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안전한 가시광으로 저장기간 늘여

405nm 조명으로 복숭아 저장성 획기적 개선

405nm의 가시광은 보라색에 가까운 청색 빛으로, 자외선(380nm 이하)보다 인체에 안전하면서도 살균 효과가 있는 파장이다. 기존에 많이 사용되던 자외선은 살균력은 좋지만, 인체에 해로울 수 있는데 405nm 가시광은 충분한 살균력을 가지면서도 인체에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405nm 저장고 사진

복숭아 농가의 오랜 숙제였던 저장·유통 문제가 광(光)기술로 개선될 전망이다. 한국농업기술진흥원(원장 안호근, 이하 농진원)이 추진하는 농업신기술 산학협력지원사업을 통해 실증 중인 '가시광 제균기술'이 복숭아의 상온저장 기간을 늘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름철 대표 제철과일인 복숭아는 저온 저장 시 품질이 떨어지고, 유통 중 부패하기 쉬운 단점으로 인해, 대부분의 복숭아 농가는 수출을 포기하거나 수확 즉시 판매하는 방식을 택해왔다.

농진원은 농촌진흥청에서 위탁한 총 사업비 59억원 규모의 '2024년 농업신기술 산학협력지원사업'을 통해 농가에서 수요가 높은 신기술을 발굴하고 실증해 농가에 신속히 보급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선정된 과제 중 하나인 '복숭아 저장성 개선 연구'는 고려대 손호진 교수팀이 405nm의 가시광을 통한 제균 기술을 활용해 농가에서 실증 중에 있다.

중간점검 결과, 고려대 손 교수팀은 실험실에서 405nm의 가시광을 활용할 시 복숭아의 저장기간을 연장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 재현성을 증명하기 위해 충청도 및 경상도의 6개 농가에서 추가로 실증을 진행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405nm의 가시광은 보라색에 가까운 청색 빛으로, 자외선(380nm 이하)보다 인체에 안전하면서도 살균 효과가 있는 파장이다. 기존에 많이 사용되던 자외선은 살균력은 좋지만, 인체에 해로울 수 있는데 405nm 가시광은 충분한 살균력을 가지면서도 인체에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실증으로 405nm의 제균등에 의해 근거리 곰팡이·세균 제균과 광촉매 제품에 의한 원거리 제균이 복숭아의 상온저장 시간을 늘리는 효과를 확인한 것이다.

또한 복숭아의 영양성분을 파괴하는 등의 부작용이 없음을 보여 복숭아의 품질 유지에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실증에 참여한 경북 영천시의 정민식 농가는 "저장고 내 곰팡이 냄새가 획기적으로 감소했다"고 전했으며, 같은 지역의 여운혁 농가는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할 만큼 곰팡이 발생이 줄었다"고 말했다.

향후 고려대 손 교수팀은 광촉매 제품 등의 소모품을 주기적으로 교환해 긴 주기를 갖는 테스트를 통해 장기적 사용 시의 효과성을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또 농협유통센터와의 협업, 해외 업체와의 업무협약 체결, 특허출원 등 사업화를 위한 사전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진원 안호근 원장은 "복숭아의 저장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기술은 농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농진원은 농업 현장에서 필요한 신기술을 발굴하고 실증 및 보급을 추진해 농가의 경쟁력 향상과 농업혁신을 위한 든든한 지원군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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