따른다.무엇보다 재발 가능성도 있어 치루 수술 경험이 풍부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항문 부위가 단단한 느낌, 멍울 같은 것이 만져지고 통증이 있을 때, 또 분비물이 흘러나오는 증상이 있다면 단순한 증상으로 여기지 말고 반드시 대항항문외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여름철 치질로 의심 증상이 있다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배탈이 나기 쉬운 기름진 음식이나 차가운 맥주 등 알코올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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