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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쭉빵빵 왜 이리 많아

  • 고유번호 : 1207
  • 작성자 : 손상대 기자
  • 작성일 : 2007-02-27 21:21:26

<148>  텐트바 풍경


‘칸쵸네’ ‘새벽손님’ ‘하자’ ‘노는 아이’ ‘모야’ ‘주주’ ‘패밀리’ ‘카리스’ ‘우야꼬’ ‘해넹커.’어찌보면 커피숍 이름같기도 하겠지만 이런 이름은 요즘 강남등지에서 잘나간다는 구  포장마차 형님격인 이른바 신종 텐트바 상호들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강남의 밤은 몇일만 비워두어도 주맹(변화하는 술문화에 대한 무지)이 된다. 오늘 괴상망측한 것이 나타났다 내일이면 없어지기도 하고, 사회적으로 관심을 끄는 일들이 생기면 영락없이 강남땅을 휩쓸고 지나간다.


다른 도시처럼 고착화된 문화가 아니라 그때 그때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자 그럼 오늘은 텐트바로 한번 떠나보기로 하자. 강남에서 새벽녘에 포장마차를 찾아 헤매본 경험이 있다면 탠트바가 생소한 것은 아닌데 처음 듣는 사람들은 그래도 뭔가 궁금할 것이다. 좀 쉽게 말하면 기존의 포장마차를 한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것으로 한때 석촌호수 주변에 즐비했던 그런류의 포장마차형을 신세대 취향으로 대폭 개선했고, 안주 또한 퓨전음식들이 많다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 주차장이나 카센타등을 이용 이동식이 아닌 고정화된 자리서 대형간판까지 내걸고 기업처럼 운영하는 곳들이 많다(이마에 주름살 끼신 선생님들께서는 옛날 포장마차 생각하고 퍼마시다가는 집에 돌아갈 차비가 모자라는 경우가 있으니 객기는 금물임).


보통의 포장마차가 쉰세대 셀러리맨들이 얄팍한 지갑속의 세종대왕 한두장으로 그날의 스트레스를 술로 달래던 아지트라면, 텐트바는 신세대 젊은층의 해방구라고 하면 맞을 것 같다.
가장 절정기라고 할 수 있는 시간대는 자정부터 새벽 2시사이다. 이 시간대에는  쭉쭉빵빵, 호리낭창, 야시꾸리한 젊은이들의 발길이 북적거리기 시작하고 TV에서 가끔 보던 연예인들도 쉽게 볼 수 있다. 한마디로 물이 좋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어디선가 1, 2차를 끝내고 부나비처럼 날아드는 이들의 만남은 이런 곳에서도 자연스럽게 이뤄진다는 것이 주인장의 사탕발린 귀뜸이고 보면 침이 ‘꼴까닥’ 넘어가는 주당선생들도 있을 것이다.


하기사 1,2차서 몇순배 걸치고  나왔으니 쌍방간의 취기를 잘만 이용하면 합헌주 마시기는 누워서 떡먹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지저분한 포장마차가 아니라 깨끗한 분위기와 위생적인 시설은 고급 술집에 온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니 점찮게 주파수를 던지면 은근슬쩍 끌려 온다는 것이 경험자의 조언 아닌가. 이런 분위기니까 걸죽하게 나이드신 선생님과는 안맞겠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아가씨 같은 아줌마들로 많이  있다는 걸 아셔야 한다.


눈맞으면 술값내고, 술값내면 사고치고, 사고치면 몸상하고, 그래도 남자라는 짐승은 어쩔 수 없는지 젊으나 늙으나 껄떡거리는 것은 매 마찬가지다. 솔직히 말해 텐트바는 물좋은 시간대에만 찾아가면 소득은 있다고 한다(본인은 처음이라 얼떨떨 했음).
아마도 이래서 강남의 밤은 아름답다고 했던가. 오늘 저녁에도 이 곳에서 군침흘리는 주당과 주포스맨들이 많을텐데 하고 생각하니  나는 이렇게 외치고 쉽다.  “젯밥에 더 신경쓰는 당신을 ‘껄떡쇠’로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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