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쇠고기 식탁 못오르게 하겠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강문일 원장

  
AI와 광우병 공포가 통제력을 잃은 채 확산되고 있다. 특히 광우병과 관련해서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괴담까지 퍼지면서 정부는 물론 의료계, 식품 관련 학계 등 전문가들까지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국민건강 수호의 선봉 업무를 담당하는 검역 책임자인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강문일 원장을 만나 정확한 실상과 향후 대책 등을 들어봤다.

◇AI가 토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이번에 분리 바이러스는 2003년도와 2006년도에 우리나라에서 분리된 바이러스와는 다른 것으로 파악돼 과거 우리나라에 있던 바이러스가 재발된 것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발생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토착화’를 운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이번에 AI발생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감염된 닭․오리는 주기적으로 찾아내 없앨 것이다.

◇인체감염 사례 없지만 가능성은 있는 것이 아닌가.

이번 바이러스는 중국남부, 홍콩, 베트남 등지에서 닭, 오리와 같은 가금류에만 유행하던 계통으로 인체감염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번에 분리된 바이러스의 최종 인체 감염 가능성 여부는 미국 CDC(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질병 통제 예방 센터)에서 검사 중에 있다.

◇방역체계를 연중 상시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철새 등 야생조류의 분변에 대한 정밀검사 등 방역 대책을 더욱 강화해 연중 실시함으로써 사전에 발생요인을 철저히 찾아 대비하는 상시방역체계를 보강할 계획이다. 또한 전국일제소독의 날 등을 통한 농가의 소독 독려 및 차단방역에 대한 교육․홍보도 강화할 방침이다. AI 발생 종료 이후에는 각계 전문가 의견을 들어 SOP(표준관리지침) 개정 등 방역 대책을 추가 보완하겠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 광우병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

광우병은 변형된 프리온에 오염된 사료를 섭취함에 따라 일어날 수 있는 소의 전염성 질병이며 인간광우병(VCJD)은 광우병에 이환된 소에 축적된 변형프리온을 사람이 섭취해 발병할 가능성이 제기됐을 뿐 100% 발병한다는 증거가 없다. 최근 논문에서는 광우병의 원인이 되는 소 뇌조직을 0.001g 먹인 소 15마리 중 1마리에서 68개월이 지나 광우병 증상이 나타났는데 이것도 0.001g을 먹인 소에서 발병한 것이지 인간광우병이 발병한 것은 아니다.

미국은 2006년 예찰검사 결과 광우병 유병률이 100만두당 1두 미만으로 밝혀지자 같은 해 8월 광우병 예찰프로그램을 OIE에서 권장하는 것보다 훨씬 강한 지속예찰프로그램으로 수정했다. 또한 미국 도축규정을 살펴봐도 기립불능 등의 증상을 보이는 소는 도축에서 제외하고 있으며 도축 해체과정도 HACCP에 의해 특정위험부위(SRM)를 제거하도록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다.

◇젤라틴이나 콜라겐을 재료로 하는 화장품, 생리대로 인한 감염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생리대의 경우 소유래 젤라틴을 사용한다는 얘기가 있으나 조사결과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화장품에 사용되는 콜라겐이나 엘라스틴 원료는 수출국가로부터 광우병 미감염증명서를 받아 안전성을 확보해 사용하고 있다. 광우병 파동 이후에는 화장품협회가 30개 업체를 대상으로 현황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 식물성 원료로 대체되고 있다.

◇미국현지 특별점검단의 점검이 요식행위라는 눈총도 있다.

이번 특별점검단의 미국 현지점검 목적은 이미 승인된 수출작업장 30개소에 대해 향후 새로운 수입위생조건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지를 사전 점검하는 것으로 신규 수출작업장 승인을 위한 것이 아니다. 특별점검단은 SRM 제거 여부 등 60여개에 이르는 세부점검 항목에 따라 수입위생조건 준수 여부 등을 점검하고 있다. 신규 육류작업장에 대해서는 수입위생조건 발효 후 90일 이내에 신청된 경우 우리 정부가 현지점검을 통해 허가 여부를 판단하고 90일 이후에도 우리나라에 수출하는 작업장에 대해서는 현지점검을 실시토록 규정하고 있다.

◇검역당국 최고 책임자로서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광우병에 걸린 쇠고기가 식탁에 오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정부와 검역 당국의 가장 중요한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미국에서 추가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수입중단을 인정하는 검역조건을 명문화하기로 미국측과 협의 중이며 수입위생조건에 척추의 횡돌기, 측돌기, 천추정중천골능선 등의 부위도 SRM에 포함되도록 할 방침이다. 국민건강을 지키기 위해 철저한 검역절차를 시행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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