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질환 ‘종착역’…호흡곤란·부종 지속되면 의심
심근경색·고혈압·당뇨·선천성 심질환 등 원인질환
심장이 제대로 혈액을 짜내지 못해 호흡곤란, 만성피로 등이 나타나는 심부전증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심부전 유병률은 인구의 고령화와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2040년 국내 심부전 환자 유병률은 인구의 3%가 넘는 172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 환자의 절반, 남성 환자의 35%가 5년 내 사망한다. 특히 심부전 환자 3명 중 1명이 1년 내 입원을 경험하며, 이로 인한 환자들의 사회경제적 부담 역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심부전은 심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체내 대사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로 여러 심장 질환의 마지막 단계에서 발생한다. 이 때문에 심부전증은 관상동맥질환, 동맥경화, 고혈압, 판막질환, 부정맥 등 모든 심장질환의 ‘종착역’으로도 불린다.
심부전은 일단 진단 받으면 예후가 좋지 않아 폐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암보다 생존율이 낮고 반복적인 입원과 응급실 방문으로 인해 의료비 부담이 높다.
◇원인
원인 질환에 따라 심부전이 발생되는 기전이 서로 다르고, 나타나는 주된 증상과 소견도 다르다. 심장 기능이 정상이었다 하더라도 빈혈, 갑상샘 기능 항진증, 부정맥 등의 질환이 오래 되면 심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심부전의 치료는 심장 기능의 상태와 원인 질환에 따라 달라진다. 심부전은 급성 심부전과 만성 심부전으로 나뉘는데 급성 심근경색증이나 판막파열로 인해 급성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점차적으로 진행하는 만성 심부전이 대다수다.
심부전은 심장의 구조적, 기능적 이상으로 심장이 혈액을 받아들이는 이완 기능이나 혈액을 다른 기관으로 내보내는 수축 기능이 저하돼 생긴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고혈압, 심근경색, 심혈관질환 등이 있으며, 유전적 요인이나 알코올의 고도한 섭취 등도 심부전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심부전증 증상 중 가장 흔한 것은 숨이 차거나 심장이 정상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혹은 느리게 뛰는 것이다. 만일 가만히 있거나 계단을 오르는 가벼운 움직임에도 과도하게 숨이 차거나 심장이 빠르게 뛴다면 심부전을 의심해야 한다.
◇증상
심장 기능에 장애가 생기면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전신에 영향을 끼치므로 호흡장애, 기침, 부종, 피로감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운동 시 호흡곤란, 야뇨증, 발작성 야간 호흡곤란, 하지부종, 부정맥 등이 있을 경우 심부전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특히 찬바람이 부는 환절기에는 갑자기 심장이 뻐근해진다거나 급격하게 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심부전증의 정도에 따라 여러가지로 나타나지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초기에는 운동 시에만 호흡곤란이 나타나지만 심부전증이 진행됨에 따라 평소에도 호흡곤란이 일어날 수 있다. 이때 심장으로 돌아오는 혈액량의 차이로 인해 호흡곤란이 더 심해지므로 상체를 일으켜 앉은채로 숨을 쉬는 것이 좋다. 심부전 같은 심장질환의 경우 마른기침과 천명(쌕쌕거리는 소리)을 동반할 수 있다. 호흡 곤란 증세는 점점 심해져서 나중에는 운동을 하지 않아도 발생하고 누웠을 때 더욱 심해져 잠을 잘 수 없을 정도가 되기도 한다.
심박출량 감소에 의한 대표적인 증상으로 피로감이 빨리 오며, 관상동맥 질환이 있는 환자는 협심증 증상이 악화될 수 있고, 뇌동맥의 동맥경화가 흔한 노년층은 의식장애가 올 수도 있다. 전신 울혈에 의한 증상은 간 울혈에 의한 간 비대 및 복부 불편감, 다리 부종이 대표적이며, 소아는 피하 조직이 적은 부위, 즉 손등·발등·눈 주위에 부종이 나타난다. 이 외에도 소화불량, 식욕 감소 등이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진단
심부전은 1차적으로 환자의 증상과 신체 검진 소견을 통해 의심하고 진단을 위한 검사를 진행한다. 기본적으로 심전도와 흉부 X선 촬영을 하고 원인 질환이나 심부전을 악화시킨 원인을 찾기 위해 혈액검사 및 심장 초음파검사를 시행한다. 이런 기본적인 검사 외에 심부전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키는 원인에 따라 다양한 검사를 시행한다.
