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뇨장애·요도통증 유발하는 남자만 아는 고통

[질병탐구 / 전립선염]

초기치료 놓치면 만성화 진행…완치 힘들어

성기능 장애·우울증 동반으로 삶의 질 저하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는 신체기관으로 방광 아래에 위치하여 요도를 감싸고 있으며 정액의 대부분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전립선염은 전립선의 염증성 질환을 의미하지만, 항상 세균이 원인이 되거나 염증성 변화를 보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증상으로 진단하는 증후군이다.

◇정의

전립선염은 1995년 미국 국립 보건원(NIH;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의 분류 및 정의에 의해 4군으로 분류되어 정의된다.

제1군은 급성 증상을 동반한 세균 감염(급성 세균성 전립선염), 제2군은 재발성 세균성 전립선감염(만성 세균성 전립선염), 제3군은 명확하게 확인할 수 없는 감염(만성 비세균성 전립선염, 만성 골반통증 증후군), 제4군은 주관적 증상은 없지만 전립선 염증이 우연히 발견된 경우(무증상성 염증성 전립선염)로 정의된다.

일반적으로 전립선염은 대개 제3군을 의미하며 제3군은 다시 전립선액에 백혈구가 존재하는 경우(3A군, 염증형)와 백혈구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3B군, 비염증형)로 구분된다.

◇원인

다른 전립선 질환과 달리 전립선염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세균성 전립선염은 대개 대장균이 요도로부터 상행감염(하부기관으로부터 상부기관으로의 감염)을 일으키거나 전립선으로 역류할 때 발생한다. 원인균에 대해서는 아직 정립되지 않은 부분이 많지만, 주로 대장균, 대변연쇄구균 그람 양성균 등이 주 원인균으로 알려져 있다.

비세균성 전립선염은 원인균이 검출되지 않을 때 내릴 수 있는 진단명이지만 세균감염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비세균성 전립선염의 경우 기능성 혹은 해부학적 배뇨장애가 원인이 될 수 있다. 그 외에 신경근 혹은 신경학적 이상, 골반부위 손상, 자가면역질환, 스트레스 등도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상의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증상

제1군인 급성 세균성 전립선염은 오한, 허리의 통증, 회음부 및 직장의 통증, 강하고 갑작스런 요의를 느끼면서 소변이 마려우면 참을 수 없는 요절박, 하루 8회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 배뇨곤란, 갑자기 소변이 막히는 급성 요폐 등의 증상이 발생하며 권태감, 근육통, 관절통 같은 전신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제2군인 만성 세균성 전립선염의 증상은 배뇨곤란, 요절박 빈뇨, 야간 수면 시간에 배뇨를 자주 하는 야간뇨, 회음부 통증 혹은 불편감, 하부 허리통증 등이 발생한다.

제3군인 만성 비세균성 전립선염과 증상이 유사하므로 감별을 위한 검사가 필요하다. 제3군인 만성 비세균성 전립선염의 증상은 통증 혹은 불편감이다. 동통은 주로 골반부위, 즉 회음부나 성기 윗부분인 치골상부에서 발생하며, 허리, 성기 바깥 부분에 나타나거나 사정 시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제4군인 무증상성 염증성 전립선염은 말 그대로 증상이 없는 경우이다.

◇진단/검사

전립선염의 진단을 위해 병력, 직장수지검사를 포함한 신체검사가 가장 중요하다. 급성 세균성전립선염은 전립선 마사지와 요도 내 도뇨관이나 기계 삽입이 원칙적으로 금기이므로 임상 증상 및 직장 촉진(환자의 몸을 손으로 만져서 진단하는 것) 등에 의해 진단하게 된다. 만성전립선염의 진단 및 분류를 위해 사용되는 방법은 3배분뇨법이지만 이보다 간단한 2배분뇨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만성 전립선염의 진단을 위한 검사로는 3배분요법 혹은 2배분요법, 경직장초음파검사, 요속 검사 및 잔뇨량 검사, 내시경 검사 등이 있다.

3배분뇨법(three glass test; 3배분 요검사)은 소변 첫 부분(VB1), 중간 부분(VB2), 전립선 마사지 후 분비되는 전립선액(EPS) 혹은 마사지 후 소변(VB3)을 각각 고배율 시야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방법이다.

2배분뇨법은 전립선 마사지 전의 소변(Pre M)과 후의 소변(Post M)을 받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검사의 결과에 따라 전립선염을 분류하게 된다.

드물지만 경직장 초음파검사도 시행할 수 있다. 경직장 초음파검사는 환자에게 불편감을 줄 수 있지만, 비교적 덜 침습적이고 전립선의 크기 측정뿐만 아니라 모양 및 전립선 내의 이상 징후를 관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검사실 검사에서 전립선염이 진단 및 분류되면 만성 전립선염 환자의 경우 증상 정도를 측정하게 된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설문지는 미국 국립 보건원에서 개발한 만성 전립선염 증상점수표(Chronic Prostatitis Symptom Index)이다.

이 설문지는 통증 혹은 불편감, 배뇨증상,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등의 3가지 분야에 걸친 9가지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총 점수는 0~43점으로 구성되고, 0~14점은 경도, 15~29점은 중등도, 30~43점은 고도로 분류된다.

◇경과/합병증

급성 세균성 전립선염은 대개 적절한 항생제 치료에 잘 반응하지만, 합병증으로 전립선 농양이 발생할 수 있고 불완전하게 치료된 경우 만성 세균성전립선염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그 외에 급성 요폐, 급성 세균성방광염, 급성 부고환염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때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균이 혈액 속을 돌아다니는 균혈증이나 혈액 내에 세균이 증식하여 전신적인 염증상태를 보이는 패혈증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만성 세균성 전립선염은 완치가 힘들고 치료가 장기화되는 경우가 많아 우울증 등의 신경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성기능 감소와 삶의 질 악화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예방방법

수면을 규칙적이고 충분히 취하여 면역력을 증강시키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는 면역력을 감소시키므로 피해야 하며, 너무 오래 앉아 있는 것도 좋지 않다. 전립선을 압박하는 자전거나 오토바이도 좋지 않다. 평소에 온수 좌욕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되며, 규칙적인 부부생활로 전립선액을 배출하는 것도 좋다.

◇식이요법/생활가이드

커피 등의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는 음료나 탄산음료의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자극적인 음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 술, 담배는 멀리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 운동과 좌욕을 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 스트레스는 피하거나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오래 앉아있는 것도 피한다.


임중선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카카오톡
  • 네이버
  • 페이스북
  • 트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