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통해 본 간호사 업무범위와 무면허의료행위 사례

[병의원 법무컨설팅] 박행남 / 법무법인 부강 대표변호사

1. 최근 간호법 제정과 관련해 PA 문제와 간호사의 업무범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실무상 아슬아슬할 정도로 간호사의 업무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동일한 사안에서 보건복지부 유권해석과 법원의 판례도 다른 경우도 있다. 간호사의 업무 범위에서 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 간호사의 무면허 의료행위의 사례를 살펴본다.

2. '간호사의 업무 범위' 현행 의료법상 간호사는 의사 등의 지도하에 간호 또는 진료의 보조할 수 있다(의료법제2조제2항제5호). 대법원은 간호사에게 지시·위임이 가능한 의료행위와 반드시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의료행위를 구별해 해석하고 있다. 

전자는 활력징후 측정, 혈당 측정과 채혈, 피하·근육·혈관 등 주사행위, 수술이나 진료 보조 등이 후자는 진단과 처방, 수술 부위 등 드레싱, 중심정맥관 등 카테터 삽입, 의료기기 사용하는 시술 등이 간호사가 의사 등의 진료를 보조하는 경우 모든 행위 하나하나마다 항상 의사 등이 현장에 입회해 일일이 지도‧감독해야 한다고 할 수는 없다.

경우에 따라서는 의사 등이 진료의 보조행위 현장에 입회할 필요 없이 일반적인 지도‧감독을 하는 것으로 충분한 경우도 있을 수 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의사 등이 그의 주도로 의료행위를 실시하면서 그 의료행위의 성질과 위험성 등을 고려해 그중 일부를 간호사로 하여금 보조하도록 지시 내지 위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에 그친다. 

이와 달리 의사 등이 간호사에게 의료행위의 실시를 개별적으로 지시하거나 위임한 적이 없음에도 간호사가 그의 주도 아래 전반적인 의료행위의 실시 여부를 결정하고 간호사에 의한 의료행위의 실시과정에도 의사 등이 지시‧관여하지 아니한 경우라면, 이는 구 의료법 제27조 제1항이 금지하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한다(대법원 2010도5964등 참조). 프로포폴 수면마취 시 원칙적으로 의사가 투여하는 것이 원칙이다(대법원 2012도16119 판결). 또 간호사는 의사의 개별적 지도 감독이 있더라도 사망을 진단할 수 없다(대법원 2017도10007). 

의사의 처방 없이 독감백신을 주사하는 경우(강릉지원 2020고단761), 마취 전문간호사가 인체에 마취액을 직접 주입하는 행위(대법원 2008도590), 간호사의 혈액투석(의정부지법 2017고단2074), 출장 검진 시 의사 없이 검진한 경우(서울동부지법 2019고정604). 자궁질도말세포병리검사를 한 경우(대법원 2005도5579), 뇌혈류 초음파검사와 심장초음파 검사를 한 경우(청주지법 2018고단3089), 캐스트 처치행위(부목 고정 제외, 대구지법 2017구합22536), L-tube 시술(부산지법 2020노2621), 그 밖에 간호사의 메조테라피 시술이나 니들링 시술 등은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한다. 

다만 간호사의 푸싱 행위(울산지검), 의사가 시행 여부 및 적용 부위와 강도 등을 결정하고 구체적 지시하에 시행된 간호사의 고주파온열암 치료(광주지법 2020나69513), 신경성형술 시행 시 환부에 삽입된 카테터 제거행위(대구지법 서부지원 2020고단1409)는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되지 않는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경찰 요청으로 의사 감독 없이 음주 운전자에게 채혈을 채혈에 대한 기소유예 처분과 척추경막외 삽입한 카테터를 제거한 행위에 대한 기소유예처분을 각각 취소한 바 있다. 

민사상 책임과 관련하여 간호사는 간호 또는 진료의 보조에 종사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진료를 보조할 의무는 있지만(대법원 2008도8606 판결), 이를 넘어서는 진찰·치료 등의 의료행위에 대하여 의사와 같은 주의의무나 설명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5. 7. 9. 선고 2013다33485 판결 등 참조).

4. 무면허의료행위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고(의료법제87조의2제2항제2호), 자격정지 3개월이 부과될 수 있다. 간호사의 행위가 의료법위반인지 애매한 경우 보건복지부에 질의해 보는 것도 추후 법적 문제에서 도움이 된다. PA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없는 이상 의료법위반으로 인한 책임은 간호사가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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