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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아닌 소장·대장에 결핵균 침범…20~50대 다발

[질병탐구/ 장결핵]

임중선 기자jslim1971@bokuennews.com / 2018.12.03 09:31:30

복통․설사․체중감소․발열․혈변 등 주요 증상

항결핵제로 호전…크론병과 비슷 확진 어려워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은 폐 뿐 아니라 위장관, 관절, 뇌수막, 심낭, 비뇨생식기계 등 많은 장기를 침범할 수 있는데 이를 폐외결핵이라 하며 전체 결핵의 약 10~15%를 차지한다.

폐외결핵의 하나인 장결핵은 소장 및 대장을 침범하며 결핵균이 증명되거나 임상 양상 또는 병리학적 소견이 장결핵에 합당하고 항결핵제 치료 후 호전되는 경우로 정의될 수 있다.

장결핵은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서양에서 비교적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질환이었지만 효과적인 결핵 치료제의 등장과 환경 개선 및 생활수준 향상에 따라 지속적인 감소 추세를 보였습니다.

최근 면역억제제의 사용 증가,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의 전파 등을 이유로 다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아직도 드물지 않게 접하는 질환으로 최근 생활양식이 서구화됨에 따라 증가하고 있는 크론병과 감별하기 쉽지 않아 진단에 어려움을 겪는 질환이다.

◇증상

장결핵은 20~50 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장결핵을 진단할 수 있는 특징적인 증상은 없으나 복통, 설사, 체중감소 등의 증상은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 나타난다. 이외에도 발열, 식욕감퇴, 혈변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은 대개 천천히 나타나며 수년에 걸쳐 나타날 수도 있다.

약 30%의 환자에서 위장관 이외의 다른 부위에 활동성 결핵 병변이 동반되어 있고 이에 의한 증상이 같이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폐결핵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고 결핵성 복막염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에는 복수에 의한 복부 팽만이 나타날 수 있다.

◇진단

앞에서 기술된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해 의사의 진료를 받게 되면 자세한 문진과 함께 환자의 증상을 평가하고 복부를 중심으로 신체검사를 시행하며, 통상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1. 문진

증상의 발생 시기와 심한 정도, 과거병력, 약물 복용여부, 일반 건강상태 등 전반에 걸친 내용을 확인한다. 특히 과거 결핵에 걸린 적이 있는지, 결핵 환자와 접촉한 적이 있는지에 대한 문진이 필요하며 면역이 약화될 수 있는 여러 가지 질환이나 약제 투여력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

2. 신체검사

복부에 대한 신체검사는 눈으로 이상 소견이 있는지 관찰하고 청진기로 장의 운동에 의해 발생하는 소리에 이상이 있는지 들어보게 된다. 복부에 종괴가 만져지는지, 손으로 눌렀을 때 아픈 부분이 있는지 진찰한다. 다른 결핵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복부 뿐 아니라 신체의 다른 부위에 대한 진찰도 필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폐결핵이 있는지 가슴 부위를 청진할 수 있고 결핵성 림프절염이 있는지 신체의 여러 부위를 만져볼 수 있다.

3. 대장내시경 검사

대부분의 장결핵 환자들은 복통이나 설사 등 대장 질환에서 기인할 수 있는 증상들을 호소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우선적으로 시행하게 된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장결핵을 진단하고 치료 경과를 관찰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검사라고 할 수 있다. 대장내시경은 대장 전체를 관찰할 수 있고 소장의 가장 끝부분인 회장말단부도 관찰이 가능하다.

대장내시경을 시행하면 장결핵 환자의 경우 대장에서 관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병변은 궤양이다. 궤양은 대장 어디에서나 관찰될 수 있지만 회장말단부와 맹장부위에서 가장 빈번하게 관찰되고 상행결장, 횡행결장의 순서로 흔하게 관찰된다. 궤양의 모양은 다양하지만 대장 내강을 둥그렇게 둘러싸는 모양이 가장 특징적인 소견이다. 장결핵은 일종의 만성 염증이기 때문에 염증이 악화되고 치유되는 과정의 결과로 상처가 남게 되는데 반흔이나 염증성 용종들이 관찰될 수 있고 회장말단부와 맹장사이에서 판막 역할을 하는 회맹판이 변형되어 항상 열려 있는 모양으로 보이기도 한다.

