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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교류 강화와 통일 대비해 토대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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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최치선 기자
  • 작성일 : 2007-02-11 09:03:15

질병잡는 히포크라테스
대한간학회 서동진 회장


‘인체의 화학공장’ 간의 날 지정...간질환 타도 선봉장 역할 할 것 


하루의 대부분을 ‘침묵의 장기’ 간에 대한 연구와 간 질환 치료를 위해 매달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대한간학회 회원들이다. 간학회는 우리나라 암 사망률 중 1위를 차지한다는 간암을 비롯해 간 경변 등 모든 간, 담도질환을 진료하고, 연구하는 내과, 외과, 방사선과, 병리학 의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대한간학회의 중심에 서서 학회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서동진 대한간학회 회장(서울아산병원 소화기 내과)을 만나서 학회의 역할과 중요성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 보았다.


서 회장은 “ ‘인체의 화학공장’으로 불리는 간에서는 담즙(소화액)을 비롯 우리 몸에서 필요한 수천가지의 물질과 효소를 생산한다”며  “간은 또 체내 외에서 발생하는 각종 유독물질의 제독(除毒) 작용을 한다”고 설명했다. 즉,  장내에서 단백질이 소화되는 과정에서 다량의 암모니아 가스가 발생하는데, 그대로 두면 뇌 등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히게 된다. 이를 인체에 무해한 물질로 바꿔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하는 게 바로 간이다. 또 알콜이나 약물 등의 독성도 간에서 제거돼 인체를 순환하게 된다. 간 세포 사이에 존재하는 ‘쿠퍼세포’는 우리 몸속에 침입한 바이러스나 각종 병균, 이물질 등을 끌어들여 잡아먹는 역할을 한다. 그 밖에 제 역할을 다한 호르몬이나 영양소, 혈액 찌꺼기 등 인체에 불필요한 물질을 몸 밖으로 배출시키는 역할도 간이 담당한다.


이처럼 간은 인체의 거대한 ‘쓰레기 처리장’ 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간은 엄살을 부리거나 불평하지 않는다. 우직스레 일만 한다. 간은 70%이상 문제가 생겨야 구해달라는 신호를 보낸다. 그만큼 미련하다.  간의 질환 대부분은 간경화나 간암인데 원인은 90% 이상 간염 때문이다. 따라서 간경화나 간암은 간염을 어떻게 예방하고 대처하는가에 달려있다고 서 회장은 지적했다. 


간학회의 역할과 성과
간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서 회장의 답변을 들은 후 학회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서동진 회장은 “대한 간학회는 1981년 5월 29일 창립된 “한국간연구회”의 취지를 승계해 1995년 6월 23일 대한간학회(The Korean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The Liver)로 발족됐으며 간.담도질환에 대한 기초연구와 임상연구 결과를 학술대회와 심포지엄을 통해 정보교환하고, 체계적인 학문적 연구발전과  국내외학술단체와의 교류증진, 회원간의 친목향상을 목적으로 설립되었다”고 말했다.  


대한간학회는 창립 후 최근 5년간 양적으로 질적으로 큰 발전이 있었다. 특히 간 학회 회원수가 정회원 207에서 305명으로 일반회원이 63명에서 327명으로 증가했으며, 젊은 회원의 학회활동 증가가 두드러졌다. 서 회장은 계속해서 학회의 역할에 대해 회원의 학술활동 지원 강화와 우수논문 시상, 후진양성 등을 꼽았다.  현재 글락소 스미스클라인의 지원으로 매년 3명의 젊은 간연구자들에게 해외 연수와 장려상을 지원하고 있으며,  SCI에 등재된 우수 논문 2편에 대해 간염학술상을 시상해왔다.


그리고  학회에서는 회원들의 논문을 선별해 최우수, 우수논문상, 간산학술상, 우수 초록 발표상 등으로 우수 연구 논문 발표를 격려하는 일도 하고 있다.  회원들 외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대한 간학회는 2000년부터 매년 10월 20일을 ‘간의 날’로 지정해 전국의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에서 간 질환 공개강좌를 열고, 간질환 퇴치 음악회, 걷기대회 등을 통해 간 질환의 대국민 홍보와 교육 활동을 했다.


그 밖의 성과에 대해서 서동진 회장은 “간에 대한 희귀질환(자가 면역성 간염, 원발성 담도성 간경변증, 윌슨씨 병)연구 및 역학조사를 위한 소위원회를 만들고 활동도 지원하며, 매년 4회 발간하는 간학회지는 2002년 Index medicus에 등재되었고 2004년에는 Pub Med 에 “Korean J Hepatol" 로 발표돼 국제적으로 인용이 가능케 됐다”고 덧붙였다.


