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의사회(회장 민복기)와 경상북도의사회(회장 이길호)는 지난 30일 오후 7시 30분 대구 동성로(구 대구백화점 앞)에서 의학교육과 한국의료를 사망시킨 정부의 만행을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대한민국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지난 2월, 정부는 내년 대학입시부터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현 정원의 65%인 2천명을 증원한다고 발표하고, 24일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의대생 입학정원 전년도 대비 1497명 늘어난 4695명을 모집하는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승인했다.
이에 대구광역시 의사회와 경상북도의사회는 의학교육과 한국의료를 사망시킨 정부의 만행을 시민들에게 알림과 동시에 부당한 정책을 고집하는 정부와 끝까지 싸워 한국의료와 의학교육을 부활시키겠다는 취지로 촛불집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김영우 대구시의사회 사무총장의 사회로 개회 및 내빈소개, 공동선언문 낭독, 애도사, 퍼포먼스(가운탈의, 청진기 및 의학서적 반납, 장례식 퍼포먼스, 촛불 문구 퍼포먼스(한국의료 부활)), 자유발언, 구호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공동선언문은 대한민국의료와 의학교육을 죽게한 정부의 만행을 시민들에게 알림과 동시에 부당한 정책을 고집하는 정부와 끝까지 싸워 한국의료와 의학교육을 부활시키기 위한 내용이며, 애도사는 의학교육과 함께 필수의료를 포함한 대한민국의료가 사망한 현실을 개탄하고 애도하기 위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내용은 아래와 같다.
공 동 선 언 문 2024년 2월,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을 포함한 필수의료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졸속추진 한지 3개월이 넘은 현재, 필수의료를 포함한 한국의료와 이를 뒷받침해주는 의학교육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것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근거 없고 실행 불가능한 정책을 반대하는 의료계를 집단이기주의와 개혁 대상으로 치부해 버리고, 묻지마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를 보면서 의료인들은 분노를 넘어 대한민 국 국민으로서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지금까지 국민건강과 생명을 지켜온 한국의료와 의학교육은 지난 2월 6일, 정부의 갑작스런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발표한 이후 큰 고비를 맞이하고 있다. 증원 근거가 되는 연구서를 작성한 저자들조차 의구심을 품는 2,000명 증원은 단지, 급격히 떨어지는 대통령의 지지율 만회를 위한 정치적 미봉책이었다. 결국 한국의료의 최전선을 지키던 전공의들은 사직했고, 한국의료의 미래인 의대생들은 휴학으로 부당한 정부 정책에 반대의 뜻을 펼쳤지만 결과는 중과부적이었다. 오히려 정부는 이들을 개혁에 저항하는 기득권 세력으로 몰아 마녀사냥을 했다.
지난 5월 16일 서울고등법원은 의대정원 증원 정책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이로 인해 정상적 의학교육의 어려움이 예상됨을 인정했다. 하지만 의대정원 증원을 통한 의료개혁이라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우려된다며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안타깝게도 사법부가 간과한 것은 학생 집단 유급과 전공의 수련 차질, 전공의 필수과 지원기피로 인한 전문의 미배출 사태이다. 이로 인해 당장 지금부터 필수 및 지역의료를 담당할 의사가 더욱 부족해, 오히려 공공복리를 해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결국 정부는 2,000이라는 숫자에 매몰되어 한국의료와 의학교육을 버렸다. 문제는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의료현장과 학교를 떠나버린 지금보다 다가올 우리의 미래가 더욱 암울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여기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오늘 우리는 정부가 무참히 고사시킨 한국의료와 의학교육을 잠시 가슴에 묻고, 새로운 출발을 하려한다. 4년 전 한국을 덮친 코로나19를 국민들과 함께 극복한 우리는 그때처럼 다시 일어날 것이다. 한국의료와 의학교육을 바로 세울 것이다.
이에 우리는 앞으로 있을 정부의 정책오류와 온갖 협박에도 굴하지 않고, 한국의료와 의학교육이 정상화되는 그날까지 한걸음씩 정진해 나아갈 것을 천명하는 바이다.
2024년 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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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도 사 2024년 5월 30일, 한국의료와 의학교육은 사망하였음을 선고합니다.
오늘 고인이 된 한국의료와 의학교육을 추모하는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허탈함과 깊은 슬픔을 느낍니다. 오랜 세월 한국의료와 의학교육은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불철주야 연구하고 희생하며 버텨 왔습니다. 낮은 수가로 인한 경제적 희생과 잦은 소송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도 견뎌내며 환자를 살리겠다는 숭고한 정신으로 굳건히 버텨 온 이들이 바로 한국의료와 의학교육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오류와 아집으로 이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한국의료와 의학교육은 급속히 무너져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부모님, 자녀, 그리고 친구들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가 더 이상 안정적으로 제공되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우리를 엄습하고 있습니다. 의료진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지쳐가고 있으며, 그들의 희생과 헌신이 더 이상 이어질 수 없게 된 상황은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 모두는 한국의료와 의학교육을 사망에 이르게 한 정부의 만행들을 국민 한 사람으로서 똑똑히 기억할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부터 한국의료와 의학교육은 더 이상 우리와 함께하지 않지만, 그들의 정신은 여전히 우리 마음속에 살아 숨 쉴 것이고, 앞으로 있을 강력한 대정부 투쟁으로 그들의 숭고한 업적을 영원히 기억하게 될 것이며, 보다 나은 의료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을 우리 모두는 굳게 다짐해 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24년 5월 30일
대구광역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김석준 경상북도의사회 대의원회 의장 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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