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식립 전, 자연치아 살리는것이 우선돼야

[구강 속 건치세상] 김현영 사과나무의료재단 사과나무치과병원 보존과 과장

식사 후 양치질뿐만 아니라 치간칫솔과 구강 세정기까지 평소 구강 위생관리 용품을 꾸준히 사용해 누구보다 열심히 치아를 관리한다 자부했던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들어 식사할 때마다 전과 다르게 시큰하고 욱신거리는 통증을 느끼게 됐다.

처음 찾게된 치과에서는 치아 뿌리에 염증이 생겨 발치를 권유 받았지만 주위에서 치과보존과에 대한 귀띔으로 보존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치과를 다시 찾아 방문했고 발치보다는 재신경치료를 통해 염증 조직을 제거해 자연치아를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하는 것을 권장 받았다.

다른 시술과 마찬가지로 마취가 서서히 풀리며 통증을 느낄 수 있었지만, 일상생활에 큰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으며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 한 숨 내쉴 수 있었다. 무엇보다 자연치아를 살릴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흔히 치아를 오복 중 하나라 말할 만큼 자연치아가 갖는 우수성은 수없이 많다. 그 중에서도 첫째, 고유의 세포와 조직을 갖고 있는 자연치아는 음식의 온도나 딱딱함 정도를 감지해 훨씬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며 외부자극에 대한 대처능력도 우수하다.

또 인공치아와 달리 자연치아에는 치주인대가 있는데 이는 외부자극에 대한 방어벽 역할을 하기 때문에 치주질환의 속도를 상대적으로 느리게 만들고 치료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도 기대할 수 있다. 음식물을 씹을 때도 치주인대가 쿠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울림 현상이 없으며 감각도 더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둘째, 치아마다 각각의 위치와 기능에 따라 고유의 뿌리 형태를 갖고 있는데, 외부 충격을 분산시키며 저작을 할 때마다 치아를 잘 지탱하기 위해 만들어져 더 튼튼할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전신건강과 연관이 깊다. 100세 시대를 맞이하는 요즘, 음식물을 씹는 저작 기능이 제대로 돼야 원활한 소화와 더불어 영양 균형을 맞출 수 있고, 이러한 저작 활동 자체가 섬유아세포성장인자(fibroblast growth factor) 분비를 활성화 시키기 때문에 뇌의 퇴화를 늦춰 기억력을 유지시킨다. 또한 뇌세포 회복과 학습을 촉진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여러 연구 결과로 확인이 가능하다.

자연치아가 좋은지, 임플란트가 좋은지에 대한 비교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 물론 자연치아와 유사성이 높은 임플란트는 대표적인 치과치료로 자리잡아 성공률이 높고, 안전해 상실된 치아를 대신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는 치료법이다.

하지만 임플란트가 자연치아를 100%로 대체할 수 없는 만큼 식립 전 소중한 자연치아를 최대한 살릴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을 우선으로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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