그동안 간학회가 주최한 국내외 행사로는 제1회 국제 간 심포지엄을 간염의 항바이러스 치료라는 제목으로 지난해 2월 개최했고 2회는 간암을 주제로 올해 9월 26일에 아시아-태평양 소화기병 학회 기간동안 개최할 예정이다. 또 간 경변과 간암의 원인 중 90%이상을 차지하는 B형 및 C형 간염 치료의 guideline을 제정해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치료지침을 제공했으며 현재 간경변증 치료 guideline 제정 중에 있다. 서 회장은 2008년에 아시아-태평양 간학회를 국내로 유치하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   


간학회의 중요성에 대해 서동진 회장은 “간 질환을 취급하는 간전문의들의 유일한 학회”라며 “현재 우리나라는 전 인구의 5%가 B형 간염 보유자, 1%가 C형 간염 보유자로 간 질환 환자가 많은 이유 중 문제 음주를 꼽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 회장은 또 “간경변, 간암이 우리나라 40대 남자 성인의 가장 중요한 사인으로 국민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국가적인 계몽, 예방과 치료가 시급한 사항이기때문에 학회는 이러한 간질환을 타도하는 선봉장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학회의 활동범주
간학회가 하는 일들은 무엇일까? 서 회장은 “학술대회, Symposium등의 학술활동, 학회지 발간, 국제학술 Symposium 개최(격년), 국내외 학술단체와 연락, 제휴 그리고 Homepage 활성화와 보험 등에 대한 각종 정보 전달로 회원간 정보교환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협력연구 주관이 되어 소위원회 활동을 독려하고 회원간의 친목향상 그리고 일반인, 환자를 대상으로 ‘간의 날’을 중심으로 다양한 행사를 통해 간 질환에 대한 교육 및 홍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간질환 치료제와 치료방법에 대해서는 “‘새로운 간염 치료제의 등장’으로 치료방법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새로운 data의 보급, 적절한 guideline의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학회의 발전과 활성화 조건
서 회장은 최근 양과 질 모든 면에서 성장하고 있는 간학회가 앞으로 더욱 내실 있는 발전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일들이 필요하다며 학회 활성화 조건을 제시했다.
첫째, 학회 조직이 더 커질 필요가 있다. 특히 간에 관심 있는 유능한 젊은 인재들이 간학회에 들어와 연구와 학회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장이 되어야 한다.
둘째, 학회가 중심이 되어 간 질환 연구의 활성화를 추진해야 한다. 희귀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간질환군의 역학, 치료성적 등에 관한 한국 고유의 데이터 창출이 요구된다. 또한 학회 산하에 소규모 연구 그룹을 만들고 필요하면 학회 주도로 다기관 공동 연구도 시행할 필요가 있다.
셋째, 학회가 보다 많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심포지엄, 학회지, 홈페이지 등을 통한 교육 외에도, 각종 간 질환에 대한 치료 Guideline을 제정해 일반 개원의에게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배려해야 한다.
넷째, 간학회의 국제화가 시급하다. 국내에 국제학회를 유치하며, 해외학회 발표를 장려하는 등 학회 차원의 지원이 계속 필요하다. 간학회지의 영문화도 실현돼야 하며, SCI에 등재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섯째, 보다 많은 대국민 사업을 해야 한다. 간의 날을 내실 있는 연중 계속되는 대국민 계몽사업으로 발전시켜야 하며 일반인과 환자를 위한 교육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언론매체를 통한 간 관련 대국민 교육의 싱크탱크(Think tank) 역할을 학회가 할 수 있어야 한다.


간학회의 국제교류강화와 통일 대비한 교류확대 준비
대한간학회는 앞서 언급했듯이 대외적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간염계몽사업과 간염치료가이드라인을 제정 및 배포 했는데 이는 국내외 임상 및 연구자료를 토대로 완성돼 의료보험 기준 외에는 참고할 만한 특별한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환자들이 올바른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표준 치료 지침을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크다. 특히, 만성 B형 간염 치료 가이드라인은 한국인 간염 환자의 상황을 가장 잘 반영한 치료법을 총망라했으며 만성 C형 간염 가이드라인의 경우도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질병의 진단과 치료법을 처음으로 정리해 관련 의료계에 큰 도움이 됐다. 현재 간경변증 치료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해 진행 중이며 이번 추계 심포지엄 시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서동진 회장은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지원은 사실상 별로 없다”며 “간 학회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 연합회, 한국학술진흥재단에 가입돼 최소한의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는데 질환의 중요성에 비해 정부지원이 부족하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서 회장은 전국규모 연구사업을 충분히 활용치 못한 점을 들며 “연구비 조성이 된다면 앞으로 체계 있는 연구로 우리나라 간 질환 역학의 틀을 마련하고 싶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끝으로 간학회의 중장기 계획에 대해서 “간 질환의 연구와 교육에 계속적으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고 간학회지가 SCI에 등재돼 국제화가 되도록 노력하며 좀더 많은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해 공동연구에 참여하는 등 국제교류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또 “대한간학회가 간염퇴치 사업에 앞장서 ‘간염 없는 세상’에 일조해야 하며 evidence-based 치료 guideline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사이비 의료 행위’가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간학회는 앞으로 북한의 ‘상황’을 주시하며 통일에 대비한 교류 확대의 토대를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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