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이래로 감염병에 의한 팬데믹과 에피데믹은 꾸준히 발생했다.
과거의 팬데믹은 주로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했고 특히 인수공통감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나 모기 등의 매개체가 있는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에는 팬데믹과 에페데믹이 과거에 비해 보다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인수공통감염병을 일으키는 RNA 바이러스에 의한 호흡기 감염병이 팬데믹과 에피데믹을 주로 일으키고 있다.
현재 팬데믹이 진행되고 있는 코로나19는 지금까지 등장했던 어떤 팬데믹 감염병보다 조기 진단도 어렵고 방역 당국이 통제하기 어려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지만 코로나19의 특징을 고려하면 과거 사스와 같은 종식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렵고 독감과 같이 매년 유행하는 계절성 감염병이 되는 것이 단기간에 기대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시나리오가 될 것으로 예측 된다.
최근 들어 팬데믹의 주기가 빨라지고 있으며 코로나19가 소강상태에 들어가기 전이라도 새로운 팬데믹이 도래할 수 있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 이외의 다른 인수공통감염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에 의한 팬데믹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때문에 미국 등의 선진국을 중심으로 미래에 다가올 팬데믹에 대한 준비를 이미 시작하고 있다.
실제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앤서니 파우치 소장을 중심으로 코로나19와 같이 미래에 팬데믹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은 바이러스를 선별하여 이 중 에볼라, 지카, 니파, 라사열 같은 20여 병원체의 시제품 백신(prototype vaccine)을 선제적으로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1차적으로는 매년 수십억 달러의 예산을 들여 향후 5년 내에 10개 병원체의 시제품 백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미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9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팬데믹 등 생물학적 위협으로부터 자국을 보호하기 위해서 향후 7-10년 동안 653억달러의 예산을 배정하여 아폴로 계획(Apollo Plan)이라고 불리는 미국 팬데믹 예방 전략(American Pandemic Preparedness)을 따로 발표했다.
해당 계획에는 다양한 바이러스 백신 개발, 진단 기기 개발, 치료제 개발, 보건 인프라 강화, 모니터링 시스템, 방역 물품 조달 등의 폭넓은 분야에 대한 세부 실행 계획이 담겨져 있다.
이러한 준비는 몇몇 선진국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 모든 국가들이 개별 국가의 실정에 맞게 충분한 예산을 들여 진행해야만 한다.
우리나라 역시 당장은 코로나19 유행 관리에 역량을 집중해야겠지만 장기적으로 미래 팬데믹을 대비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장기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을 전 인류가 같이 대응하고 이겨내는 과정을 통해 미래의 신종 감염병 팬데믹에 대한 대응 역량을 키울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KMI한국의학연구소 신상엽 학술위원장, 감염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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