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75% 한번쯤 경험…방치하면 만성화

[질병탐구 / 질염]

칸디다성 질염 75% 차지… 만성·재발률 높아 관리 중요
면역력 저하·혐기성 세균 증가 원인… 청결함 유지해야

'여성의 감기'라고 불리는 질염은 질 부위의 염증 상태를 말한다. 보통 여성 중 약 75%는 한 번쯤 질염을 경험하며 치료를 한 이후에도 재발률이 50% 이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질염 증상이 나타났을때 질환에 대해 잘 알지 못하거나 산부인과를 가는 것이 두려워 질염을 방치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질염 증상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만성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증상과 원인을 제대로 파악해 빠르게 치료해야 하는 여성질환 중 하나다.

특히 난임 치료를 받는 여성들은 이식을 준비하며 질정을 쓰는 경우가 많은데, 관리가 미흡하면 질염이 생기기가 쉽다. 질염 중 가장 흔히 발생하는 것은 칸디다 질염으로 여성의 75%가 평생 적어도 한 번은 경험하며, 약 5~10%에서는 반복적으로 감염된다. 이 질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균은 칸디다 알비칸스라는 진균으로 칸디다 질염의 85~90%를 차지하고 있다.

◇원인
건강한 질은 90~95% 이상이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균으로 이뤄져 있으며 세균성 질염은 락토바실러스균이 줄어들고 가드넬라, 유리아 플라스마 등의 혐기성 세균의 양이 늘어나 질의 환경 균형이 깨져 발생한다. 다른 질염과는 달리 성교통이 없으며 비릿한 냄새가 나거나 회색 분비물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다.

질은 평소 pH 3.8~4.5로 강한 산성을 유지해 외부로부터 세균이 침입하는 것을 막는다. 그러나 질 안의 산성도가 정상적인 범위를 유지하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하면 질염이 악화할 수 있다.

건강한 질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유익균 락토바실러스균이 줄어드는 등 질 내 환경 불균형에 의해서도 질염이 발생하거나 심해질 수 있다. 여성 청결제와 세정제도 자주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여성 청결제를 자주 사용하면 질이 건조해지고 방어 기능을 떨어트릴 수 있다. 또 알칼리성 세정제로 질 내부를 씻으면 질 속의 산도 균형이 파괴되고 유익균까지 공격해 질염에 더 취약해진다.

질염의 근본적 원인은 면역력 저하이므로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습관 유지, 충분한 수면과 올바른 식습관을 꾸준히 지켜야 한다.

질 내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는 한 번 사라지면 다시 서식하기 힘들어 질염 환자의 50% 이상이 재발한다. 만성화되면 골반염이나 방광염으로 발전하거나 임신했을 때 위험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진단과 관리가 필요하다.

◇종류
세균성 질염- 만약, 생선 비린내와 비슷한 악취가 나고 회색의 질 분비물이 증가한 증상이 있다면 세균성 질염일 가능성이 높다. 세균성 질염은 질을 산성으로 유지하게 하는 락토바실러스라는 유산균이 줄어들고 혐기성 세균이 증식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우리 몸을 정상적으로 유지시켜주는 유익한 균인 락토바실러스 유산균이 줄어드는 요인은 잦은 성관계 또는 질 깊숙한 곳까지 물이나 비누로 씻는 뒷물과 같은 습관이다. 락토바실러스 유산균은 줄어든 후 다시 서식하기 어렵기 때문에 세균성 질염이 재발하기 쉽다. 그러므로 세균성 질염을 치료하기 위해 혐기성 세균에 대한 적절한 항생제 사용과 함께 물이나 비누 대신 질 세정제를 사용하거나 외음부 부분만 씻고 잘 말리는 습관 교정이 중요하다.

질편모충증- 질염은 성 접촉을 통해 발생하기도 하는데 그 중 질편모충증이 대표적이다. 질편모충증은 트리코모나스라는 원충이 감염돼 발생하는 질환으로, 주요 증상은 가려움증과 외음부 부위의 홍반이나 부종이 있을 수 있다. 주로 세균성 질염과 동반돼 나타나기 때문에 악취가 나는 분비물이 생길 수도 있다. 이 경우에는 성 파트너와 함께 치료해야 하며, 원충은 물에서도 움직일 수 있으므로 목욕탕, 수영장, 젖은 수건 등을 통해 전파될 수 있기 때문에 치료가 완료될 때까지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곰팡이성 질염- 하얀색 질 분비물이 증가하고 가려움증까지 있다면 곰팡이성 질염을 의심해야 한다. 가려운 증상 때문에 피부를 심하게 긁는 경우에는 외음부 작열감과 질 동통, 성교통, 배뇨곤란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곰팡이성 질염은 항진균제로 치료가 가능하며, 병변 부위의 국소적 치료는 질정이나 연고로 잘 치료되어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당뇨병, 비만, 항생제 치료, 임신, 면역이 약화된 환자 등에서 잘 나타나는 편이다. 재발이 흔한 편이며, 1년에 4회 이상 곰팡이성 질염이 발병하는 경우에는 6개월간의 장기 요법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위축성 질염- 가려움은 심하나 질 분비물이 많지 않고, 가끔 출혈도 동반될 때는 위축성 질염을 의심할 수 있다. 폐경 이후 에스트로겐 양이 감소하면서 질 점막이 얇아지고 질 분비물이 줄어들면서 질이 건조해지고 메마른 상태가 되어 가벼운 자극에도 출혈이 생기게 된다. 또한, 질 점액의 방어 기능도 줄어들어 세균에 쉽게 감염되는 경향도 있다. 이는 여성호르몬이 부족해져 나타나는 증상이므로 에스트로겐 투여가 치료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국소 증상만 있을 때는 질 크림을 도포하거나 질정을 투여해 치료를 하며 다른 전신적인 폐경 증상이 있다면 경구복용 약을 고려해야 한다. 

◇증상
질분비물이 흔하고 심한 경우 속옷이 젖을 정도로 질분비물이 많은 경우도 있으며 질분비물에서 비린내 같은 악취가 나는 경우도 있다. 정상적인 질분비물과는 구분해야 합니다. 정상적인 질분비물은 질에서 떨어져 나오는 세포 사이의 조직액이 밖으로 스며 나오는 삼출액과 자궁경부에서 나오는 점액, 자궁내막, 나팔관의 삼출액 등이 있는데, 색이 희고 뭉쳐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질염에 걸리면 질입구의 가려움, 화끈거림, 성관계 시 통증, 배뇨 시 쓰라림 등을 동반한다.

◇경과/합병증
세균성 질염은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골반염으로 진행할 수 있고 심한 경우 불임, 만성 골반통, 또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임산부가 질염에 감염된 경우 조기파수나 조산, 융모양막염, 자궁내막염의 위험도 있으므로 적기에 치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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