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세균·바이러스에 감염력 증가…코로나19에 취약"

김민정 대한비만연구의사회장 "정상 체중 유지해야 백신 효과 강하게 나타나"

비만인이 정상체중인보다 코로나19에 더 취약할까? 정답은 'YES'다.

비만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감염력을 증가시킨다는 의견이 나왔다. 즉, 살찐 사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더 취약하다는 것.

대한비만연구의사회 김민정 회장<사진>은 13일 "비만이 만성 염증 그 자체이고, 증가된 지방 세포가 만성 염증을 증가시켜 면역력을 떨어뜨린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비만이 렙틴의 증가와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전신의 염증이 증가된 대사 증후군 상태를 만들며, 감소한 아디포카인 등에 의해 면역력이 떨어지게 한다"며 "비만 환자의 경우, 수술 후 감염이 더 잘 발생하고 치주질환에도 걸리기도 쉬운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009년 신종플루A 대유행 시 비만이 입원과 사망의 주요 원인이라고 적시한 바도 있다고 예를 들었다.

그는 "한 논문에 따르면, 신종플루에 걸렸을 때, 비만한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사망률이 1.81배~2.74배 더 증가했고, 입원 확률은 8.9배 더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 비만한 사람들은 A형 독감에 대한 항바이러스 치료 효과도 적게 나타났고, 백신 효과도 감소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비만한 사람들이 정상 체중인보다 바이러스를 더 많이 더 오랫동안 배출하는 것도 증명돼 질병의 유행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유추되고 있다는 것.

비만, 고령, 동반 질환 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망률 증가

반대로 인체에 감염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체중을 증가시켜 비만으로 만드는 균들도 있다. 아데노바이러스 Ad36에 걸린 뒤나, 헬리코박터 균을 제균한 이후 체중이 증가한 것을 증명한 논문들이 그 예이다. 

다시 말해 감염이 쉽게 비만을 만들고, 비만으로 인해 감염도 쉽게 걸리는 상관관계에 있다는 것.

의사회에 따르면 현재 진행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2019-nCoV 감염증으로 우한의 진인한병원(Jinyintan Hospital)에 올 1월 1일부터 20일까지 입원한 99명의 환자를 분석한 중국 중난산(Nanshan Chen)의 연구에 따르면 11%의 사망률을 보였는데, 그 중 비만, 고령, 동반 질환이 있을 때 사망률이 증가했다.

지난 2015년 우리나라에 유행했던 메르스(이하 MERS)의 경우엔 비만, 고혈압, 당뇨 등을 갖고 있는 메르스 환자에게서 사망률이 더욱 증가해 35%(30%-60%)에 이르렀다.

또 캐나다 Alaa Badawi(캐나다 공중보건기구)가 MERS 환자 637명을 분석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6%에서 비만을 동반했고, 중증 MERS에서 비만을 가지고 있는 비율이 3.1배 더 높았다(당뇨 8배, 고혈압 2.8배, 심장병 9.3배). 홍콩의 Jasper F.W. Chan(홍콩대학교)의 논문을 보면, MERS 환자 536명을 분석한 자료에서 62%가 중증 환자였다. 동반질환으로 고령, 당뇨(68%), 만성콩팥병(49%), 고혈압(34%), 심장병(28%), 흡연(23%), 비만(17%)이 있을 때 중증 질환을 나타냈고, 더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

김 회장은 "미국 국립 알레르기 및 감염병 연구소가 환자 4778명을 분석한 결과 일반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려 입원할 확률이 고도 비만의 경우 2.78배 높았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서도 비슷한 가설이 적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뿐만 아니라 이상의 결과를 종합해 볼 때 건강한 체중, 건강한 면역력을 유지하는 것이 꼭 필요하리라 본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비만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뿐 만 아니라 여러 가지 전염병의 사망율을 높이는 원인"이라며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실질적으로 전파력은 강하지만 치사율은 중국 후베이성을 제외하면 독감과 비슷한 수준이다. 과도한 공포보다는 손 씻기 마스크 착용 등 개인위생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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