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수술실 CCTV 설치 논란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최근 대학생에게 안면 수술을 한 후 과다출혈로 사망하게 한 정형외과 의사의 업무상과실치사 사건, 부산 모 산부인과에서의 신생아 골절 사건, 지난해 양산 산부인과의 산모와 신생아 사건 등 여러 의료사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진료실, 수술실과 병실 이외에 병실 입구, 간호 데스크, 복도, 응급실, 폐쇄 병동 등에는 CCTV가 일부 설치되어 있다.
2. 의료소송에서 진료기록 감정 결과는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진료기록 작성 기한이 의료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고 의료인이 일방적으로 작성하고 불리한 내용은 작성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진료기록을 바탕으로 한 진료기록 감정 결과에 공정성 시비가 있다.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수술실, 처치실, 병실에서 이루어진 응급조치 등과 관련해 CCTV 영상은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CCTV를 입수하면 적어도 시간적인 순서에 따른 의료진과 의료기구의 입·출입, 의료 처치 내용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의료사고뿐만 아니라 의료인에 대한 폭행 사건에서도 CCTV 영상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3. 의료사고 후 환자가 병원에 CCTV 영상 열람을 신청하는 경우, 병원에서는 개인정보를 이유로 열람을 거절하기도 하고, 환자에게 직접 열람을 해 주거나, 경찰관의 입회하에 이를 허락하는 때도 있다. 그러나 병원에서 영상에 출연하는 본인의 동의가 없거나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수사 및 재판 목적 등 예외 규정 이외에 CCTV 영상을 제공하면 개인정보보호법 제18조 제1항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4. 형사고발이 된 경우 경찰이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CCTV 영상을 입수하는 경우가 있지만, 일반적인 의료사고로 환자가 사망한 변사사건에서 CCTV 영상을 압수하는 경우는 드물다. 민사소송이나 형사소송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위 영상은 보관기간이 정해져 있어 미리 확보하지 않으면 증거가 사라져 CCTV 영상을 미리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 이 경우 환자 측은 민사사건에서는 민사소송법 제375조, 형사사건의 경우에는 형사소송법 제184조에 의하여 법원에 증거보전신청을 하면 된다. 법원에서 결정을 하면 병원에서 영상자료를 법원에 제출한다. 통상적으로 증거보전신청 후 1주일 이내에 결정이 나고 환자 측은 법원에서 CCTV 영상을 바로 입수할 수 있다.
5. 위와 같이 환자 측에서 CCTV 영상 교부를 요청한 경우, 병원에서 위 법률 규정에 의하지 않고 이를 열람해 주거나 교부해 주는 것은 원칙적으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다. 최근 의료사고 발생 시 진료기록보다는 CCTV 영상에 의존하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수술실이나 진료실에 CCTV를 설치하는 문제와 별도로 현재 의료사고나 응급실 폭행에 있어 CCTV 영상이나 녹음은 진실 발견에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지금도 CCTV는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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