△문진-자각 증상, 기왕증(과거에 걸렸던 병), 생활 습관, 현재 복용중인 약물 등에 대해 의사로부터 질문을 받는다.
△시진·촉진·청진-피부 및 신체의 비만과 부종 상태, 심장과 동맥의 박동, 심장과 폐와 혈관의 소리 등을 조사한다.
△혈액 검사-심장에 부하가 있으면 많이 분비되는 B형 나트륨 이뇨 펩타이드 (BNP)와 심방 나트륨 이뇨 펩티드 (ANP) 등의 혈중 농도를 조사한다.
△혈압 측정-혈압을 측정한다.
△심전도 검사-심장이 정상인지 심장 벽이 두꺼워져 있지 않은 지를 조사하고, 심근 경색, 협심증, 부정맥 등의 유무도를 검사한다.
△흉부 X선 검사-심장의 비대나 폐 울혈 등을 검사한다.
△심장 초음파 검사-초음파에 의해 심장의 화상을 그려 심장 기능 전반을 검사한다.
◇치료
심부전 환자는 증상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대부분 심부전 환자는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를 먼저 받는다. 심부전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 질환이 있으면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원칙이다. 대부분의 환자가 정상 심장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이고 장기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급성 심부전 환자의 경우라면 악화 요인을 제거하고 약물로 증상을 호전시키는 치료를 실시한다. 만성 심부전 환자는 그 원인에 따라, 관상동맥 협착에 의한 심부전은 시술 혹은 수술을 통해 관상동맥 협착을 해결하고 중증의 판막 질환이 원인인 심부전은 판막 수술과 같은 특수한 치료를 실시한다. 만약 고혈압이 원인이라면 항고혈압 약물 투여가 필요하다. 하지만 만성 심부전의 경우 약물 치료로 어느 정도 증상을 조절할 수 있지만 한계가 있으며 심부전 이전의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다.
말기 심부전 환자는 1년 내 치사율이 70~80%로 암 환자의 치사율보다 높다. 장기 이식 수술을 받으면 1년 내 생존율이 90% 이상이며 10년 내 생존율은 60~70%로 매우 높아진다. 한마디로 말기 심부전 환자에게는 인공심장이식술이나 심장이식 수술이 마지막 희망인 것이다.
그러나 심장이식수술은 관상동맥수술, 판막수술, 대동맥수술 등 다른 심장 수술을 모두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실시할 수 있어야 시도할 수 있을 만큼 난이도가 높은 수술이라서 국내에서는 대학병원급의 몇 안 되는 대형 병원에서만 심장이식수술을 실시하고 있다.
◇예방
심부전 예방 및 심장을 건강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심장에 부담이 되는 생활 습관을 피하는 것이 좋다. 심부전증은 다른 질환과 달리 치료나 예방에 있어 의사보다 환자 의지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생활습관을 교정하면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진행을 느리게 할 수 있다. 우선 혈관을 좁게 만들어 심장이 더 많은 힘을 들여 펌프질을 하도록 만드는 담배는 피우지 않아야 한다. 물론 과음도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음식 중에 주의해야 할 것은 짜게 먹는 것과 카페인이 든 음료다. 운동은 다리나 팔 같은 곳의 근육은 물론 심장 근육과 혈관의 탄력성에도 도움이 되므로 빠르게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한번에 30분 이상, 일주일에 3번 이상은 해야 한다. 이와 함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등 생활습관병 관리가 필요한데, 이들 질환은 합병증을 불러와 심장을 비롯해 혈관 건강을 망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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