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발달, 돌 이전 골든타임…부모 참여 조기치료 효과 확인

중앙대병원, 생후 6개월부터 영아 특화 언어치료 운영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신현이 교수 진료

"말이 늦으면 조금 더 기다려 보자."

영유아를 키우는 부모들이 흔히 듣는 조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언어발달은 첫 단어를 말하는 시점이 아니라 생후 수개월부터 시작되는 만큼, 돌 이전부터 아이의 발달 상태를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눈맞춤과 옹알이, 부모와의 상호작용이 부족하다면 조기 평가와 개입이 아이의 장기적인 의사소통 능력과 사회성 발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앙대학교병원은 이러한 발달 특성을 반영해 생후 6개월부터 적용 가능한 '영아 특화 소아 언어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언어발달과 의사소통 능력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생후 8개월 A군은 이름을 불러도 반응이 적고 또래보다 옹알이가 적었으며, 이유식에서 고형식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음식을 제대로 씹지 못하고 삼키는 모습을 보였다. 부모는 성장 과정의 개인차라고 생각했지만 병원을 찾았고, 평가 결과 눈맞춤과 상호작용, 옹알이 발달은 물론 씹기와 삼킴 등 구강운동 기능까지 또래보다 지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진은 보호자와 함께하는 영아 특화 언어치료를 시작했다. 치료실에서는 놀이를 통한 의사소통 촉진과 함께 입과 혀를 자극하는 구강운동을 병행했고, 보호자에게는 '아기 말투(Parentese)', '차례 주고받기(Turn-taking)', 반응적 상호작용 방법 등을 교육했다. 이후 가정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꾸준히 상호작용을 이어간 결과, A군은 다양한 옹알이를 시작했고 첫 단어와 두 단어 문장으로 자연스럽게 발달했으며, 고형식도 씹어 먹을 수 있을 만큼 연하 기능도 개선됐다.

언어발달은 첫 단어 이전부터 시작

전문가들은 언어발달은 말을 시작하는 시점보다 훨씬 이전부터 이뤄진다고 설명한다.

생후 7~11개월에는 반복적인 옹알이가 나타나고, 생후 12개월 전후에는 이름을 부르면 반응하거나 눈을 맞추며 의미 있는 첫 단어를 표현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 시기에 호명 반응이 부족하거나 눈맞춤이 적고, 옹알이나 의사표현이 거의 없다면 언어발달 지연 가능성을 고려해 전문적인 평가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영아기에는 부모와 보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은 만큼 보호자의 상호작용 방식이 언어발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에 중앙대병원 프로그램은 아이뿐 아니라 보호자를 치료 과정의 중심에 둔 것이 특징이다. 언어치료사는 치료실에서 영아와 상호작용을 진행하는 동시에 부모에게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의사소통 방법을 교육하고, 아이 없이 보호자만 참여하는 별도의 코칭 시간도 운영해 치료 효과가 가정에서도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로 국제학술지 Developmental Science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생후 6개월부터 18개월까지 보호자 코칭을 받은 영아가 언어발달 속도가 빨라졌으며, 이러한 효과는 만 2세 6개월까지 지속된 것으로 보고됐다.

언어와 먹기 기능 함께 살피는 통합 치료

영아기에는 말소리 발달과 씹기·삼킴 기능이 같은 구강 구조와 신경계 발달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때문에 먹는 기능의 발달이 늦으면 이후 말소리 발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앙대병원은 이러한 특성을 반영해 언어발달뿐 아니라 연하(삼킴) 기능까지 함께 평가하고 치료하는 통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구강운동 자극을 통해 씹기와 삼킴 기능을 개선하면서 언어발달도 함께 촉진하는 접근이다.

또한 정상 발달 영아뿐 아니라 미숙아와 뇌성마비, 유전자 질환 등 언어발달 지연 위험이 높은 영아를 위한 맞춤형 조기개입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며, 언어와 인지, 먹기 기능을 통합적으로 평가하고 발달 단계에 맞는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신현이 교수는 "언어발달은 생후 수개월부터 시작되는 눈맞춤과 옹알이, 부모와의 상호작용 과정에서 기초가 형성된다"며 "자녀의 언어발달이 걱정된다면 '조금 더 기다려 보자'고 미루기보다 조기에 정확한 평가를 받고 필요한 개입을 시작하는 것이 장기적인 의사소통 능력과 사회성 발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영아기 언어치료는 아이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의 상호작용 방식을 함께 변화시키는 과정"이라며 "보호자 교육과 지속적인 발달 추적이 병행될 때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