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의사회,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좌시 안해”

긴급회의 대응 모색·궐기대회 열고 강력 투쟁 다짐

대구·경북의사회는 지난 22일 오후 7시 30분 대구시의사회관 3층 강당에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허용 저지를 위한 대표자 궐기대회’를 열고 정부의 무책임한 관치의료와 탁상공론에 대해 소리높여 규탄했다.

의사회원 150여 명이 참석한가운데 민복기 총무이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궐기대회에서 박성민 대구시의사회장은 “정부가 여러 차례의 대법원 판례에서 불법행위임을 명시한데도 불구하고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초법적인 행정권 남용으로 용인하려 하는 것은 의료분야 최고 전문가 집단인 10만 의사회원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상실한 것으로 개탄스럽다”고 밝히고 “우리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이 허용되었을 때 그 위해가 얼마나 큰 것인지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야 한다며, 의료인으로서 또 국민의 일원으로서 막아내야 할 의무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 경북의사회는 이날 궐기대회에서,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려는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반대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명확한 기준이 없어 과학적 검증이 불가능함에도 한의학을 세계적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것은 탁상공론일 뿐 아니라 정부의 대표적 실정 중 하나”라고 질타 했다.

"메르스라는 국가적인 의료 비상사태 시에 죽음과 사투를 벌였던 시기가 바로 엊그제이고, 정부의 정책부재를 우리의사들의 희생으로 메꾸었는데, 칼은 왜 우리에게 돌려 세우는지 묻고 싶다"고 되물었다.

또 "국민건강권을 희생해 내수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어설픈 경제정책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할지 걱정스럽고, 의약분업처럼 실패한 의료정책에도 모르쇠로 일관하는 정책당국의 무책임함에 다시 한번 좌절감과 분노가 차오른다"고 규탄했다.

두 의사회는 "경제논리에만 급급한 정부의 독선속에 우리의 의료와 국민의 건강권은 묵살되고,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구렁텅이로 빠져 들어가고 있음을 국민들은 알아야 한다"며 "현 상황을 바로잡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재를 살아가는 의사들의 소명의식이라 굳게 믿으며, 우리 의사회원들 모두는 하나로 떨쳐 일어나 정부의 잘못된 의료정책에 분연히 맞서, 국민건강 수호를 위해 끝까지 뭉쳐 싸울 것"이라고 천명했다.

궐기대회는 특히 ▲정부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허가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 ▲정부는 불합리한 한의협 지원을 즉각 중단하라 ▲정부는 무책임한 관치의료를 즉각 철회하라 ▲한의협은 현대의료기기 사용 주장을 즉각 철회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한편, 이날 성명서 채택 이후 이어진 현안 문제에 대한 질의 응답 시간에서는 의협 집행부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이라는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회원들에게 정확한 사실을 알리지 않은 점과 의료일원화를 왜 이 시기에 추진할 수밖에 없었는지? 또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막지 못하면 집행부가 물러나야 하지 않느냐? 등 회원들의 답답한 심정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추무진 의협회장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막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참석했으며,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말했다. 또 "보건복지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리스트를 작성했다고 들었는데, 공식적으로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추 회장은 "의료일원화 문제는 대의원회의 수임사항이기 때문에 진행하고 있는 것이고, 지금까지 의견을 수렴했고, 앞으로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협의 의료일원화에 대한 원칙은 의학교육 통합을 통해 한의학을 없애는 쪽으로 가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궐기대회 공식적인 행사가 끝난 이후 100여명의 회원들은 의사회관에 모여 의협이 보다 분명한 입장을 갖고 의료일원화,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반대를 위한 투쟁을 전개해나갈 것을 주제로 1시간여 동안 박종률 의협 의무이사와 질의 및 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날 궐기대회에는 추무진 의협 회장과 정능수 감사, 안양수 총무이사, 박동률 의무이사겸 비대위 간사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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