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률 낮고 예후 좋은 '착한암'... 암 발생률은 1위

[질병탐구/갑상선암] 대부분 '검진'으로 찾아...과잉진단 논란도

국내 전체 암 중 발생률 1위를 차지하고 ‘갑상선암’은 소위 '착한 암' 또는 '거북이 암'이라고도 불린다. 이유는 짐작하듯이 다른 여타암 암에 비해 사망률이 아주 낮고 병의 경과 역시 좋기 때문이다. 갑상선 암의 원인은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BRAF’라는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발생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갑상선 암은 크게 분화암과 미분화암으로 분류되는데, 분화암은 갑상선 호르몬 생성과 관련있는 선조직에서 발병한다. 갑상선암의 90%이상이 분화암으로 유두암과 여포암이 해당된다. 여자가 남자보다 5배 정도 잘 걸리지만 정확한 이유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유두암과 여포암은 암 세포의 성장속도가 매우 느리고 전이가 된 경우라도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치료 성적은 다른 암에 비해 월등히 높다고 한다.

여포암은 40~50대 연령층의 여성들에게 많이 나타나며, 혈관을 통해 폐나 뼈, 뇌로 전이되는 특징이 있다. 양성인 여포선종과 수술을 하기 전에는 구별이 되지 않아 진단에 어려움이 있으나 예후는 좋다. 반면 미분화암인 역형성암은 분화암에 비해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암으로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예후도 가장 나쁜 편에 속한다. 다행히 극히 드물게 나타나지만 진단을 받는 경우는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으며 6개월 이내 사망률이 90%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다른 암과 달리 완치가 가능한 암
갑상선암의 치료는 수술, 방사성요오드 치료 후에 갑상선호르몬 치료를 한다.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다른 암과 달리 완치가 가능하고 예후도 좋으므로 전이가 되었더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술 후에는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고, 갑상선암의 재발을 억제하기 위해 갑상선 호르몬제를 복용한다. 갑상선 유두암 및 여포암 환자 중 재발의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 환자의 경우 추가로 방사선 요오드 치료를 시행한다.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알려진 요인을 피하거나 피할 수 없는 요인이 있는 경우 조기 발견하여 조기 치료하는 것뿐이다. 어릴 때 머리나 목 부위가 악성 종양 치료 등으로 고용량의 방사선에 노출되었다면 갑상선종 발생이나 기타 증상 발생 여부 를 주의해서 봐야 한다.

갑상선암에 대한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 주의해야 하며, 특히 갑상선 수질암에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환자가 있는 가계의 구성원 모두를 대상으로 반드시 RET 유전자의 돌연변이 유무를 검사해야 하며 다발성내분비종양증후군 등의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갑상선암 예방을 위한 식생활과 관련해서 특별히 위험 요인으로 알려진 것은 없지만, 요오드 섭취와 십자화과 채소류가 보호 요인이다. 다시마, 김, 미역 등 요오드가 풍부한 해조류, 양배추, 브로콜리, 무 등의 십자화과 채소들과 일반 채소에는 항산화 물질이 풍부하해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갑상선암으로 치료받는 환자에게 요오드가 많은 음식을 금지하는 데, 이것은 수술 후 요오드 치료를 받을 때에 방사선 동위원소를 잘 흡수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또한 비만을 피하기 위해 과식하지 않는 것이 좋고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갑상선암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갑상선암 대부분 '검진'으로 찾아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갑상선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국가로 알려져 있다. 2012년 국가별 갑상선암 발생률을 비교했을 때, 미국에 비해 우리나라 남자의 갑상선암은 약 4배, 여자의 경우 약 5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의 높은 갑상선암 발생률과 관련해 원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존재한다. 여전히 논란은 있지만 갑상선암 증가의 대부분이 과잉진단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12년도 고려대 안형식 교수팀은 2008-2009년 지역별 갑상선암 발생률과 지역사회 건강조사에서 조사된 지역별 갑상선암 검진율과 매우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고했으며, 최근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2003-2007년도에 한국에서 갑상선으로 진단받은 여자의 90%, 남자의 45%가 과잉진단에 의한 것으로 추정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갑상선암 환자가 2004년 4만 1000명에서 2014년 30만 2345명으로 7.4배 급증했다. 최근 증가 추세가 꺾이긴 했지만 여전히 많은 숫자다. 초음파를 통한 검진이 늘어난 것도  원인으로 꼽고 있다. 1997년 초음파를 통해 암 진단이 가능해지면서 갑상선암을 포함해 전반적인 암 진단이 늘었다.

실제 국립암센터가 2010년에 시행한 ‘갑상선암의 역학적 특성조사’에 근거해 1999년 대비 2008년 갑상선암 발견경로에 따른 증가추이를 분석한 결과 갑상선암 발생률 증가의 94.4%는 2cm 미만의 갑상선암 발견에 따른 것이고 주로 검진에 의한 것임이 확인됐다. 또한 임상적으로 발견된 갑상선암과잉논란 갑상선암 대부분 '검진'으로 찾아  증가의 99.9%도 2cm 미만의 갑상선암 발견에 의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는 2015년 5월에 목에 혹이나 이물질이 만져지는 것 같은 의심 증상이 없을 경우 갑상선암 검진을 위한 초음파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의 갑상선암 검진 권고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도 했다.

류준선 국립암센터 갑상선암센터장은 “크기가 작고 당장 생명에 지장이 없더라도 갑상선암이 발견될 경우, 대부분의 환자들이 관찰보다는 수술을 선택하고, 수술 후 갑상선호르몬제를 평생 복용하는 등의 부담을 떠안게 된다”며 “목의 혹, 목소리 변화 등의 갑상선암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거나 갑상선암의 가족력 등의 위험인자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상적인 초음파 검진을 줄이도록 권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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