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세기 팬데믹의 특징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의학과 과학이 발달하면서 전세계 대유행을 유발하는 병원체에 대한 원인 규명이 제한적으로 가능해졌다. 하지만 아직 백신과 치료제 개발은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에 팬데믹의 피해를 크게 줄이지는 못했다.
20세기 팬데믹은 1919년 ‘스페인 독감’과 1968년 ‘홍콩 독감’ 유행 시에 선언되었다. 두 유행 모두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서 발생했다.
19세기 이전에는 세균, 바이러스 등 병원체도 다양했고 감염 경로도 다양한 감염병들이 팬데믹을 일으켰다면 20세기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팬데믹만 발생했다.
인플루엔자(독감)는 유사 이래로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계절성 호흡기 감염병이다. 그런데 20세기 들어 독감의 팬데믹이 2번이나 발생했다는 것은 팬데믹을 일으킨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기존에 유행하던 기존의 계절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는 다른 특징을 가진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 21세기 팬데믹과 에피데믹의 특징
21세기 들어 발생한 에피데믹을 살펴본다면, 2003년 사스(SARS), 2014년 에볼라바이러스, 2015년 메르스(MERS), 2016년 지카바이러스 유행이 이에 해당한다.
이들 유행은 팬데믹까지는 일으키지는 않았지만 향후 팬데믹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사스와 메르스는 RNA 바이러스인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다.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증도 RNA 바이러스인 에볼라 바이러스가 일으킨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도 RNA 바이러스인 지카 바이러스가 원인 병원체다. 감염 경로는 다양하지만 21세기 들어 에피데믹을 일으킨 병원체는 모두 RNA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이다.
21세기 들어 발생한 팬데믹은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와 2020년 코로나19 유행이 해당한다.
2009년 발생한 ‘신종플루’는 20세기에 팬데믹을 일으켰던 스페인 독감과 홍콩 동감과 같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에 의한 호흡기 감염병이다. 그런데 이전과 같은 큰 피해를 남기지는 않았는데, 그 이유는 20세기와 21세기 사이의 의학과 과학의 발달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적인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2020년 팬데믹이 선언된 ‘코로나19’는 RNA 바이러스인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감염병이다. 사스와 메르스가 전세계 에피데믹을 일으켜 전 세계의 우려를 낳더니 아직도 전세계 팬데믹이 진행중인 코로나19는 에피데믹을 일으켰던 이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는 또다른 특징을 가지고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
요약하면, 19세기 이전의 팬데믹은 세균(콜레라, 페스트)과 DNA 바이러스(천연두) 등 다양한 병원체와 다양한 감염 경로에 의해서 발생했다.
20세기 이후에 발생한 팬데믹과 에피데믹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 에볼라 바이러스, 지카 바이러스 등에 의해서 발생했는데 4가지 감염병의 병원체가 모두 RNA 바이러스라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4가지 감염병 모두 인수공통감염병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즉, 20세기 이후 발생하고 있는 모든 팬데믹과 에피데믹은 인수공통감염병을 일으키는 신종 RNA 바이러스에 의해서 발생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주의가 필요하다.
다음에는 미래의 팬데믹과 에피데믹이 어떤 특징을 가지게 될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학술위원장, 감염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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