장결핵 환자에서 발견되는 염증성 용종은 거의 대부분 대장암이나 다른 나쁜 병변으로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보통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하여 대장용종(선종)을 제거하는 것과는 다르게 이해해야 한다. 특별한 증상이 없이 건강 검진을 위해 대장내시경을 시행하는 경우 종종 궤양은 없이 반흔이나 염증성 용종들이 관찰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대부분 과거에 본인도 모르게 장결핵을 앓고 지나간 흔적이며 특별한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대장내시경 검사 중 대장에 궤양이 관찰되면 대장암이나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과 감별해야 한다. 대장암은 보통 하나의 궤양과 이에 동반된 종괴의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감별이 어렵지 않다. 문제는 크론병과의 감별이다.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하는 크론병은 과거에는 국내에서 거의 발생하지 않았던 질환으로 최근에는 생활 양식의 서구화 등의 이유로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크론병은 입에서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염증이 생기고 궤양이 발생하는 원인 미상의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크론병의 경우에도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다양한 모양의 궤양을 관찰할 수 있는데 결핵의 경우와 달리 대장의 종축을 따라 길게 패이는 경우와 조약돌을 뿌려놓은 듯한 모양으로 패이는 경우가 특징적인 소견이다. 궤양의 모양이 장결핵 또는 크론병에 특징적인 경우는 많지 않아 두 가지 질환을 구별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추가적인 조직 검사나 다른 검사를 통해서도 감별이 되지 않아 의사들의 고민이 되기도 한다. 왜냐 하면 두 가지 질환의 치료법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4. 대장내시경 조직검사

대장내시경 검사 중 장결핵이 의심되는 병변을 발견하게 되면 병변 부위에서 조직을 채취해 병리학적 검사를 하게 된다. 병리학적 검사에서 건락성 괴사를 동반한 육아종이 관찰되면 이는 장결핵의 매우 특징적인 소견으로 장결핵 확진이 가능하지만, 만성 활동성 염증만이 관찰되어 다른 질환가 감별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건락성 괴사는 보이지 않고 비건락성 괴사를 동반한 육아종이 관찰되는 경우에는 크론병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결핵균을 관찰하기 위해 항산균(AFB) 염색에서 항산균이 관찰되면 장결핵 확진이 가능하다. 결핵균 배양 검사도 시행하는데 역시 결핵균이 자라면 장결핵 확진이 가능하나 보통 2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균이 자라면 우선 항산균 염색을 실시해 자란 균이 항산균인지 여부를 먼저 확인한 후 균동정을 시행해 결핵균 여부를 확인한다. 결핵균이 배양된 경우 꼭 약제 감수성 검사를 의뢰해 1차 약제 내성균의 가능성을 검토하게 된다.

5. 투베르쿨린 피부반응검사

잠복성 또는 활동성 폐결핵 환자의 진단에 이용되는 투베르쿨린 피부반응검사도 장결핵의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투베르쿨린 피부반응검사는 결핵균의 배양액으로부터 분리된 물질을 피내에 주사해 이에 대한 과민 반응이 일어나는지 검사하는 것이다. 검사 방법은 피부 병변이 없는 깨끗한 팔 아래쪽의 앞면이나 뒷면에 가는 바늘을 이용해 검사 물질을 피부 바로 아래 주사하고 48∼72시간 후 부풀어 오른 부분의 지름을 측정해 10mm 이상이면 양성으로 판정한다. 양성인 경우 장결핵일 가능성이 수배 증가하지만 장결핵 환자에서도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올 수 있고 장결핵 환자가 아닌 경우에도 양성으로 나올 수 있어 진단에 확정적이지는 않으며 참고 사항의 하나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6. 혈액 Interferon-γ 검사법

과거 결핵균에 감작된 면역세포에 결핵균 항원을 자극해 분비되는 인터페론 감마를 측정해 결핵의 감염 유무를 진단하는 혈액검사(QuantiFERON)가 최근 이용되고 있다. 양성인 경우 활동 결핵과 잠복 결핵이 모두 가능하지만, 음성인 경우 전적으로 결핵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단점이 있다.

