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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살롱 정치가 웬말?

  • 고유번호 : 1185
  • 작성자 : 손상대 기자
  • 작성일 : 2007-02-27 21:12:50

<137>  요정정치 부럽네


“참! 요즘 정치를 보고 있노라면 한심하기 그지없다”라는 말을 국민들은 많이 한다. 붙으면 싸움이요, 헐뜯기요, 상대방 깎아내리기니 말이다.
김대중 정권 내내 이런 모습만 보여왔던 정치권을 보고 있노라면 폭탄주라도 한잔씩 돌리고 싶은 심정이다.


술잔이 돌지 않는 정치는 싸움뿐이다. 너그러운 마음과 이해하려는 그런 모습이 자연스럽게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쌍방간에 마주앉아 술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협상을 하다보면 어디 안풀릴 일이 있겠는가. 그래서 군사독재 정권때는 정치인들이 잘가는 술집들이 소문나 있었고 여지 없이 이런 곳에서 대사가 모의되기도 했다.


이제는 전통문화공연장으로 탈바꿈한 한국 요정정치의 산실이었던 서울 성북구 성북동 소재 ‘삼청각’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70년대 대원각, 청운각,  선운각과 더불어 서울의 4대요정으로 이름 날렸던 삼청각은 90년대까지 주요 국빈의 접대와 정치적 회담을 위한 고급요정으로 운영돼 왔었다.


그러나 80년대 후반부터 불어닥친 요정문화의 쇠퇴는 결국 요정정치의 맥을 끊고  룸살롱정치와 단란주점정치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어찌보면 그게 그거 아니겠냐고 하겠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질적으로 다르다.
요정은 70년대  선운각 얼굴마담이었던 정인숙씨가 한강변에서 총상을 입고 변사체로 발견돼 세상을 놀라게 했을 정도로 나라 돌아가는 이야기를 낱낱이 꿰는 대궐밖 정치마담들로 자리메김 했다.


그러나 룸살롱이나 단란주점은 판이하게 다르다. 철저하게 숨겨져 있고, 자주 출입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조차도 모를 정도다. 정치적 정보들도 마담들에게서 들을 수 없을 뿐더러 유명세를 타고 있는 마담들도 잘 눈에 띄지 않는다. 기껏해야 전직 가수출신 00마담, 90년대 인기탤런트  00마담, 모델출신 00마담 등 그나물에 그밥이다.


그런데 얼마전 철창신세가 된 김대중대통령의 둘째아들 홍업씨가 강남의 유명  룸살롱에서 술을 자주 마셨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그나마 몇군데 정도는 수면위로 부상했다.
룸살롱 마담들이 대검 중수부에 줄줄이 소환되 조사를 받은 일이 생기면서 1급마담들 리스트도 흘러나왔다. 음지에 있어야할 마담들이 검찰에  참고인 자격으로 불려갔으니 혹시 쫄아서 누가 거시기 했다 소리는 않했는지 모르겠다.


요정정치가 주고 받았던 술잔과 룸살롱정치가 기울였던 술잔을 비교해봐도 색깔은 물론 주고받는 대화도 달랐을 것으로 생각된다. 요정정치가 대사를 논했다면, 룸살롱 정치는 검은거래 일색이 아니였겠나 싶다. 나 역시 한때 정치부 기자시절 당시 유명세를 떨었던 정치인들과 심심찮게 술잔을 기울여도 봤다. 여·야를 막론하고 그래도 폭탄주 댓잔씩 마실줄 아는 정치인들이 통도 컸다.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나 정치를 걱정하는 생각 또한 남달랐다.


지금처럼 만난면 으르렁 대는 것을 볼 때 다시 요정정치문화가 되살아 나야 될까나 보다. 정치인 여러분 자 오늘 저녁에 대포한잔 하면서 무엇이 국가와 민족을 위하는 길인지 한번 속시원하게 말해 봅시다.
좋은 결과만 도출될 수 있다면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마신다고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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