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재발, 퇴원 후 아황산가스 노출과 연관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2만7340명 분석…6개 오염물질 중 아황산가스만 유의한 연관

(좌측부터)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과 이건주 교수, 순천향대학교 의료IT공학과 황정은 교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김성은·배희준 교수

뇌졸중 환자의 퇴원 후 대기환경이 재발 위험과 관련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등 6개 대기오염물질을 분석한 결과, 아황산가스(SO₂)만 뇌졸중 재발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을 보였다. 특히 노출 기간이 길어질수록 연관성이 뚜렷해졌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과 이건주 교수와 순천향대학교 의료IT공학과 황정은 교수,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김성은·배희준 교수 공동 연구팀은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2만7340명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대기오염은 뇌졸중을 비롯한 심뇌혈관질환의 주요 환경적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뇌졸중 환자가 퇴원한 뒤 대기오염에 노출되는 것이 재발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뇌졸중은 재발할 경우 장애와 사망 위험이 커지는 만큼, 재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환경적 요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2014년 3월부터 2021년 4월까지 국내 뇌졸중 전향적 다기관 코호트인 CRCS-K-NIH에 등록된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 2만7,340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전국 대기측정소 자료를 활용해 환자 거주지역의 퇴원 후 3개월간 평균 대기오염 농도를 추정했다. 분석 대상은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2.5), 이산화질소(NO₂), 아황산가스(SO₂), 일산화탄소(CO), 오존(O₃) 등 6개 물질이다. 이후 1년간 뇌졸중 재발 여부를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6개 물질 가운데 아황산가스만 뇌졸중 재발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을 나타냈다. 아황산가스 농도가 높을수록 재발 위험도 증가하는 양상이 확인됐다. 나머지 5개 물질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노출 기간별 분석에서도 차이가 드러났다. 퇴원 후 1개월간 평균 아황산가스 농도는 재발과 유의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지만, 2개월로 기간을 늘리자 연관성이 강해졌고 3개월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에 도달했다. 단기간의 노출보다 일정 기간 지속된 노출이 재발과 관련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지역별로는 인천·울산·부산 등 주요 항만 지역에서 아황산가스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만 연구팀이 이들 세 도시 거주자를 모두 제외하고 추가 분석한 결과에서도 재발과의 연관성은 유지됐다. 특정 항만 지역의 특성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결과라는 의미다.

이건주 교수는 "뇌졸중 이차예방은 주로 혈압·혈당·지질 관리와 약물치료에 초점을 맞춰 왔다"며 "이번 연구는 환자가 퇴원 후 생활하는 지역의 대기환경도 재발 위험을 살펴볼 때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 결과를 아황산가스가 뇌졸중 재발을 직접 유발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 교수는 "관찰연구인 만큼 아황산가스가 재발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특정 농도를 진료 기준으로 제시할 단계도 아니다"라며 "환자들은 기존의 이차예방 치료를 충실히 유지하면서 대기질 정보를 참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창의도전연구기반지원사업(RS-2023-00238058)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대한뇌졸중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Stroke에 'Post-Discharge Ambient Sulfur Dioxide Exposure and Stroke Recurrence After Acute Ischemic Stroke'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