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로 진단기기 사업 활발…상용화도 '눈앞'

질병관리본부, 진단시약 긴급사용 승인과 의료기관까지 검사 확대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연일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감염여부를 보다 빠르게 알 수 있는 진단키트들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감염병 체외진단검사제품 긴급사용제도'를 시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긴급사용 승인제도는 감염병 유행 시 긴급히 진단시약이 필요할 경우 질병관리본부장이 요청한 진단시약을 식약처장이 승인해 한시적으로 제조, 판매,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이를 통해 접촉자 조기 발견 및 신속한 자가 격리 등 후속 조치가 가능하다.

현재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적으로 허가된 상용 진단시약은 없으나 우리나라는 국내 제조업체의 자체연구와 질병관리본부·학회·협회 평가지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료기기 긴급사용 승인 등이 가능해지고 있는 것이다. 긴급사용 승인에 따라 한시적으로 질병관리본부장이 인정하는 의료기관(검사를 전문으로 하는 수탁기관 포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 검사가 가능해진다. 이와 함께 신뢰성 높은 검사를 위해 긴급도입 기간 중 검사 시행 의료기관의 정확도 평가 또한 실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만 존재하는 바이러스를 검출해내는 진단시약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존 6시간서 30분 이내로 단축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30분 이내에 진단할 수 있는 휴대용 초고속 qPCR 진단시스템이 개발돼 현장에서 손쉽고 빠른 진단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약개발 및 의료IT 전문 제약사 독립바이오제약(대표 정태기)은 최근 분자진단 전문 기업 아람바이오시스템(대표 황현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시스템 '2019-nCoV Fast POCT System(FPS)'(가칭) 승인 및 생산, 판매 업무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독립바이오제약 정태기 대표는 "현재 아람바이오시스템이 개발 완료한 상태로, 곧 질병관리본부에 긴급사용허가를 신청해 이달 안으로 현장에서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FPS는 충전식 배터리로 구동되는 휴대용 초고속 qPCR 장비와 초고속 실시간 PCR 진단키트로 구성된 시스템이다. 공항, 검역기관, 의료기관 등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신속한 현장 진단이 가능하다.

정 대표는 "지난 7일부터 긴급 승인돼 사용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키트가 진단에 6시간이 소요되는데 반해 FPS를 이용하면 검체 전처리와 유전자 진단을 포함, 30분 이내로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며 "또한 최신 분자진단 기술을 이용, 높은 민감도를 구현하여 증상이 본격적으로 발현되지 않은 잠복기에도 감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달 중 신종 코로나 진단키트 완료 예정

분자진단 헬스케어 전문기업 랩지노믹스가 이달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진단키트 개발완료와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랩지노믹스 IR관계자는 "이번 중증 급성호흡기 감염질환의 감염속도와 피해상황을 모니터링 하면서 진단키트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신종 코로나 변종 14가지를 한번에 탐색해낼 수 있는 진단키트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랩지노믹스는 신속하고 정확한 검사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는 진단키트 개발을 위해 중국의 검사기관(YIDA ICL)과 최근 중증 급성호흡기 감염질환 진단키트 공동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측 검사기관에서 제공하는 임상데이터를 통해 보다 정확한 진단키트를 개발해 국내·외에 공급하는 하는 것이 기본 목표"라며 "이번 공동연구개발을 계기로 다른 분야에서의 공동연구, 공동임상 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약 6시간 정도면 감염 여부 판단, 7일부터 사용 중

국내 진단기기 전문업체 코젠바이오텍이 신종코로나 진단시약 제품(PowerChekTM 2019-nCoV Real-time PCR Kit)을 긴급사용 승인을 받고, 이달 7일부터 50여곳 의료기관에서 사용됐다. 해당 진단시약 제품은 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RT-PCR) 방식이다. 신종 코로나에만 존재하는 바이러스 특이 유전자 2개를 실시간으로 증폭시켜 확인한다. 약 6시간 정도면 감염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진단시약을 제조한 코젠바이오텍은 2003년 설립된 비상장 바이오업체로, 미국 제네틱 아이디(Genetic ID)와 전략적 기술제휴를 거쳐 유전자감식 및 생명공학 전반의 연구개발과 분석서비스를 개발했다. 이 회사는 주로 식품검사 시스템, 미생물 검출용 유전자 분석키트 등을 생산해 왔으며, 주력 제품은 식중독 세균과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는 키트(PCR), 유전자(DNA) 채취 및 보관 키트 등이다.

◇신종 코로나 잠복기 환자까지 진단

국내 연구진이 나노바이오센서를 활용해 잠복기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까지 찾아낼 수 있는 진단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황교선 경희대 의대 교수팀은 지난 9일 혈액 내 극미량 존재하는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를 빠르고 정확하게 검출하는 나노바이오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혈액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병 등과 같은 퇴행성 신경질환을 조기 진단하는 임상연구를 진행 중이다.

황 교수팀으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은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 엑스와이지플랫폼은 올해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나노바이오센서가 최근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신속하게 진단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실시간 유전자 증폭(rt-PCR) 검사보다 더 빠르게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PCR 검사는 진단 결과를 알기까지 6시간가량 걸린다. 하지만 나노바이오센서로는 혈액 검사를 통해 1시간 이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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