7. 혈액검사

장결핵 환자에서 혈액 검사를 해 보면 지속적인 출혈 및 만성 질환에 의한 빈혈과 영양 결핍으로 인한 저알부민 혈증이 관찰될 수 있다. 일종의 염증성 질환이기 때문에 염증에 의해 증가되는 검사 소견들이 관찰될 수 있는데 적혈구 침강 속도(ESR)의 증가와 C 반응성 단백질(CRP) 증가가 관찰될 수 있다. 염증 지표들은 항결핵제 치료 시 치료 효과를 가늠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서양의 경우 결핵이 드문 질환이기 때문에 결핵이 의심되는 경우 면역력이 감소되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HIV 혈청 검사를 시행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장결핵 환자에서 HIV 항체 양성률은 아직까지 0%로 보고되고 있으나 점점 HIV 항체 양성자가 많아지는 추세이므로 향후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장결핵 환자에게 HIV 혈청 검사가 필요할 것이다.

8. 흉부방사선검사 및 기타 방사선검사

장결핵 환자의 활동성 폐결핵의 동반율은 30∼70%이며, 장결핵이 의심되는 환자는 흉부방사선검사가 감별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대장조영술은 궤양, 주름 비후 등의 점막 소견뿐만 아니라 내강의 지름, 협착, 변형 등을 알아볼 수 있지만 비특이적인 소견이 많아 유용성에 한계가 있다. 궤양의 형태 및 반흔 여부 등 미세한 소견을 알기 힘들고 점막 조직의 생검이 불가능해 대장내시경을 대체하는 검사법이라기 보다는 대장내시경을 보완할 수 있는 검사법으로 사용한다. 소장조영술에서 장간막측의 선상 궤양과 함께 반대편에 가성주머니 소견이 관찰되는 경우 크론병의 특징적인 소견으로 장결핵과 감별이 가능하나, 정밀한 검사를 사용하는 추세이다. 장결핵이 결핵성 복막염이나 결핵성 장간막 림프절염과 동반될 경우 복부전산화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이 감별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9. 경험적 항결핵 치료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조직 검사에서 건락성 괴사를 동반한 육아종 또는 항산균이 관찰되거나 결핵균이 배양되는 경우에는 장결핵으로 확진할 수 있지만 이러한 경우는 실제로 전제 장결핵 환자의 약 1/3에 불과하다. 많은 장결핵 환자들은 여러 가지 임상 양상이나 대장내시경검사 소견 및 조직검사 소견 등을 종합해 장결핵이 의심되면 항결핵제를 투여한 후 임상 경과가 호전되는 것을 관찰하고 진단하게 된다. 항결핵제를 투여하게 되면 보통 복통이나 설사와 같은 증상은 2-4주 이내에 호전된다.

항결핵제를 2~3개월 간 투여하고 병변의 호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대장내시경을 다시 시행해 보면 이전에 관찰되던 궤양들이 사라지거나 매우 호전된 상태를 관찰할 수 있는데 이런 경우 장결핵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반흔이나 염증성 용종은 그대로 남거나 또는 오히려 더 생길 수 있으나 이는 염증이 지나간 흔적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항결핵제 투여 후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호전된 소견이 없으면 기존의 항결핵제에 저항성을 가진 결핵균에 의한 장결핵을 생각해 볼 수 있으나 이는 매우 드문 경우이며 대부분 크론병과 같은 장결핵 이외의 다른 질환들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예방방법

우리나라는 결핵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지역이므로 국민 모두가 결핵에 걸릴 위험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결핵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출생 후 가능한 한 빨리 비씨지(BCG) 접종을 받는 것이다. 비씨지 백신은 매우 안전한 백신 중 하나이며, 우리나라에서 아주 높은 결핵 예방 효과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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