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환자가 지역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을 잇는 신속한 의료전달체계 덕분에 응급 심장수술을 받고 건강하게 퇴원했다. 고령과 뇌출혈 병력, 부정맥 등 여러 위험요인을 안고 있었지만, 환자 상태에 맞춘 수술법과 병원 간 긴밀한 협력이 생명을 살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 김용한 교수(심장혈관흉부외과)팀은 최근 경기 지역 병원에서 전원된 초고령 심근경색 환자에게 관상동맥우회술을 시행하고, 수술 전후 발견된 부정맥까지 치료해 성공적으로 퇴원시켰다고 밝혔다.
이번 사례는 지역병원과 상급종합병원 간 응급 핫라인을 통한 신속한 정보 공유와 전원이 실제 치료 결과를 좌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환자 전모씨는 주민등록상 87세지만 가족에 따르면 실제 나이는 91세였다. 전씨는 지난달 말 경기 지역 병원에서 심근경색 진단을 받았지만 관상동맥의 심한 석회화로 인해 혈관을 직접 넓히는 중재시술이 어려운 상태였다.
고령인데다 뇌출혈 병력 등 기저질환까지 있어 전신마취를 동반한 수술 역시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이에 지역병원은 응급 핫라인을 통해 서울성모병원에 수술적 치료를 의뢰했고, 환자는 신속하게 전원됐다.
김용한 교수는 환자가 도착한 직후 보호자와 면담해 실제 연령과 기존 병력, 현재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이후 심장 기능과 전신 상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술의 위험성과 기대 효과를 검토한 뒤 수술을 결정했다.
의료진은 환자의 고령과 전신 부담을 고려해 심장을 멈추지 않고 시행하는 무인공심폐 관상동맥우회술(Off-pump CABG)을 선택했다.
무인공심폐 방식은 인공심폐기를 이용해 혈액을 체외로 순환시키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우회혈관을 연결하는 수술법이다. 환자 상태에 따라 체외순환에 따른 전신 부담을 줄일 수 있어 고령이거나 여러 동반질환을 가진 환자에서 고려될 수 있다.
수술은 약 3시간 동안 진행됐으며, 의료진은 막힌 관상동맥을 우회해 심장으로 가는 혈류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도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견됐다. 심전도 모니터링에서 심장의 전기신호가 심방에서 심실로 원활하게 전달되지 않는 방실차단(AV block)이 확인된 것이다.
의료진은 안정적인 심장 박동을 유지하기 위해 이중챔버 영구형 인공심박동기 삽입술을 추가로 시행했다. 이후 흉부 영상과 심장 리듬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회복 상태를 면밀히 관찰했다.
환자는 수술 후 빠르게 회복했으며 심박동기 설정까지 조정한 뒤 보호자와 함께 건강하게 퇴원했다.
보호자는 "뇌출혈 병력이 있던 아버지가 부정맥까지 추가로 진단된 상황에서 심장 수술이 필요한 위급한 상황이라 마음을 졸였다"며 "병원 간 상호 협력관계 덕분에 필요한 처치를 신속하게 받을 수 있어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령으로 수술을 결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의료진이 수술 방법과 예상되는 경과를 자세하고 꼼꼼하게 설명해 결정하는 데 큰 위안이 됐다"며 "수술 후 빠르고 순조롭게 회복해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용한 교수는 이번 사례가 환자의 나이만을 기준으로 치료 가능성을 판단하기보다 골든타임을 확보하고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에 맞춰 치료법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번 사례는 지역 병원이 위급한 상황을 신속히 판단하고 늦지 않게 연계해 의료전달체계를 통해 골든타임을 지킨 결과"라며 "심장혈관질환은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경우가 많은 만큼 앞으로도 이러한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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