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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기에 덮인 파세리를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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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손상대 기자
  • 작성일 : 2007-02-27 21:16:21

<141>  인어아가씨 안주 (中)


‘세상에 이럴 수가?’를 속으로 외치면서도 겉으로 보아서는 모두 태연한 척 하고 있었다. 이런 일을 처음 당해 놀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너무 신기한 나머지 감동을 받아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술 넘어가는 소리가 예삿일이 아니었다. 역시 술집에서는 너무 알아도 문제지만 너무 모른척 해도 제대로 손님취급 못 받는다.


평소 객기 많기로 소문난 후배녀석이 손이 근질근질 했는지 거시기에 덮힌 파세리를 살짝 집어들고는 “오메 이것이 산삼이 아닌가”하면서 아작아작 씹어 먹었다. 계속해서 몇개만 더 집어먹으면 바로 경주 남산에서나 볼 수 있는 옥문이 “나 여기 있네” 하면서 튀어나올 것 같았다(여러분은 이럴 때 어디에 있는 안주부터 집어먹겠습니까).


흔히 남자들 끼리는 여자는 모두 벗겨져 있는 것 보다 살짝 살짝 가려져 있을 때가 더 아름답다고 말한다. 동병상련인지 염색체가 같아서 인지 아니면 텔레파시가 통해서인지 거시기에 더이상 손이 가지 않았다. 양주 한잔에 이곳 저곳 안주를 집어 먹는 모습이 가관이 아니었다. 어찌보면 인어아가씨 다리에 붙어 있는 비늘을 뜯어 먹는 갈매기 같기도 하고, 또 어찌보면 눈알이 뒤집혀 하이에나 탈을 쓰고 음흉한 발톱을 세우고 있는 듯 했다.


양주 두병쯤 비웠을까. 나체 위에 가려졌던 이브의 옷이 군데 군데 파여 있었다. 술기운도 오르겠다. 분위기도 무르익었겠다. Y담에 지저분한 이야기가 오고가는데  갑자기 탁자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바로 누워 있던 접시아가씨가 나즈막하게 “오빠야 나도 한잔주라”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냈다. 이때를 기다렸다는 듯 선배는 재빠르게  자신의 잔을 비우고 한잔을 따라 잔을 접시아가씨에게 갖다댔다.


그 순간 파트너가 “어머 오빠는 누워 있는 이브에게 누가 술을 그렇게 먹인데요”하면서 귓속말로 뭔가를 일러줬다. 선배는 대단한 것을 배웠다는 듯이 흐뭇해 하면서 이내 실행에 들어갔다. 일단 한잔을 그대로 자신의 입에 붓더니 가만히 입술을 들이댔다. 그리고는  몇초가 흘렀다. 입술을 떼자 접시아가씨는 뒤이어 “오빠 안주”라며 입술을 낼름 거렸다.


머리 좋은 사람 한가지 알려주면 두가지를 행한다고 선배는 얼른 배꼽위에 뒤집혀 있던 복숭아를 입에 물고는 또다시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 첫번째는 살짝, 두번째는 쭉쭉 그냥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황홀한데 그런 모습까지 덤으로 보게됐으니 침 질질 흘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분위기는 더 침침한 상태로 흘렀고 양주 세병이 비워지고 안주도 적당히 사라질 때쯤이었다. 누워 있던 아가씨가 테이블 위에서 요상한 포즈 몇개를 선보이더니 서로간 연락이 됐는지 웨이터가 들어 와서는 테이블을  끌고 나갔다.


그리고는 바닥에 포송포송하게 보이는 매트같은 것을 깔았다. 뒤이어 자리에 앉아 있던 아가씨들이 돌아가면서 북창동 쇼를 보여주기 시작했는데 이걸 못참고 선배 또다시 똥폼 잡는다고 십만원권 수표 몇장을 뿌렸다. 마치 영화에서 나오는 주인공 마냥. 팁의 효력이 순식간에 업그레이드 됐다. 사실 어떤 선비도 바람에 날려오는 지폐 앞에서 머리 안 숙일 사람 없다고 했는데 이들 역시 조금도 다를바 없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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