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중 환경 위험 요소 관리
지난 시간에는 해외여행 중 만날 수 있는 위험 요소 중 모기, 진드기 등의 곤충 물림의 예방에 대해 다뤘다. 이번에는 동물 교상(물림) 후 대처, 특히 공수병 예방을 중심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공수병(광견병)이란?>
공수병은 광견병에 걸린 동물에 물려 타액 속 광견병 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오면서 시작되며 1~3개월(10일~수년)의 잠복기를 거쳐 신경계를 침범해 신경계 증상이 나타나고 물에 대한 심한 공포를 느끼는 공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결국 연하, 호흡근이 마비되면서 사망하게 된다. 같은 바이러스에 의한 병이지만 사람이 걸리면 공수병, 동물이 걸리면 광견병으로 다르게 부른다.
공수병은 남극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발생하며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심으로 매년 수만 명이 이 병으로 사망한다. 다만 국내에서는 2004년 이후 공수병 환자 발생이 없으며, 2013년 이후 광견병 발생 보고도 없다.
공수병 예방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대처가 필요하다.
# 해외여행지에서 광견병 보유 동물에 물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광견병 바이러스는 대부분의 육상 포유동물 및 박쥐가 보유할 수 있다. 99%의 공수병은 개에 의해 발생하지만 미국은 박쥐에 의한 발생이 많으며 국내에서는 야생 너구리와 야생 너구리에 물린 개, 소, 고양이 등의 가축을 매개로 주로 발생했기 때문에 여행지마다 주의해야 할 동물이 다르다.
육상 야생 동물에 물린 경우는 바로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지만, 박쥐에 의한 교상은 상처가 보이지 않는 경우도 많고 자는 동안 물리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박쥐가 많은 동굴에 들어가는 것은 피해야 하고 침실이라 할지라도 수면한 곳에서 박쥐가 발견되면 박쥐에 물린 것으로 간주하고 공수병에 대한 적절한 사후 예방조치를 해야 한다.
# 광견병 위험 동물에 노출 전 예방 접종(Pre-exposure Prophylaxis, PrEP)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노출 전(여행 전) 공수병 예방 접종은 수의사, 실험실 종사자, 오지(동굴) 탐험가 등의 공수병 위험에 직업적으로 노출되거나 공수병에 대한 사후 예방조치가 어려운 지역을 장기간 여행할 때 권고된다.
노출 전 예방접종은 과거에는 0일, 7일, 28일(또는 21일) 총 3회 접종이 원칙이었지만, 2022년 5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회(0일, 7일)로 간소화된 노출 전 예방 접종을 권고했다.
# 광견병 위험 동물에 노출 후 예방조치(Post-Exposure Prophylaxis, PEP)는 필수적이다.
노출 후 기본적인 상처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동물에게 물리거나 긁힌 상처는 비누와 물로 15분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포비돈(povidone iodine) 등의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소독약을 바르고 가급적 상처 봉합은 수일간 지연하고 출혈 등으로 봉합이 필요한 경우는 봉합하기 전 공수병 면역글로불린을 상처 부위에 주사해야 한다.
면역력이 없는(과거 공수병 백신 접종력이 없는) 여행자는 최대한 빨리 상처 부위에 면역글로불린을 총 1회 주사하고, 추가로 0일, 3일, 7일 14일 총 4번 공수병 백신을 접종한다.
면역저하자이거나 또는 면역글로불린 주사를 맞지 못한 경우는 28일에 한 번 더 추가 접종을 시행해서 총 5번 공수병 백신을 접종한다. 면역력이 있는 여행자는 0일, 3일 총 2번 공수병 백신만 접종하며 면역글로불린 주사는 필요 없다.
이러한 노출 후 예방조치를 잘하면 공수병을 100%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출 후 예방조치 없이 잠복기를 지나 공수병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100% 사망하게 되므로 최대한 빨리 적절한 예방조치를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에 방문해야 한다.
국내에서 공수병 면역글로불린이나 백신 접종이 필요한 경우 국립중앙의료원을 방문하거나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백신을 구한 후 접종할 수 있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국제여행의학회 여행의학 인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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