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해야 하나?

동석호 교수(경희의료원 소화기내과, 동서건강증진센타 소장)

동석호 교수   
▲ 동석호 교수 
  
2007년 국가 중앙 암등록 사업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췌장암은 발생률 2.4 %로 최근 10년간 증가 추세이다.

췌장암의 평균 생존률은 7.6 % 로 10대 암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암종이다. 췌장암은 조기 진단이 매우 어려우며 대부분이 이미 진행된 상태로 발견된다. 진행된 상태의 췌장암은 진단 당시에 수술이 어렵고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진단 후 6개월에서 1년사이에 대부분 사망하게 된다.

췌장암이 잘 생길 수 있는 고위험군에서는 췌장암에 대한 정밀 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췌장암은 가족력이 있을 경우 18배까지 췌장암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며, 고령, 당뇨, 만성 췌장염, 췌장 낭성 종양에서도 췌장암의 위험이 증가한다.

췌장암의 증상으로는 체중 감소, 복부 통증, 황달이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췌장의 두부(머리쪽)에 발생하는 암의 경우에는 황달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황달이 발생하면 얼굴과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고, 소변색깔이 빨갛게 보인다.

소변색깔이 이상해서 병원에 오면 혈액검사로 황달이 있음을 발견하는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황달 증상은 췌장의 체부나 미부(꼬리)에 발생할 경우에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황달증상 없이 복부 통증, 식욕부진, 체중감소 등의 애매모호한 증상만 보이는 경우가 많다.

또한 과거에 없던 당뇨가 생기거나, 조절이 잘 되던 당뇨병이 악화되는 경우에는 그 원인으로 췌장암을 반드시 의심해봐야 한다. 췌장염도 담석이나 만성음주력이 없는 노인에서는 췌장암의 첫번째 임상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여러가지 증상으로 췌장암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또한 수술적 절제가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췌장암이 얼만큼 진행하였는지 병기결정이 매우 중요하다.

절제 가능성 판단을 위해서는 주위 장기나 혈관, 림프절, 국소 췌장 주위 침범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수술 후 수술 절제 경계의 침범 여부, 종양 크기, 림프절 침범 유부, 조직학적 분화도가 예후 인자이다.

◆췌장암의 진단 방법

▲복부초음파
복부 초음파검사는 방사선 위험이 없이 안전하며 이용이 쉽고 빨리 평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황달과 같은 담도폐쇄 증상이나 기타 췌장암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을 때 처음으로 하는 검사방법이다.

담관의 확장이나 췌장종괴의 발견, 췌관의 확장 등은 췌장암을 시사한다. 특히 췌장 두부는 십이지장에 가려져 복부초음파로는 관찰이 어려운 맹점이 있다. 췌장암의 조기발견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스크리닝으로서의 역할은 현재까지 제한적이다.

▲복부 CT
췌장암이 의심될 때 췌장암을 확인하고 일차적 치료 계획을 세우는데 가장 유용한 검사이다. 고해상도의 Multi-detector CT (MD CT)는 현재 췌장암의 진단과 병기를 평가하는데 가장 선호되는 영상진단 방법이다. MD CT로 수술적 절제 가능 여부를 80-90%까지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1 cm 이하의 췌장암에서는 민감도가 낮아 60 %에서는 췌관 확장만 나타나고 종괴가 보이는 경우는 15 % 정도이다.

▲내시경초음파 (endoscopic ultrasound, EUS))
내시경초음파 검사는 2 cm 이하의 작은 종괴나, 췌장암이 의심되지만 CT에서 병변이 확인 되지 않을 때 추천되는 검사법이다. 또한 초음파내시경을 이용한 세침흡인술로 안전하게 췌장암의 조직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특히 췌장 두부암의 경우 일반적인 조직검사는 시행이 어려운 경우가 많으나 내시경 초음파는 경피적 검사의 제한점을 극복한 검사법이다. 또한 경피적 조직검사는 암의 전이가 발생할 수 있으나, EUS-FNA의 경우 위벽이나 십이지장을 통해서 세침조직흡인검사를 하므로 검사로 인한 암전이의 위험이 거의 없다. 췌장암의 진단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항암 요법이나 방사선 치료가 계획된 경우에도 이와 같은 조직학적 확진이 필요하다.

