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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비디오 말에 침이 꿀꺽 넘어가

  • 고유번호 : 1181
  • 작성자 : 손상대 기자
  • 작성일 : 2007-02-27 21:11:27

<135> ‘이태원 Five dollar girl'(上)


이태원 속내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관광특구라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이방인들이 많이 들끓어서 그런지 하여간 이태원은 서울속 요지경 아방궁이다. 들리기엔 게이바도 있고 섹스클럽도 있다고 한다. 외색물결이 넘실대는 이태원의 뒤틀린 밤풍경은 술, 마약, 매춘을 토해내고 있다. 그 분위기에 빠져든 주당들은 수입산이건 국산이건 푹젖은 알코올에 몸을 가누지 못한채 화려한 네온사인에 오장육부를 내맡기고 있다.


월드컵 분위기가 상승무드를 타고 있던 얼마전 일이다. 한때 이태원에서 가죽제품 장사를 했던 선배와 이태원 소재 모 술집에서 마주앉았다. 나야 이태원을 자주 찾을 일이 없다지만 그 선배는 이곳에서 장사를 한 경험이 있어서인지 분위기에 아주 자연스럽게 안착했다. 하얗고 시커먼 수입산 주당들 사이로 가끔씩 누리끼리(황색)한 국산품도 보이는 그런 술집이었다. 쉽게 말하면 바고 솔직히 말하면 코길고 눈큰 외제걸들과 어울려 춤도 출수 있는 뭐 그런 집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이태원 특유의 분위기가 연출되기 시작했다. 알코올 도수 만큼 간 큰 놈들인지 아니면 그런 문화에 익숙해서인지 걸을 끼고 앉은 선생들의 오지는 연신 산과 계곡을 헤메고 있었다. 마치 어슬픈 자세잡고 앉아 있는 내가 이상할 정도로 까지 보였다. 돈을 주고 부른 인터걸인지 제발로 찾아온 걸인지는 몰라도 만질 것 다만지고 그것도 모자라 주댕이 빨아먹기는 왜그리 자주하는지 하여간 제대로된 영화 한편을 보는 듯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한참후 시커먼 수입산 주당이 선배를 보더니 아는척을 하면서 우리자리로 와서 합석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이친구 한국말을 제법 잘했다. 위트도 있고 시커먼 흑인 선생치고는 제대로 생긴 얼굴이었다. 서로 인사를 나누고 술잔을 건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자기자리로 돌아갈 생각은 하지않고 오히려 자기 파트너를 우리 테이블로 데려왔다.


자기는 여자친구라고 하는데 생긴 모습이 동남아 스타일이었다. 술자리 분위기상 꼬치꼬치 물어 볼 수 없어 그러려니 하고 술을 마시는데 얼마후 정체를 알게됐다. 여자 파트너가 화장실 가려고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선배가 “당신 파트너 언제 바꼈어”라고 묻자 시커먼 선생왈 “심심해서 오늘하루 ‘Five dollar girl’을 빌렸지”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처음들어보는 말인데다 궁금한 나머지 의심병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가야지 그대로 자리를 파했다가는 잠을 못 이룰것 같았다. 이후부터 기회만 있으면 슬쩍슬쩍 물어보곤했다.


몇번의 시도끝에 진실을 알아냈다. 그 정답은 바로  ‘5달러만 주면 ♡♡도 가능한 여자’라는 것이었다. 자꾸만 궁금해 하는 나에게 시커먼 선생은 자리를 파하면 Five  dollar girl 이 어떤 짓을 하는지 현장을 보여주겠다는 것이었다. 눈만 크게 뜨면 이태원 골목 어디에서도 목격할 수 있다며 별로 신기한  것이 아니라는 제스처까지 곁들였다. 술을 마시다 말고 침이 꼴까닥 넘어갔다. 왜? 그 장면을 생비디오로 볼 수 있다는 말에...


그 말에 양주 한병이 또 날라져 오고 맥주 몇병이  덤으로 따라왔다. 술값이 만만찮게 나왔을텐데라는 생각을 하려는 순간 시커먼 선생 자기가 언제 한국의 음주문화를 알았다고 씩씩하게 “폭탄주로 하시지”라며 조제에 들어갔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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