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사신을 접대했던 우리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도록 현대적으로 재현한 책이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조선시대 외국 손님을 영접했던 기록된 ‘영접도감의궤’를 한글로 번역하고, 책 속에 수록된 음식들을 현대적인 조리법으로 재현한 ‘현대식으로 다시 보는 영접도감의궤’를 펴냈다고 밝혔다. 영접도감의궤는 조선시대 명나라와 청나라의 사신을 접대할 때의 영접 절차, 각종 의식과 이에 소요되는 물건, 음식, 인력 등에 관한 제반 사항을 기록한 책으로 모두 16종의 의궤가 남아있다. 이 중 1643년 3월에 방문한 청 사신을 접대한 ‘영접도감연향색의궤’와 같은 해 9월 청 태종의 사망소식을 전하러온 사신을 접대한 ‘영접도감잡물색의궤’는 영접상에 올린 음식의 재료와 분량을 자세히 기록한 유일한 문헌으로 조선시대 영접음식문화를 보여 주는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번에 발간된 책은 ‘영접도감의궤’ 중 이 ‘영접도감연향색의궤’와 ‘영접도감잡물색의궤’에 수록된 전통음식 중 총 50종을 현대적으로 재현해 소개하고 있다. 책에는 음식별로 원전에 수록된 재료와 분량을 일반인들이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현대적인 재료, 분량, 조리법으로 바꿔 음식과 관련된 이야기와 함께 상세히 설명해 놓았다. 이들 영접음식들을 보면 작은 구름 위에 있는 얼음 형태의 과자라는 뜻의 ‘소운빙(小雲氷)’은 밀가루, 참기름, 꿀을 넣어 만든 반죽을 밀방망이로 밀고 정사각형으로 썬 다음 기름에 튀겨낸 것으로 질감이 파삭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채를 마디로 잘라 양념을 더했다는 의미의 ‘채수절(菜隨節)’은 오늘날 나물을 일컫는 궁중용어로, 미나리와 무를 4cm 정도 길이로 썬 다음 양념장에 버무리면 된다. 중국식 돼지고기 구이 음식인 ‘적저육(炙猪肉)’은 쇠꽂이에 돼지고기 덩어리를 꿰어 쌀뜨물에 여러 번 담가 구운 후 대꽂이로 살을 찔러 기름장이 잘 배도록 발라 구워 먹는다. 농진청은 이번에 발간한 책을 전국 도 농업기술원, 시군 농업기술센터 등에 배부하는 한편, 출판권을 이전해 일반 서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농진청 가공이용과 한귀정 과장은 “이번 ‘현대식으로 다시 보는 영접도감의궤’ 발간은 우리 전통음식을 계승 발전시키고, 한식의 새로운 상품화 아이템을 발굴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
Copyright @보건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