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평가원이 기존의 사후적·단편적 진료비 삭감 중심 심사 체계를 넘어 환자 건강 성과와 의료 가치 중심의 평가 시스템으로 전면 전환에 나선다.
인공지능(AI)과 실제임상근거(RWE)를 결합해 심사의 전문성과 정밀도를 높이고,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공공정책수가 확대도 병행 추진한다.
홍승권 건강보험심평원장은 21일 취임 100일을 맞아 열린 전문기자단 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의 중장기 혁신 방향을 공개했다.
먼저 심평원은 기관장 직속 'AX(AI 전환) 혁신실'을 신설하고 전사적 AI 전환 전략을 본격 가동한다. 심사 전 단계에 AI를 적용해 1차 심사, 현지조사, 부당청구 탐지, 분석심사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요양기관이 자율적으로 적정 청구를 할 수 있도록 사전 안내형 AI 모델도 공유한다.
이와 함께 내년 가동을 목표로 '실시간 의료이용 관리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건별·사후 삭감 방식에서 벗어나 환자 단위의 실시간 심사 체계로 전환해 진료 적정성을 현장에서 즉시 관리하는 구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고가 신약과 희귀·중증질환 치료제 증가에 대응해 RWE 기반 사후평가 체계도 전면 도입한다. 지난 6월 제정한 'RWE 생성 가이드라인'과 레지스트리 기반 연구를 토대로 급여 등재 속도를 높이면서도, 치료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제약사 환급을 연계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한다.
수가체계 역시 구조적 개편에 들어간다. 기존 5~7년 주기의 수가 조정 방식을 비용 대비 수익 분석 기반의 2년 주기 상시 조정 체계로 전환한다. CT·MRI 등 과보상 영역은 조정하고, 저보상된 필수의료 분야는 보상을 확대하는 방향이다.
분만, 소아, 응급, 고위험임산부 등 필수의료 영역에서 운영 중인 공공정책수가는 지속 확대된다. 구조·과정 지표 중심의 성과평가를 통해 정책 효과를 실질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2027년 1월부터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에 맞춰 대안적 지불제도를 공공정책급여로 전환하고, 심사·평가·지불제도 성과지표를 기관 단위로 통합 관리하는 가치기반 보상체계를 구축한다.
약가제도 개편도 병행 추진된다. 8월 시행을 목표로 제네릭 약가 산정률을 조정하고,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 및 원료 자급화 기여 기업에 대한 약가 우대 기준을 신설한다. 산업 경쟁력과 의약품 수급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조치다.
희귀질환 치료제 신속등재 시범사업은 8월 공모를 마감하고 9월 심의를 거쳐 대상 약제를 선정한다. 비용효과성 평가(ICER) 임계값 조정 연구와 위험분담제 고도화를 기반으로 신약 접근성과 재정 관리의 균형을 맞춘다.
홍 원장은 "사후 통제 중심 기관에서 벗어나 데이터와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의료계와 협력하는 파트너로 전환할 것"이라며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보건의료 체계의 효율성과 형평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혁신기관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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