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로 진입함으로써 헬스케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다. 이제는 30대 혹은 20대부터 건강하게 노년기를 맞이하는 ‘Aging Well’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으며, 60세 이상 인구의 의료비 지출이 50%를 상회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헬스케어 산업의 규모가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 의료산업의 규모는 2010년 78조에서 2030년 164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국내 의료산업의 규모는 병원부문이 약 65%, 제약부문이 약 24%로 병원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다른 산업과 비교했을 때 국내 병원 및 제약으로 대표되는 의료산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산업의 경우 국내 1위 기업이 세계 1위의 69%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나, 병원과 제약의 경우 그 수치가 각각 6%와 1%로 나타났다. 2008년 ‘빅 4’ 병원이 전체 종합전문병원의 건강보험 총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32.2%였으며, 전체 의료기관의 건강보험 총 진료비에서 4개 병원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6.7%로 나타났다. 현재 한국 제약산업은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강화 및 의약품 가격인하 정책과 같은 내적인 압박과 한미 FTA와 같은 외적 위협에 직면한 상태다. 이는 기업의 구조조정 및 M&A, 다국적 제약사와의 경쟁, 수직적 통합의 붕괴 등과 같은 결과를 야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을 통해 막강한 정보력을 가진 현대 고객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치료와 진단 기능의 융합 등 혁신적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전통적으로 제약산업은 신약개발, 제품공급, 마케팅 등 사업이 수직적으로 통합돼 있어 큰 진입장벽이 존재했다. 이제는 이러한 수직적 통합을 해체하고 CRO(임상시험 및 연구·개발 전문기업)와 같이 각 분야의 전문기업으로 거듭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이미 글로벌제약사들은 외부로부터 라이센싱 아웃을 통해 신약개발 물질을 사들여 제품을 개발하는 비중이 30%를 넘는 현상이 이를 방증한다고 할 수 있다. 또 제약사들이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하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선진적인 제약사들은 이미 특정질환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블록버스터 신약을 개발하기 보다는 분자경로에 따른 정밀진단 분야와 표적치료제 개발을 동시에 수행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나라의 제약사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로 다가온다. 현대는 광고, SNS 등을 통해 환자에게 무궁한 정보가 제공되기 때문에 제약사는 의사뿐만 아니라 환자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을 시대적 요구로 인식해야 한다. 미국의 Patientslikeme.com는 개인의 의료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플랫폼으로 정보의 투명성을 보장함과 동시에 비즈니스의 패러다임을 Push에서 Pull로 바꿔 놓은 사례다. 스마트폰 앱인 iTriage는 각종 질환에 대한 정보와 이에 알맞은 의약품을 추천해줘 현재 80개국에 100만건 이상의 다운로드 횟수를 나타내며 의료산업에서 환자들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제약산업은 제네릭 의약품 마케팅 전쟁을 펼치며 무의미 한 곳에서 체력을 탕진하고 있다. 얼마 전 특허가 만료된 화이자의 비아그라를 대체하기 위해 국내 16개 제약사에서 총 28개의 제네릭을 출시했다. 국내 비아그라 제네릭 시장 규모가 약 1000억원 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 글로벌하게 이뤄지고 있는 제약산업의 변화에 재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정보력의 시대다. 제약산업도 예외는 아니다. Big data(인터넷 상의 수억 건의 블로그, 트위터 등)을 분석해 환자의 unmet needs를 파악, 어떤 병원을 가야하는지, 어떤 약을 복용해야 하는지, 환자들의 주요 질환은 무엇인지 등의 트렌드 분석이 가능해져 이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 기업만이 미래의 승자가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국 제약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 이제는 규모보다는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응하는 속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단순 영업활동이 아닌 정밀진단과 표적치료제 개발의 협업, CRO 등으로의 핵심역량 전문화를 모색해야 한다. 이밖에 환자의 수요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필수적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러한 변화에 제때 대응한다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한국 제약기업이 탄생하는 것도 허황된 꿈은 아닐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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