▲내시경역행 담췌관조영술 (endoscopic retrograde cholangiopancreatography, ERCP)
ERCP로 알려져 있는 담도 췌장 내시경 검사는 췌장암의 영상학적 진단뿐만 아니라 다양한 내시경적 시술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췌장암으로 황달이 발생한 환자는 이러한 내시경 시술(스텐트 삽입술)로 고통없이 안전하게 황달을 치료할 수 있다.

▲PET (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 검사는 췌장암 자체의 진단에서 추가적인 도움은 적다. 또한 고혈당이거나, 췌장염증이 동반된 상태에서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그러나 PET는 미세 전이의 발견에 도움이 되어, CT 등에서 발견하지 못한 복강, 폐, 간 등으로의 원격 전이를 8-16%에서 발견하는 수도 있다. 방사선 및 항암화학요법 후의 반응에 대한 평가와 수술 후 재발 진단 시 PET이 유용하다.

▲종양표지자
혈액으로 검사하는 종양표지자 CA19-9은 진단과 예후 예측, 치료 효과 관찰, 재발암의 조기 발견에 유용한 유일한 종양 표지자이다. 그러나 CA19-9은 췌장암에만 특이적이지 않고, 만성췌장염, 담관 폐쇄성 황달, 담관염 등의 양성 질환에서도 상승한다.

증상이 없이 CA19-9 수치가 상승된 사람 중에서 암이 발견된 경우는 약 1%에 불과하였다. 이 경우 췌장암 뿐만 아니라, 담관암, 대장암, 갑상선암, 폐암 등에서도 CA19-9 수치가 증가하였다. 또한 췌장암 환자의 약 10%에서는 췌장암이 있어도 CA19-9 수치가 정상으로 나타난다. CA19-9은 췌장암의 조기 발견 목적으로서는 유용성이 낮으나 췌장암이 의심되는 환자의 진단 및 예후 판정, 치료 후 추적관찰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병기에 따른 치료와 생존율
외과적으로는 절제 가능 여부에 따라 분류하는 더 간단한 병기 판정 방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췌장암의 경우 원격 전이가 없어도 상장간막동맥, 복강동맥 등의 주요 혈관이 침범된 경우는 종양의 완전절제가 어려우므로 수술불가로 판정하게 된다.

수술적 절제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항암제를 쓸 수 있다. 췌장암에 쓰이는 항암제는 독성과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입증된 젬씨타빈이라는 주사제가 가장 널리 사용된다. 이 주사제는 입원하지 않고 외래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수액제에 타서 맞게 된다. 또한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항암 주사를 사용할 수 있으며, 경구용 항암제를 복합해서 쓸 수도 있다.

방사선치료는 단독으로 혹은 항암주사와 함께 병합치료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수술이 어려운 국소진행형 췌장암의 경우 췌장암의 크기와 침윤부위를 축소해서 수술을 용이하게 하는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췌장암 환자 127,779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생존률 보고에 따르면 전체 췌장암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은 4.4 개월 이었다. 이 보고에 따르면 췌장 절제술 시행 받은 환자에서 종양 크기, 림프절 침범 여부, 원격 전이 모두가 생존과 관련 있었으며, 병기가 진행할수록 사망률은 증가하였다. 췌장 절제술을 시행 받지 않은 환자에서는 원격 전이 여부가 생존률에 가장 영향을 주었다. 수술적 절제 가능성 판단을 위해서는 주위 장기나 혈관, 림프절, 국소 췌장 주위 침범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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