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암 수술을 꼭 해야 하나요?”

인천성모 유방갑상선센터 최훈 교수

▲인천성모병원 유방갑상선센터 최훈 교수

“갑상선 암 수술을 꼭 해야 하나요?” 외래에서 갑상선 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위해 방문한 환자에게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암이란 무엇인지를 알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정상적으로 우리 몸을 구성하는 세포는 세포내 조절기능에 의해 분열하며 성장하고 죽어 없어지며 세포의 균형을 유지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세포의 유전자에 변화가 일어나면 비정상적으로 세포가 변해 불완전하게 성숙하고 과다하게 증식하게 되는데 이를 암이라 부른다.

암에는 2가지 중요한 특징이 있다. 하나는 주위 조직 및 장기에 침습해 이들을 파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원발 장소가 아닌 다른 장기로 혈관이나 임파선을 따라 퍼지는 것이다. 이렇게 다른 장기로 가서 암이 자라는 현상을 전이라고 한다. 이 두 가지 특징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갑상선의 주변 인접 장기는 숨이 통과하는 기도, 음식이 내려가는 식도, 머리에 혈액을 공급하는 경동맥과 경정맥, 목소리를 유지시키는 되돌이 후두신경이 있는데, 병이 진행함에 따라 수술시 동반 절제를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갑상선만 제거하는 수술에 비해 인접장기를 같이 병합 절제하는 수술은 난이도와 수술 후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수술시 동반 절제 여부는 수술 전 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소견으로 예측하며 암 발생 위치에 따라 위험도는 달라진다.

특히 주변 장기로의 침습은 영상의학 검사로 예측이 일부 가능하지만, 전이는 전이된 장기 부위에서 암이 일정 크기 이상으로 자라거나 암이 자라나 임파선의 모양이나 해부학적인 구조가 변하기 전에는 알아내기 어렵다. 이런 이유로 수술 후 때어낸 조직의 현미경 소견으로 암의 전이 여부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갑상선에 가장 흔히 발생하는 유두암은 주로 주변의 임파선 조직을 따라 전이하지만 현미경하에 발견되는 임파선 조직 내 암세포가 갑상선 암의 생존율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암 재발의 가능성을 20~30%까지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암의 크기가 1㎝ 미만인 미세 유두암에서도 보고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20~40% 정도의 빠른 임파선 전이가 발견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를 예측할 수 있는 명확한 요소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또 얼마나 기다리면 암전이가 되더라 하는 명확한 논문이나 자료도 없다.

하지만 일본에서 10년간 1000명 정도의 갑상선 내에 위치한 1㎝ 미만의 미세 갑상선 유두암에 대해 병의 진행 시 수술을 전제로 한 적극적 추적관찰(active surveillance)에서 약 8~10% 정도에서만 질병의 진행이 발견돼 작은 크기의 암은 갑상선 내 위치 및 주변 임파선 침범의 유무에 따라 수술을 미루고 지켜 볼 수도 있다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논의되고 있다.

자 그러면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발생 위치에 따라 삶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여러 기관을 병합 절제하는 등 수술 범위가 넓어지고 수술 후 합병증 및 재발의 위험이 높아질 수도 있는데 암 진단 이후 수술 및 치료를 미뤄야 할 이유가 있을까? 수술 여부를 미루기 보다는 나의 병의 위치와 크기 그리고 주변 임파선 조직의 침범 유무에 따른 수술 범위를 전문가와 상의하고 원발 병소를 제거하는 것이 바른 선택이라고 생각 된다.

이 글을 쓰기 얼마 전 1년 동안 3개월 간격으로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암을 지켜보다가 수술을 한 환자분이 있었다. 본인의 의지로 결정하고 1년 정도 암을 가지고 살았지만 불안한 마음과 경과관찰을 위해 사용한 시간 및 비용은 적지 않았을 것이다. 암 진단 후 혼자서 인터넷 등을 통해 얻은 임상경험이 없는 불확실한 짧은 지식으로 판단하고 두려워하기 보다는 병원을 방문해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병을 치료하는 첫걸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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