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성이 가장 받고 싶은 지방흡입 부위가 허벅지라고 한다. 젊은 나이인만큼 여름에는 숏팬츠, 겨울에는 레깅스 등 늘씬한 허벅지를 자랑할 수 있기 때문일거다. 팔뚝 역시 여성들이 고민하는 부위다.
최근 내원한 여성 고객도 비슷한 사례였다. 전반적으로 44사이즈의 날씬한 몸매이지만, 팔뚝만 '77사이즈'다. 여름철에 시원하게 민소매를 입고 싶어도 팔뚝이 도드라져 엄두가 나지 않아 늘 소매가 큰 상의나 린넨 재킷을 챙겨 다녔단다.
팔뚝살만 유독 굵다면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타고난 체형 때문이거나, 두 번째는 움직임이 적기 때문이다. 대개 두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팔뚝 살이 잘 안 빠진다고 투덜거리기 전에 하루에 팔뚝을 얼마나 움직이는지 곰곰이 생각해보자. 컴퓨터 키보드를 타이핑하거나, 스마트폰을 보는 것 이외에는 특별히 스트레칭하거나 뭉친 근육을 풀 일이 없었을 것이다. 더욱이 팔은 항상 아래쪽을 향하고 있다보니 노폐물이 정체되기 쉽다.
이때 림프관의 흐름도 함께 막히기 쉽다. 우리 몸에는 혈관뿐 아니라 '지방이 흘러가는 길'인 림프관이 분포돼 있다. 이는 혈관과는 다른 곳으로 목 뒤, 겨드랑이, 사타구니, 복부 등에 퍼져있다.
림프관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데 효율성이 떨어져 비만해지기 쉽다. 무엇보다 심장이 '펌프 역할'을 하는 혈관과 달리 림프관에는 '기동력'을 높여주는 장치가 없다. 활동량을 늘리고 림프가 위치한 부위를 500원짜리 동전을 올려놓은 정도의 압력으로 마사지하는 게 유리한 이유다. 림프 순환이 활발해지면 신진대사가 좋아지면서 지방 에너지 촉진이 증가해 다이어트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특히 움직임이 적은 겨드랑이 부위의 림프가 막히면 겨드랑이 부위는 물론 팔뚝과 목 뒤쪽의 지방이 쉽게 쌓인다. 수시로 팔을 스트레칭하고 겨드랑이를 주먹으로 가볍게 톡톡 쳐주는 게 좋다. 메조테라피 등 림프순환에 도움이 되는 치료를 더하는 것도 좋다.
림프 순환이 원활해 팔뚝살이 빠지면 다행이지만, 그럼에도 '일자 팔뚝'과는 거리가 멀다면 팔뚝지방만을 타깃으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럴 때 고려할 수 있는 게 지방흡입 수술이다. 팔뚝 등 특정 부위만 비만한 '부분비만'을 해소하는 가장 적극적인 조치이다. 지방흡입은 팔뚝, 복부, 허벅지 등 국소 부위에 쌓인 지방세포를 직접 추출하는 비만치료법이다. 피부를 최소절개한 뒤 피부층과 근육층 사이에 쌓인 지방층만 빼내는 게 골자다. 아무리 다이어트를 해도 사이즈 감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부위 어디에나 적용할 수 있다. 시술 직후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무엇보다 팔뚝은 허벅지·복부에 비해 흡입량은 적지만 효과가 크고 만족도가 높은 부위다.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부기나 뭉침 현상도 덜한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욕심은 금물이다. 팔뚝 지방흡입을 결심한 사람 대다수는 무조건 팔뚝의 지방을 최대한 많이 뽑길 원한다. 지방을 많이 제거할수록 팔뚝이 가늘어진다는 생각에서다.
지방을 무작정 많이 흡입해 팔을 가늘게 만들어도 라인이 예쁘지 않으면 만족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지방을 과도하게 뺄 경우 팔뚝 라인이 울퉁불퉁해지기 쉽고, 피부가 착색되거나 유착이 생겨 사이즈는 줄어도 원하던 민소매를 입기 부담스러워질 수도 있다.
이뿐 아니다. 아름다운 팔 라인을 만들려면 팔뚝뿐만 아니라 겨드랑이살, 등 쪽 브래지어라인도 정돈해 어깨선부터 자연스럽게 일자로 떨어지는 라인을 구축해야 한다. 이처럼 세밀히 수술해야 양팔을 벌렸을 때도 살이 처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팔뚝은 다른 부위에 비해 피부가 얇고 신경과 혈관이 피부 가까이 있어 해부학적 지식이 풍부한 의사로부터 시술받는 게 유리하다. 지방흡입 부위는 적지만, 오히려 의사의 심미안과 섬세한 술기가 요구되는 부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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