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복부수술 따른 장유착도 원인
초기 감압조치 …심할땐 수술 최선
장폐색이 진행되면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일은 거의 없다. 외과 진단을 받아 진단결과에 따라 치료를 받아야 하며, 장폐색은 치료 후 예후는 양호하지만 재발이 잘 일어난다. 이 때문에 평소에 없던 지속적인 변비, 반대로 잦은 설사, 복통, 오심, 구토, 체중감소가 일어난다면 장폐색증 증상을 의심해보고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용인세브란스병원 대장항문외과 한윤대 교수를 만나 장폐색증에 대해 들어본다.
Q. 장폐색은 개복수술 이후 많이 발생한다고 하는데, 어떤 경우 잘 생기나?
A. 장폐색은 말 그대로 장의 일부가 어떤 원인에 의해 부분적으로 혹은 완전히 막혀서 음식물이나 장내용물 등이 넘어가지 못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러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과거 복부 수술에 따른 장유착이 된다. 과거에 복부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환자는 복강 내에 band 같은 띠가 형성되거나, 조직의 섬유화로 인해 장유착이 쉽게 생기게 된다. 이렇게 되면, 수술받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장운동이 원활하기 어렵고, 유착 부위는 각이 생기거나 좁아지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기계적 폐쇄를 유발하기 쉽다. 개복수술 이후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아무래도 최근 많이 시행되는 복강경 수술에 비해 개복수술이 외부에 노출되는 복강 부위가 상대적으로 많아, 장폐색을 유발할 수 있는 장유착이 생길 가능성이 더 높기 떄문이다. 이 외에도 대장암이라던지, 탈장, 장중첩, 장 자체가 꼬이는 장염전 등의 경우에도 기계적 폐쇄에 의한 장폐색이 올 수 있는 요인이다. 기계적 폐쇄보다는 드물지만, 가성장폐색(Pseudoobstruction) 이라고 해 실질적인 장의 막힘없이, 장근육이나 신경의 문제로 장 연동운동(Peristalsis)에 이상이 생겨 마치 장폐색과 같은 증상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다.
Q. 장폐색인 경우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하던데 치료시기를 놓치면 위험한가?
A. 장폐색은 치료시기가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장폐색이 풀리지 않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장으로 공급되는 혈류가 원활하지 않아 결국에는 조직의 괴사를 유발, 장이 썩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장이 터지거나, 염증에 의한 복막염 등으로 패혈증이 유발될 수 있어 환자를 잃을 수도 있다.
Q. 장폐색이 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은
A. 장폐색이 암으로 발전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암발생 기전과 관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암은 일정 기간의 진행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장폐색은 주로 급성으로 진행되어서 큰 상관이 없다. 다만, 반대로 암 때문에 장이 막혀서 장폐색이 생길 수는 있겠다.
Q. 장폐색에 있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A. 장폐색은 치료 시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증상이 생기면 빠른 진단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다만, 그 증상이 비특이적이어서 병원에 늦게 오게 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주된 증상은 복통과 오심, 구토인데 장폐색이 일어난 부위로 음식물 등을 밀어내려고 하다보니 간헐적 혹은 경련성의 복통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장폐색 부위를 넘어가지 못하는 음식물, 소화액, 가스 등이 쌓이면서 오심 및 구토가 발생하게 된다. 이로 인해 점차 장이 붓고, 장허혈이 오게 되어, 장내 소화 및 흡수 기능의 장애가 생기고, 결국 수분 결핍 및 전해질 불균형에 의한 탈수, 저혈압, 빈맥 등의 중증 상태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복통이나 오심 구토 등이 갑자기 생긴 경우, 주저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Q. 장폐색은 수술 이외에는 치료법이 없는지?
A. 이미 패혈증이 올 정도의 장폐색이 생기면 가능한 빠른 수술적 치료가 우선이다. 그러나 아직 장폐색이 초기라 증상이나 활력 징후 및 여러 검사 결과가 나쁘지 않다면 우선 금식을 하면서 감압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 막힌 장의 상부에 쌓여 있는 장 내용물 및 가스를 배출시켜 팽창된 부위를 감압시키는 것인데, 일반적으로 코를 통해 꽂는 기다란 레빈 튜브에 음압을 걸어 장내 압력을 감소시키게 된다. 이렇게 하면 환자의 복부 팽만감 및 통증 등의 증상이 호전되고, 장 천공 및 패혈증 등의 장폐색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내과적인 치료로 환자의 증상을 호전시킨 후 계획수술을 진행하면 보다 안정적이며 때로는 내과적 치료만으로 장유착이 풀어지면서 장폐색이 완전히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그럴 경우 수술적 치료를 유보할 수도 있지만, 언제든 다시 재발할 가능성에 대해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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