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1명 맡는 환자 수, 법으로 관리…간호법 첫 개정안 국회 통과

이수진 의원 대표발의 개정안 본회의 의결…간호사 적정 배치 법적 근거 마련

김아름 기자 2026.08.21 11:00:42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를 의료기관의 특성과 병동 여건에 따라 적정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간호사의 과도한 업무 부담을 줄이고 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향후 구체적인 기준 마련과 현장 적용에 관심이 쏠린다.

국회는 20일 본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대표발의한 간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의결했다. 지난 4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7월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개정안은 이날 본회의까지 통과하면서 간호법 제정 이후 첫 개정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의료기관의 종류와 병상 규모, 진료 특성 등 의료현장의 여건을 고려해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적정 환자 수 기준을 마련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신설한 것이다.

구체적인 간호사 배치 기준과 적용 방식은 향후 보건복지부령을 통해 마련될 예정이다. 특히 의료기관이 적정 환자 수 기준을 준수했는지를 의료기관 평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내용도 담겼다.

그동안 의료현장에서는 같은 의료기관이라도 병동이나 진료 특성에 따라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에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환자 수에 비해 간호 인력이 부족할 경우 간호사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이는 소진과 이직, 숙련 인력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돼 왔다.

특히 간호사가 지나치게 많은 환자를 담당하면 환자 상태를 세밀하게 관찰하기 어렵고 이상 징후에 대한 조기 대응에도 한계가 생길 수 있다. 결국 적정한 간호 인력 배치는 간호사의 근무환경 개선뿐 아니라 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는 평가다.

이수진 의원은 개정안 심사 과정에서 간호사의 과도한 업무 부담이 의료현장의 구조적인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간호사가 너무 많은 환자를 보며 '잠깐만이요'를 외치며 뛰어다니는 열악한 노동환경은 국민의 생명과 환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과도한 업무가 동료 간 갈등으로 이어지고 병원 조직문화를 각박하게 만드는 구조적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 이상 개인의 희생으로 병원을 지탱해 나갈 수는 없다"며 "간호사 1인당 적정한 환자 수를 마련하는 것은 국민건강을 지키고 간호사와 병원 노동자의 삶도 함께 지켜내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간호협회도 이번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를 환영했다.

간호협회는 간호사 적정 배치를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환자 안전을 강화하고 간호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이번 간호법 개정안 통과로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 수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환자 안전을 위한 간호사 적정 배치를 실현하는 첫걸음이 시작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법 개정만으로 제도가 현장에 정착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향후 세부 기준 마련이 중요할 전망이다. 의료기관별 규모와 진료 특성, 중증도 등에 따라 적정한 간호 인력 수준을 어떻게 설정할지, 기준 준수 여부를 어떻게 평가하고 관리할지 등이 향후 논의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간호협회는 "앞으로 정부가 의료현장의 준비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해 실효성 있는 세부 기준을 법이 정한 3년 내 단계적으로 마련하고 안정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수진 의원은 "간호법 개정안은 우리나라 병원 서비스와 의료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가는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법 개정으로 간호사 적정 배치가 법적 논의의 영역을 넘어 실제 의료현장에서 적용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앞으로 정부가 마련할 구체적인 환자 수 기준과 의료기관의 인력 확보 방안이 제도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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