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의 시간 속에서 돌아보는 척추 건강: 허리 수술의 기준과 올바른 접근법

[의학칼럼] 이인화 서울인화스포츠마취통증의학과 원장

홍유식 기자 2026.11.03 16:23:26

오랜 세월 대중의 곁에서 따스한 울림을 주었던 원로배우 최불암 선생의 부고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슬픔을 안겼습니다. 동시에 고인이 생전 척추 질환으로 치료를 이어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척추 수술의 안전성과 위험성에 대한 대중적 관심과 불안 섞인 담론도 함께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진료 현장에서도 허리 통증으로 내원하는 환자분들로부터 "허리는 한 번 건드리면 큰일 난다던데 정말인가요?", "아무리 아파도 수술은 참는 게 맞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척추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오해는 오랜 기간 치료의 적기를 놓치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의학적 관점에서 볼 때, 요추 추간판탈출증(디스크)이나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대다수는 수술 없이

이인화 서울인화스포츠마취통증의학과 원장

호전됩니다. 임상 연구와 진료 지침에 따르면 환자의 80~90%는 적절한 약물요법, 물리치료, 신경차단술과 같은 주사 치료, 그리고 올바른 재활 운동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신경 주변의 염증과 부종이 가라앉으며 일상생활로 복귀합니다. 영상 의학 검사상 병변이 관찰된다 하더라도, 통증의 양상과 신경 증상이 완만하다면 비수술적 요법을 우선적으로 충분히 시도하는 것이 척추 치료의 확립된 원칙입니다.

그러나 '수술은 절대 피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생각 역시 경계해야 합니다. 척추 신경이 구조적으로 심하게 압박받아 회복 한계를 넘어서는 상황에서는 적절한 시점의 감압 수술이 신경 손상을 예방하는 유일한 해법이기 때문입니다.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수술적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대표적인 적응증은 다음과 같습니다.

진행성 신경 마비 및 근력 약화: 발목이나 발가락을 들어 올리는 힘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보행 시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지는 등 운동신경 저하가 관찰될 때

대소변 조절 기능 저하 및 회음부 감각 둔화: 척추관 하부의 신경 다발이 압박되어 발생하는 '마미총 증후군'이 의심되는 경우 (신경의 영구적 손상을 막기 위해 24~48시간 이내 응급 감압술 필요)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중증 방사통: 체계적인 비수술 치료를 수주에서 수개월간 충분히 지속했음에도 신경성 통증이 호전되지 않아 수면과 보행 등 기본적인 일상 영위가 불가능할 때 특히 고령 환자의 척추 치료는 더욱 세심한 접근을 요합니다.

수술 자체의 침습도뿐만 아니라 고혈압, 당뇨, 심폐 질환 등 전신 건강 상태와 평소의 보행 기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통증으로 인해 장기간 움직이지 못하고 누워 지내는 상태가 지속되면 근력 감소와 전신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 중 어느 쪽이 환자의 조기 보행과 삶의 질 회복에 더 유리한지 면밀히 저울질해야 합니다.

허리 질환의 치료는 '수술이냐, 비수술이냐'의 이분법적 선택이 아닙니다. 비수술적 치료를 기본 축으로 삼되, 신경학적 이상 신호가 나타나는 결정적 순간에는 의학적 원칙에 따라 적절한 결정을 내리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두려움에 치료를 미루거나 섣부른 조급함에 의존하기보다,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내 몸의 상태에 맞는 균형 잡힌 치료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 척추 건강을 지키는 가장 안전한 길입니다.

홍유식 기자
- 3분기 제약업계, 신약 성과에 실적 온도차… 체질 개선 속도
- 한미약품, 국내 AI 기업 3사와 MOU… '에피데이' 챗봇 국산 인프라 구축
- GC녹십자, 3분기 영업이익 492억 원… 전년比 68.5% '어닝 서프라이즈'
- 100만 노인시대 진입… '의료비 137조' 지역간 격차 더 벌어졌다
- GC녹십자·한미약품, 바이오마린과 차세대 파브리병 치료제 기술수출 계약 체결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