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치아 건강은 오복 중 하나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아무리 충치 없는 건강한 치아를 갖고 있다고 한들, 치아를 지지해주고 감싸고 있는 잇몸이 부실하다면 오복을 가진 것이라 말하기 어렵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 의료 빅데이터 시스템에 업데이트된 2020년 외래 다빈도 상병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해 ‘치은염 및 치주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위인 급성 기관지염(감기) 환자 수보다 1.5배 이상으로 1위를 차지하였다고 한다. 이처럼 많은 수의 환자들이 치주질환을 경험하고 있다.
치주질환은 잇몸질환, 잇몸병, 풍치라 불리며, 고혈압, 당뇨와 같이 만성 질환에 속한다. 치주질환은 크게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눌 수 있는데, 치은염은 염증이 잇몸에만 생기는 것이고 치주염은 잇몸의 염증뿐만 아니라 치아를 둘러싸고 있는 뼈까지 염증이 침투한 경우이다.
치주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은 잇몸이 붓고 피가 나며 이가 흔들리는 것이지만, 치주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되기 전까지는 대다수의 경우 이러한 문제를 인지하기 어려워 ‘침묵의 병’이라고도 한다.
치주질환의 특성상 휴지기와 진행기를 반복하는데, 적절한 시기에 치료가 개입되어 질환의 진행을 조절하지 못할 경우 골 흡수가 지속적으로 진행되면서 치아가 흔들리게 되고, 결국 치아를 뽑게 되는 일이 생긴다.
치주질환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치태(플라크)와 치석을 제거하는 구강 위생 관리이다. 구강 내에는 언제나 세균이 상주하기 때문에 수 분 내에 치태가 형성되며, 이러한 치태는 적절한 시기에 올바른 방법으로 칫솔질을 하여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를 열심히 닦아도 치태가 남아 있는 부분이 있게 되고, 남아 있는 치태는 타액(침) 등의 작용에 의해 딱딱하게 변해 칫솔질로 쉽게 제거되지 않는 치석이 된다. 이러한 치석은 스케일링 및 잇몸치료에 의해 제거되어져야 한다.
치주질환이 더 많이 진행될수록 치료에 드는 시간과 노력, 비용이 증가하게 되고, 심하게 진행된 경우에는 이를 뽑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기에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잇몸이 건강한 사람이라면 6개월이나 1년 간격으로 스케일링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피가 나거나 붓는 증상을 종종 보이는 초기의 치주질환(치은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도 스케일링은 중요하다. 어느 정도 진행된 치주질환의 경우도 스케일링은 첫 단계이자 기본적인 치료법이지만, 방사선사진과 잇몸 검사를 통해 현재의 잇몸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여 잇몸 아래와 뿌리 쪽까지 접근하여 치석을 제거하는 잇몸치료도 병행되어야 한다.
치주질환의 치료는 '완치'라는 개념이 없다. 이미 진행된 치주질환은 치료를 한다고 해도 원래의 건강한 잇몸으로 되돌아 갈 수 없고, 관리가 소홀해진다면 언제든 재발할 수 있으며 치아 주위의 뼈는 한 번 녹으면 다시 재생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치주질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올바른 칫솔질, 정기적인 구강 검진 및 스케일링이 뒷받침된 예방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미 치주질환이 발생한 경우라면 사소한 증상이더라도 간과하지 말고 치주질환의 진행을 차단하기 위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하며, 현재 잇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인 검진도 챙겨야 할 것이다.
Copyright @보건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