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중독 회복 가능한 질병"

성지병원 이환철 원장

  
복잡한 도심 속 알코올질환 치료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병원이 있다. 그 곳은 바로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성지병원.

지난 2007년 1월 개원한 성지병원은 현재 알코올중독을 전문으로 우울증, 정신분열증, 조울증 등을 포함한 다양한 진료를 선보인다.

알코올중독이나 정신질환을 치료하는 병원은 대부분 외진 곳에 위치하는데 성지병원은 달랐다. 치료의 성공을 위해 환자와 가족 간 관계 개선에 가장 큰 중점을 두고 접근성을 높였다.

도심 속 위치한 병원은 보호자에게 잦은 면회 기회를 제공해주고 이로 인해 보호자는 환자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눈다. 이는 곧 냉각된 가족관계를 해소시켜줄 뿐 아니라 환자재활치료에도 도움, 여러모로 치료성공률을 높여주는 요인이 된다.

이환철 원장은 “사회적인 압박감이나 좌절, 실패를 이겨나가는데 알코올의 즉각적인 효과로 보상받으려 하는 현대인들이 많아지고 있어 과거에 비해 알코올중독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알코올중독이라는 병을 가진 환자를 ‘나쁜사람’이 아닌 ‘아픈사람’으로 인식하고 많은 협조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환자 치료에 있어 단주를 유지하는 것이 곧 회복인데, 회복을 하기까지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불가능하지만 가족, 주변사람, 의료진의 치료와 설명 등의 도움을 받으면 예후가 좋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상인들은 ‘음주갈망’이 조절되지만 알코올중독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음주충동갈망’이 수십배가 높아 그 의지만으로는 회복이 어려워 주위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래서 성지병원 의료진은 환자 스스로가 달성할 수 있는 치료목표에 대해 정확히 알려준다.

‘꼭 단주를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닌 환자와 공감대를 먼저 형성한다. 그 후 환자가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정보와 학문적인 지식을 제공하고 치료계획과 방법을 말해준다.

이 원장은 “알코올중독은 현실적으로 완치라는 개념은 있을 수 없지만 회복은 가능하다”고 말한다.

성지병원의 평균 알코올 치료성공률을 보면 퇴원후 50%는 두달내 재발, 30% 정도는 1년내 재발, 나머지 20%는 2년이 지났지만 단주를 유지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환자가 퇴원후 한달을 못 버티고 다시 음주를 시작하는 것에 비해 높은 성공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 해주는 성지병원의 치료프로그램에는 알코올 교육, 인지행동치료, 스트레스관리훈련, 동기강화훈련, 의사소통훈련, A.A모임(단주모임) 등이 준비돼 있다. 또 여가 및 취미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정서를 표현하며 공유하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좀 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배경을 만들어준다.

특히 알코올 병동과 일반정신 병동은 따로 구분돼 있어 눈에 띈다. 같은 곳에 있으면 환자들 치료에 있어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 이같이 분리시킨 것.

이 원장은 “처음 의도했던 음주량, 음주시간을 반복적으로 실패하고 지켜지지 않을 경우 음주조절력이 없어지고 있는 것이므로 알코올중독 초기증상이나 가능성이 있는지 의심해봐야 한다”면서 “얼마나 마시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닌 얼마나 많이 술을 찾느냐”가 알코올중독 환자를 구분하는 핵심이라고 조언한다.

즉 많이 마시더라도 사회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상관없지만 조금 마시더라도 개인적 실수나 사회적 문제를 만든다면 알코올중독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즐거울 때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건강음주를 하는 것이 현명한 음주문화”라고 강조하는 이 원장은 “병원을 찾는 많은 환자에게 알코올중독도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음주문화를 바꾸는데 미력하나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환자 개인과 가족들에게 알코올중독 전, 화목한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마련해주고 술로 인한 갈등 불화가 해결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이 원장의 보람이자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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