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갑 원장의 ‘운동화 건강법’ 화제

국립중앙의료원 ‘신발과 건강’ 심포지엄서 ‘운동화 출근 생활 속 운동’ 강조

  
‘금연전도사’와 ‘똥 건강법’으로 유명한 박재갑(서울대 의대 명예교수) 국립중앙의료원장이 이번에는 ‘운동화 건강법’을 들고 나와 화제다.

박재갑 원장은 8일 “다양한 연령과 건강상태를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쉽고 안전하게 신체활동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이 바로 걷기운동”이라면서 “걷기운동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운동화 출근 생활 속 운동’(운출생운)을 전 국민 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 원장은 이날 의료원 대강당에서 열린 ‘신발과 건강’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에서 “아무리 좋은 걷기운동이라도 올바르지 않은 자세와 부적절한 신발을 신고한다면 오히려 신체 건강에 해가 될 수 있다”며 “앞으로 올바로 걷는 법과 적절한 신발 선택법 등 걷기운동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다양하게 연구하고 널리 알려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박 원장에 따르면 발은 26개의 뼈와 100개의 인대, 힘줄, 근육, 신경 등이 연관돼 있어 몸에서 중요한 기능을 지닌다. 특히 걷기는 대표적인 유산소운동으로 많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지만 부적절한 자세로 보행하거나 잘못된 신발을 신는 것은 사고의 위험성을 높이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이 발표한 올바른 걷기 자세와 발 건강에 좋은 신발 고르는 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양윤준 인제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적고, 체중감량에 효과적인 중등도 강도 운동(3~5.9METs)을 매일 30분 이상씩 하는 것이 건강에 좋다”며 대표적인 예로 속보나 보통 속도로 걷는 것을 추천했다. 하지만 “잘못된 자세로 걷기를 오래 하다보면 만성 근골격계 이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올바른 자세로 걷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교수가 제시한 올바른 걷기자세를 보면 전신은 키가 더 커 보이게 할 때처럼 바르게 펴고, 머리는 바로 들며 전방 5~6미터를 자연스럽게 쳐다 볼 정도의 시선을 유지한다. 어깨는 약간 뒤로 젖히듯이 바로 펴고, 팔을 자연스럽게 앞뒤로 움직여야 한다. 배는 가볍게 등 쪽으로 집어넣고 편다는 느낌을 유지한다. 발은 불편하지 않다면 평행하게 ‘11’자 형태가 유지되는 것이 좋으며 발뒤꿈치 바깥쪽부터 바닥에 닿고 발바닥 전체로 디딘 후 앞꿈치 안쪽으로 체중이 이동하게 해야 한다.

이동연 서울의대 정형외과 교수는 ‘유행 신발과 질병’이라는 발표에서 “하이힐의 경사진 구조와 경사를 이기기 위한 발가락 압박 구조형태, 발등을 지지하는 구조물의 부재 등으로 인해 발에는 과각화증, 무지외반증, 족저근막염, 망치족지, 지간신경종 등을, 발목에는 발목염좌, 인대손상, 아킬레스건염 등을, 무릎에는 퇴행성 관절염 등을, 척추에는 척추전만증, 허리통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며 “아름다움도 중요하지만 발과 신체의 건강을 위해서 신발에 발을 맞추기보다 발에 신발을 맞추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태임 분당재생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신발과 노인 건강’이라는 발표에서 “65세 이상의 인구 중 3분의 1이 연1회 이상의 낙상을 경험하는 만큼 균형 감각이 좋지 않은 노인층은 신발을 선택할 때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뒷굽이 약 10도 정도 경사져 있으며 신발의 바깥창이 미끄럽지 않도록 마찰력이 좋은 폴리우레탄 소재로 제작된 신발을 권장하며, 너무 오래 신어 창이 많이 닳은 신발은 신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동엽 하나메디텍 대표는 “건강에 좋은 신발을 고르려면 신발 전문가인 슈피터(Shoe Fitter)가 있는 신발 매장에 가서 정확한 양발의 사이즈를 측정하고 사이즈가 큰 발을 기준으로 구매하는 것이 좋다”며 “보행 시 체중부하로 인해 발의 볼, 길이, 발뒤꿈치의 넓이 등이 변화하기 때문에 매장 내에서 약간의 보행을 해보는 것이 필수적”라고 권고했다. 또한 “보호기능, 통기성, 적당한 쿠션 등을 갖추고 있으며 발 앞꿈치가 둥글고 볼이 넓고 발의 중족골두부와 신발의 볼 부위가 동일하게 꺾이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시복 한양의대 재활의학과 교수는 ‘신발 관련 비수술적 치료 방법’에서 “앞코가 뾰족하고 뒷굽이 높은 구두 등의 불편한 신발을 계속 신게 되면 무지외반증이나 중족골통, 종자골염, 티눈 등의 원인이 된다”면서 “신발 관련 질환은 증상에 따라 소염진통제 등을 통한 약물치료, 물리치료(온열치료·한랭치료·전기치료 등), 주사치료(관절강내 주사·건초내 주사·점액낭내 주사 등), 보조기치료(발가락보조기·깔창보조기·구두보조기 등) 등을 이용해 치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경태 정형외과 원장은 “버선발 기형으로 불리는 무지외반증은 선천성을 포함해 국내 약 300만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매우 흔한 질병으로 증상이 심한 경우 수술을 통해 교정 및 통증제거가 가능하며, 최근에는 수술 술기의 발전으로 재발률도 많이 줄어들었다”면서 “지간신경종, 굳은살 티눈, 엄지발가락이 발톱을 파고드는 모조갑지 내향증, 두 번째 발이 길어지는 망치족 변형 등을 수술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재갑 원장은 지난해 12월 22일 청와대에서 보건복지부 2011년 업무보고가 있었던 공식행사 때도 정장 차림에 당당하게 운동화를 신고 나와 주목을 받은 적이 있는데, 아예 한 쪽 운동화를 벗어 이명박 대통령에게 자랑까지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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