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약사회 "의료취약지 상비약 판매처 확대 재검토해야"

의료취약지 주민 93.7% 상비약 보유… "단순 유통 확충 아닌 약사 상담·이동 지원 시급"

홍유식 기자 2026.10.28 15:16:26

정부가 의료취약지역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업소의 24시간 운영기준 완화를 추진하자 대한약사회가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단순히 약을 파는 장소를 늘리는 정책에서 벗어나 약사의 전문적인 상담과 방문 지원 등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한약사회(회장 권영희)는 28일 성명을 내고 "취약지역 주민에게 필요한 것은 의약품 판매처의 무분별한 확장이 아니라, 전문적인 복약 지도와 약국·의료기관 방문을 돕는 이동 지원 체계 구축"이라고 밝혔다.

대한약사회가 2026년 의료취약지역 주민 4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3.7%가 이미 가정 내 상비약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보유자의 43.7%는 부작용 및 주의사항을 알지 못했고, 80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이 비율이 62.0%까지 치솟았다. 타인의 약을 복용한 경험도 43.0%에 달해, 의약품의 '구입'보다 올바른 '사용 및 관리'가 더 시급한 과제임이 드러났다.

실제로 경기지역 주민 대상 별도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5.4%가 심야·휴일 등 응급 상황 발생 시 가장 적절한 대안으로 '교통 지원을 통한 약국·병원 방문'을 꼽았다. 반면 편의점 등 일반 판매업소 이용을 1순위로 선택한 비율은 1.4%에 불과했다. 아울러 약사 상담 서비스 이용 의향은 82.4%로 높게 나타나, 약사 복약 지도에 대한 높은 현장 수요를 입증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24시간 운영 기준 완화에 대한 실효성 의문도 제기됐다. 약사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약준모) 조사에 따르면 전국 82개 군 지역 중 91.5%에 달하는 75개 군에 일요일 영업 약국의 존재가 확인됐다. 판매처 수를 단순 확대하더라도 해당 업소가 심야·휴일에 영업하지 않는다면 접근성 개선 효과는 미비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대한약사회는 공공보건의료기관의 운영 공백을 민간 유통망 확대로 대체하려는 시도를 철회하고, 공공심야약국 지원 확대, 거동 불편 고령층을 위한 방문형 복약 상담 및 약국 이용 교통 지원 등 실질적인 보건의료 대책을 수립할 것을 당정 및 보건당국에 촉구했다.


 

 



 

홍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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