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엽의 해외여행 감염병 이야기(23)

해외여행 시 주의해야 할 감염병 16편 <폴리오>

지난 시간 <브루셀라증>에 이어 이번 시간에도 해외여행 중 주의해야 할 감염병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려고 한다.

<폴리오란?>
폴리오는 과거 '소아마비'로 불리던 질병으로 단일 가닥 RNA 바이러스인 폴리오바이러스(Poliovirus)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감염병이다.

폴리오 바이러스는 1, 2, 3형의 3가지 혈청형이 있다. 혈청형간 교차면역은 거의 생기지 않는다. 폴리오는 우리나라 감염병 분류체계상 제2급 법정감염병이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대한여행의학회 회장


# 폴리오의 전파
폴리오는 주로 분변-경구 경로로 사람 간 전파된다. 바이러스가 입을 통해 들어와 인두와 위장관에서 증식하면서 감염이 시작되며, 감염 후 증상이 없는 사람도 비인두 분비물이나 대변으로 수 주간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

# 폴리오의 역학
최근에는 야생형 폴리오와 백신유래형 폴리오가 전세계적으로 드물게 보고된다. 야생형 폴리오는 백신이 개발되기 전에 주로 온대지역의 여름과 가을에 유행했다.

하지만 1955년 불활화 폴리오바이러스 백신(inactivated poliovirus vaccine, IPV)이 개발되고,
1960년대에 접어들어 경구용 폴리오바이러스 생백신(live oral poliovirus vaccine, OPV)이 개발되어 사용된 후 전 세계적으로 폴리오 발생은 급격히 감소하였고 현재는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인도 등에서 1형 야생형 폴리오가 드물게 발생하고 있다.

한국은 1983년 이후 폴리오 환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백신유래형 폴리오는 현재는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아프리카 지역 등에서 폴리오 생백신을 접종한 건강한 소아와 이들과 접촉한 사람에게 관찰된다.

백신에 포함된 바이러스는 야생형 바이러스에 비해 독성이 약해 접종 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지만 면역저하자의 경우 척수염에 의한 마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 폴리오의 증상 및 경과
폴리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대부분은 무증상이며 증상이 있더라도 경미하고 완전히 회복된다. 하지만 폴리오바이러스 감염자 중 200~2,000명 중 1명에서는 척수염에 의한 심각한 마비증상이 나타난다.

마비증상은 주로 팔, 다리에 나타나며, 심한경우 사지마비, 호흡부전 등이 발생하여 사망할 수도 있다.

# 폴리오의 진단
폴리오는 급성 환자로부터 얻는 임상검체(대변, 인두)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하여 확진한다. 분리된 바이러스의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야생형 바이러스인지 백신유래형 바이러스인지 구분이 가능하며 역학조사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혈액 항체 역가 측정은 대부분 진단에 유용하지 않다.

# 폴리오의 치료
폴리오는 효과적인 항바이러스제가 아직 개발되지 못한 상태로 증상에 따른 대증치료와 재활치료를 한다.

# 폴리오의 예방
백신 접종을 통해 폴리오을 예방할 수 있다.

어린이는 국가예방접종 스케줄에 맞춰 생후 2, 4, 6개월에 3회 기초접종(3차 접종 권장시기: 생후 6~18개월까지)하고 4~6세 때 1회 추가접종한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백신 접종을 권장하지 않으나 과거 백신 접종 여부를 모르는 사람이 폴리오 유행지역으로 장기간 여행이 필요한 경우 여행하기 전 4~8주 간격으로 2회 접종하고 2회 접종 후 6~12개월 후에 접종하는 총 3회 접종을 고려한다.

폴리오의 기본 감염 경로는 분변-경구 경로이므로 폴리오 유행지역에서 손씻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수석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 대한여행의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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