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여자가 갑자기 키스세례~

  • 고유번호 : 1227
  • 작성자 : 손상대 기자
  • 작성일 : 2007-02-27 21:30:53

<157> 횡재일까  (上)


“오빠 나 왜 이렇게 많이 마시게 했어.”
“야! 내가 먹였니 니가 머∼어∼그∼었∼찌이.”
“오빠가 으∼윽 거시기.....”
12월의 마지막 고삐를 잡은 신촌의 자정 풍경은 한마디로 맛이 가고 있었다. 도시가 술에 취하고 술취한 남자가 꼭지 돈 여자를 어깨동무 한채 갈지자로 걷고 있는 곳. 너도 나도 주당도 주포스맨도 모두가 흔들리는 듯한 그런 시간이 흐르는 신촌에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반주로 산을 몇병 죽이고 있는데 갑자기 대선배가 “야 오늘 신촌에 가서 한잔하는 것이 어떻겠니”하는게 아닌가. 의기투합, 오랫만에 연대출신 선배의 추억을 살려준다는 명목으로 후배 3명이 기쁨조가 돼 11시경 신촌에 둥지를 틀었다. 얘기인즉 어디서 주워들었는지 신촌 소재 모 카페에 가면 대학원생들과 미시들이 많이 오는데 상황에 따라서는 현장 부킹도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말을 들어보면 그럴듯 하고 날짜를 봐도 12월에는  뭔가 소원성취 할 것 같은 예감에 잔뜩 기대를 갖고 찾아 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말과는 정반대로 파리만 쫓고 있었다. 주인은 조금만 있으면 사람들이 몰려 올 것이라고 바바리 끝을 잡아당겼지만 눈물을 머금고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그러나 꿩대신 닭이라고 장소를 옮기려고 문을 나섰는데 문간 앞에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 두명이 술에 취했는지 서로 부둥켜 안고 흥얼흥얼 거리고 있었다.


하이에나가 배가 고프면 쥐새끼라도 잡아먹는다는  지론을 표방해왔던 막내 후배가 밑져야 본전이라며 슬쩍 “어이 괜찮으면 우리와 한잔하는 것이 어떨까.”라는 비수를 던졌다.
그런데 제대로 꽂았는지 첫마디에 OK사인이 떨어졌다. 그러고는 후배녀석 팔장을 끼더니 두말 않고 따라나섰다. 상태로 봐서는 잘만하면 클린턴표 부적절한 관계 등식이 성립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순간 잠시 눈동자들을 탐색해보니 모두가 입맛을 쩍쩍 다시고 있었다. 일단 후배녀석이 허름한 주점을 선택했다. 뭐 분위기가 좀 음침해야 작업하기 좋다나.


 평소 오형제 테크닉이 남보다 한수위를 자부하는 놈이었기에 분위기만 잘 잡아주면 성공할 수 있을 것도 같았다. 하여간 여자 앞에서는 똥폼을 잡아야 한다는 또다른 지존을 가진 후배가 대선배의 양해 하에 난데 없이 양주를 시켰다. 분위기상 여성은 술이 어느 정도 올랐을 때 맥주나 소주를 시키면 도망가게 돼 있다는 것이 그의 변명 아닌 변명이었다.


머리와 심장 주변에는 온통 늑대들이 들끓기 시작했다. 호시탐탐 기회만 있으면 공격을 가하는 모습도 보였다. 뭔가 작전대로 돼 가고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 북치면 장구치고 키타치면 드럼친다고 죽이 짝짝 맞아떨어지는 순간 막내 후배 옆에 앉았던 예쁘장하게 생긴 여성이 약간의 동공을 풀더니 갑자기 후배녀석을 껴안고는 키스 세례를 퍼부었다. 2보 전진 1보 후퇴라 했던가 후배녀석 좋으면서도 괜히 한발짝 빼는가 싶더니 곧바로....... 역키스를 날렸다.


좌중에 관중들은 박수를 보냈다. 작업 진행 30분만에 5부 능선을 완전장악했음이 확인됐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앞에 앉아 있던 후배도 자신들 역시 건재함을 과시하려는듯 넌즈시 공격전선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다음호에 계속>



리스트
답글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 300자 이내 / 현재: 0 자 ] ※ 사이트 관리 규정에 어긋나는 의견글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 현재 총 ( 0 ) 건의 독자의견이 있습니다.