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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 우리 여관방에서 자고 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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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 손상대 기자
  • 작성일 : 2007-02-27 21:34:25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저 명함한장 드리겠습니다.”
“형씨도 명함 있으면 한장만 주십시요.”
“아! 예 여기 있습니다.”
후배녀석이 받아든 명함에는 모 벤처기업 기획관리실 부장이라는 글짜가 박혀 있었다. 전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오래 보면 실례가 될 것 같아 얼른 주머니에 집어 넣고는 “아주 좋은데 근무하십니다”며 점잖은 인사를 건냈다.


역시 해장국집 음식은 속도가 쾌속정 급이다. 명함 하나 건네고 말한마디 건냈는데 안주와 소주 한병이 날라져 왔다.
장00이 얼른 소주병을 잡더니 선제공격을 가해왔다.
“배형 시간도 많이 지났으니 폭탄주나 만들어 마시는 것이 어때요?”
남자체면에 남들이 다 ‘예’라고 할 때 ‘아니오’라고 못하고, 남들이 ‘아니오’라고 할 때 “예”를 했다. 그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맥주 두 병을 시켰다. 이른바 소맥탄이 제조되고 있었다.


주거니 받거니 하다보니 소주 4병 정도가 죽어 나갔다. 둘은 마치 예전에 알았던 사람처럼 자연스런 형 동생으로 버무려지고 있었다. 집안 이야기, 여자 야거, 직장 이야기, 군대 이바구 등등 흔히 남자들이 모이면 통상적으로 거쳐가는 그런 단계를 거치고 있었다. 술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앞에 앉아 있는 장00이 흔들리기도 했고 자꾸만 처지려는 눈꺼풀의 무게를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어이! 동생 이제 그만 집에 가지 그래.”
“아니 남자가 4병이 뭡니까 5병은 채워야지.”
그러고는 잽싸게 한병을 더 시켰다.
벽에 걸린 시계가 눈에 들어왔다. 정확히 2시47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자 이거 한병만 더하고 이제 그만 한다 알았나?”


“물론 입죠, 여부가 있겠습니까.”
집에 빨리 갈 생각으로 주는 잔을 숨도 안 쉬고 냅다 들이켰다.
한병을 간단하게 비우는 순간, 장00이 계산서를 들고 카운터로 가서 계산부터 하고 왔다.
둘은 술과 잠이 뒤섞인 몰골로 식당 문을 나섰다. 장00의 마각이 서서히 들어 나기 시작했다.
“형님 시간도 늦었고 술도 취했는데 우리 어디 근처 여관방에 가서 자고 갑시다.”
“오∼케이.”
북 치면 장구 친다고 일단 장단은 잘 맞아 들어가고 있었다. 새벽 3시반이 넘어설 무렵 둘은 근처 모텔로 들어갔다.


간단하게 샤워를 하고 팬티만 입고 침대에 몸을 맡겼다. 머리통이 침대에 닿은지 채 5분도 안돼 잠에 빠졌다. 한참시간이 지난 것 같았다. 비몽사몽간에 몸을 뒤척이던 순간 이상한 느낌이 감지됐다.
꿈인지 생시인지 헷깔리는 순간 눈을 떠보니 이게 왠일인가.
글쎄 장00이 후배녀석의 거시기를 거시기 하고 있는 것이 아니던가.뺨을 후려 갈기려고 생각하다가 그냥 옷을 걸쳐입고 밖으로 나와버렸다.


다음날 받았던 명함으로 전화를 해봤더니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너무도 놀랐다.
후배녁석은 그날의 일을 이렀게 말한다. “아무래도 그놈은 남의 명함으로 자신을 위장하고 동성애를 즐기는 것이 분명합니다. 내 명함으로 또 그러짓을 할 것입니다. 선배님도 조심하십시요.”
주당 30년에 별소리를 다 들어보는 계미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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