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 <렙토스피라증>에 이어 이번 시간에도 해외여행 중 주의해야 할 감염병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한다.
<라임병이란?>
라임병은 보렐리아속균(Borrelia burgdorferi sensu lato complex)에 의해 발생하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우리나라 감염병 분류 체계상 제3급 법정감염병이다.
국내에서는 2010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후 2011년부터 국내 발생 또는 해외 유입을 통해 매년 수십 명의 환자가 진단되고 있다.
# 라임병의 전파
참진드기(Ixodes 속)의 유충(larva)이 균을 가지고 있는 쥐, 사슴, 조류 등을 흡혈하는 과정에서 균을 보유하게 되고, 이후 유충이 약충(nymph)으로 성장한 후 왕성하게 흡혈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사람을 물어 감염된다.
참진드기의 약충은 크기가 매우 작아 육안으로 발견하기 어렵고 물렸다는 걸 인지하기도 어렵다. 사람 간 전파되지 않기 때문에 환자 격리는 필요하지 않다.
임신 중 라임병에 걸리면 태아 감염 및 사산을 초래할 수 있다. 다만 감염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은 경우는 태아에 심각한 영향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유를 통해 영아에게 전파된다는 보고는 없다.
# 라임병의 역학
라임병은 유럽, 북미, 북아시아 지역에서 풍토병으로 계절적으로는 여름에 환자 발생이 많지만 상시 발생할 수 있다.
미국에서만 매년 2만 명 이상의 라임병 환자가 진단되고 있으며, 남극과 남아메리카 지역에서는 아직 환자 발생 보고가 없다.
국내에서는 2010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후, 2011년부터 국내 발생 또는 해외 유입을 통해 매년 수십 명의 환자가 진단되고 있다.
# 라임병의 증상 및 경과
라임병의 잠복기는 3~30일이다. 감염된 사람의 80% 정도는 붉고 넓게 퍼지는 유주성 홍반(erythema migrans)이 발생하며 발진의 크기가 5cm 이상으로 점점 커지면서 발진의 가운데는 호전되고 주변부는 발진이 남아있는 형태인 과녁 모양 발진(target like rash, bull's-eye rash)이 특징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임상 경과는 초기 국소성, 초기 파종성, 후기(지연/만성)의 3단계로 분류된다.
초기 국소성 단계는 진드기 노출 후 보통 1~3주 후에 물린 부위를 중심으로 유주성 홍반이 발생한다. 발열, 두통, 관절통 등의 전신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초기 파종성 단계는 치료받지 않은 환자의 일부에서 진드기 노출 후 3~10주가 지난 후 나타나며 신경학적 증상, 심혈관계 증상, 관절염 증상 등 다른 장기 침범에 따른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여러 개의 유주성 홍반이 발생할 수 있다.
후기(지연/만성) 단계는 진드기에 물린 후 수주에서 수년 후에 발생한다. 치료받지 않은 환자의 50% 이상에서 관절염이 나타나며, 상당수에서 만성 위축성 선단피부염이 발생한다.
그 외에 신경학적 증상, 심혈관계 증상 등 다른 장기 침범에 따른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해당 증상이 지속되거나 재발하면서 수개월 이상 지속된다.
# 라임병의 진단
라임병이 유행하는 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온 후 한달 이내에 피부 발진(유주성 홍반)이 나타나면 라임병을 반드시 감별진단에 넣고 진찰하고 검사해야 한다.
특히 해외에서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한 달 내 야외 활동 여부와 진드기에 물린 적이 있는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라임병의 진단은 혈액, 뇌척수액, 피부생검조직을 통해 균을 분리 동정하거나 특이 항체를 검출하여 이루어진다.
# 라임병의 치료
라임병은 발생 초기에는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진단이 늦어져 만성화된 상태에서 다른 장기 침범이 발생한 경우 치료가 어렵고 증상이 장기적으로 나타나고 계속 재발하여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 라임병의 예방
라임병 예방을 위해 현시점에서 상용화된 백신은 없다. 1998년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백신이 있었으나 사회적 논란이 발생해 생산이 중단됐다. 이후 새로운 라임병 백신이 개발 중이다.
라임병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진드기에 물리는 것을 피하는 것이다. 피부 노출이 적은 의복을 착용하고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등 진드기에 물리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장시간 야외 활동 후에 피부에 진드기가 붙어 있는지 매일 주의 깊게 확인해야 한다.
진드기에 물리더라도 진드기가 균을 전파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야외 활동 24시간 이내에 진드기를 제거하면 감염확률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국제여행의학회 여행의학 인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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