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중 3번째 절기, 우수(雨水)가 지났지만 찬바람은 여전히 매섭다. 우수와 경칩에는 대동강 물이 풀린다는 속담처럼 날씨도 점차 누그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봄 기운이 완연해질 수록 두꺼운 외투는 가벼운 옷차림으로 바뀌고, 따뜻한 음료보다 시원한 음료를 찾게 된다. 얼음이 있는 시원한 음료는 갈증을 해결해주지만 무심코 씹은 얼음으로 인해 치아에 찌릿한 감각이 느껴진다면 결코 쉽게 넘겨서는 안된다.
찌릿한 증상은 일시적일 수 있으나 음식을 씹을 때, 찬물을 마실 때, 바람이 입안으로 스칠 때도 시린 증상이 느껴진다면 균열이 생긴 것일 수 있다. 치아가 계속해서 과도한 힘을 받거나 충격으로 인해 금이 가 균열이 일어났다면 '치아균열 증후군(Tooth crack syundrome)'을 의심해봐야 한다.
치아균열 증후군 환자는 코로나19 이후 더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보도된 미국 치과의사 타미 첸 박사에 의하면 치아 균열이 코로나19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으나 재택근무로 소파, 침대 등에서 구부정하거나 엎드린 자세로 업무를 보게 되면 치아균열에 영향을 끼칠수 있고, 이러한 자세가 지속적인 압력을 가해 목과 어깨 근육이 뻣뻣해지면서 측두하악관절(TMJ)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또한 미국치아신경치료전문의협회(AAE)는 치아 균열 환자 증가 원인 중 하나를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로 볼 수 있다고 말했는데, 스트레스가 증가하면 수면중 이갈이(bruxism), 이악물기(clenching)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유독 치아 균열이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깍두기, 마른 오징어, 견과류 등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을 즐기는 식습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된다.
차가운 음료와 뜨거운 국물을 선호하는 경향도 있는데, 온도 자극으로 치아 균열이 생긴 부분이 더 민감하게 반응해 통증을 느껴 자각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초기에는 육안으로 미세한 균열을 확인하기 어렵고, 충치로 착각하거나 일시적으로 느껴 방치하다 더 큰 치료로 이어지기도 한다.
치아는 피부와 다르게 재생되지 않아 치아에 균열이 일어나더라도 자연적으로 붙지 않는다. 따라서 균열 틈을 레진으로 떼우거나 크라운을 씌워 더 벌어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하지만 균열을 통해 세균이 치아 신경을 오염시키면 신경치료를 해야하고, 뿌리까지 균열이 진행된 경우 치아 표면은 멀쩡해 보이더라도 발치가 불가피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이처럼 치아균열 증후군은 미세한 금으로 시작되어 더 큰 치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찌릿하고 예리한 통증, 시큰거리는 증상이 이어진다면 조기 진단을 통해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 딱딱하거나 질긴 음식은 피해야 하며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이 있다면 개선하는 것이 좋다.
격렬한 운동을 할 때 이를 위아래로 물거나 수면 중에도 무의식적으로 이갈이를 할 수 있는데, 치과 진료를 통해 보톡스나 구강 장치 이용 등의 개인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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